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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송가

삶의 송가/ 월정 강대실                                                                바람한테 뺨 맞고 버얼개진 붉나무무서리 둘러쓰더니 창창해진 땅솔잎도그냥 스쳐보지 마라 우리가 생각 못할 큰 기쁨에 사나니마른 창공을 찢어대는 천둥 번개빠알간 맹감에 입맛이 당긴 산비둘기도좋아서 한가락 아니리를 하나니우리가 다 못 아는 설움 있나니보리밭을 질러 산모롱이로 줄행랑치는 고라니 주야장천 구슬프게 울어 예는 개여울도가끔은 달 보고 설움에 겨운 눈물 흘리나니 삶은 늘 기쁨이고 슬픔이라어쩌다가는 눈물이 더 아름다우나하늘에 닿도록 기껍게 뛰며 살아야 하리.   초2-851

1. 오늘의 시 2023.12.11

화분을 들이며

화분을 들이며/ 월정 강 대 실  천더기로 버려진 너 측은지심에 귀갓길 품어 왔다 초초히 진데 마른데 골라 주며 때 맞춰 정을 챙겨 부었다 천연스레 낯설음 딛고 뜨락 한가득히 미소 날리더니 스산한 바람결 속 달마중 하다 무서리 먹고 숙연해진 너 저어해하지만 안으로 맞아 삼동의 긴 강 함께 넘고자 함은 좋아한다는 것은 끝내는 목숨까지도 책임 져야 함을믿기 때문이란다.제2시집 81

1. 오늘의 시 2023.12.10

버스 관광

버스 관광/월정 강대실 손꼽은 디데이 전세버스에 실렸다 고삐 풀린 나들이 고속도로 달린다 줄달은 가로등 쏟아지는 전조등아 넘보지 말아라 차창 속의 군무를 부어라 넘치게 마셔라 취하도록 천근만근 일상은 저만치 물렀거라 음악 소리 높여라 하늘은 무너져라 비비고 흔들고 뛰어라 땅이 꺼지게 숨 막힌 응어리 녹아내린다 땀으로 희망찬 내일이 용솟는다 새힘으로 바람도 질주하는 귀가길 고속도로 시간이 짧다 길이 짧다 광란의 무도장.

1. 오늘의 시 2023.12.08

그림자를 지우며-매화나무

그림자를 지우며- 매화나무 월정 강대실 다 떠나가고 적요에 잠긴 들판 부르튼 손발 구동을 건너는 매화나무 못 잊을 우리 부모님 그림자이리 어깨 흔들어 깨워 보지만 끝내, 침묵의 빗장 열리지 않고 죄목도 정죄도 없이 기계톱 굉음에 동강나 툭! 툭! 땅 위에 떨어져 눕는 반백 년 그루터기에 남은 나이테 평생 호미등처럼 허리 한 번 못 펴신 부모님 안돌잇길 한이 담긴 타임캡슐 낙과落果 같은 순명 곁에 움츠리고 앉자 생의 내력 소스라쳐 튀어나오고 살붙이를 보내듯 목이 메이는데 빈 논배미 건너 시르죽은 해의 눈시울 떨어진 동백꽃 가슴보다 섧고 솔밭 발밤발밤 건너오는 절집 독경소리 내 화끈거리는 두 귓불.

1. 오늘의 시 2023.12.07

다시 길을 찾다

다시 길을 찾다/월정 강대실  어느덧, 지는 해 서창 너머로 설핏한데 여기저기 솔깃한 눈맛 귀맛만 찾아 기웃대다 아까운 계절도 곁도 몽땅 놓쳐 버리고선뜻, 딱지 동무 찾은 친구뒷산 솔폭 밑에 숨어 내뺀 세월 뒤쫓다 목을 꺾고 울며 돌로 발등 찧어 봤는가! 불고추 씹어 삼키는 얼얼한 고통 맛보았다면줄밤 새워서라도 무릎을 맞대자꾸나세상사 모두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맞잡은 다짐 마음의 돌판에 아로새겨네발로 기고 물소의 뿔로 산과 바다를 넘어 다시금 뿌리 깊은 사과나무 심자 안락의 허기 일면 눈과 귀 틀어막고숨이 턱에 차 쓰러지면 오뚝이 되어굽이치는 강물 제아무리 시려도끝은 노을빛보다 더 따스운 마음이자.초2-7922020. 8. 25.

1. 오늘의 시 2023.12.01

산행 일

산행 일/ 월정 강대실 숨 고르고 싶은데 날아든 안내장, 외할머니 집 가듯 친정집 가듯 방맹이질 치는 가슴 산행 날 손꼽는다 무게가 될 것은 눈곱까지 내려놓고 차에 오르면, 세월에 헐거워졌지만 태산이라도 오를 수 있다는 듯 한 차 가득한 주체 못할 욕망들 도란도란 휴식 같은 풍광 내다보며 흥타령에 궁댕이 몇 번 틀어 앉으면 산문 불끈 솟아오르는 한창때의 기운 송골송골 땀방울이 밟아 오른 산정 멀리 바라보이는 아름다움에 취해 꿀맛 같은 도시락 잔치 벌이고 나면 불꽃 진 생의 아쉬움 눈 녹듯 사라지고 어느새, 서산을 물들이는 금빛 낙조 바람의 나래 잡고 가뿐히 내려와 너도 한 잔 나도 한 잔 권하는 하산주 가슴속 시궁창에 떠오르는 보름달 생기 돋은 산객들 귀로가 가볍다.

1. 오늘의 시 2023.11.27

고독한 산행

고독한 산행/ 월정 강대실 지세 험한데다 높고 가파른 산묵은 외길에 곰삭은 정적 겹겹하고 산지니 날아가 주인 없는 빈산바람에 스치인 가랑잎 처연한 울음소리 혼자 든 산행 산그림자가 막아서쭈뼛쭈뼛 머리끝이 솟구치는데날다람쥐 한 마리 총총 앞장서 가고따라나선 골바람 땀 훔쳐 주면 어느새 발 맞은 도반들 순례의 길어둑발 진 노루목에 휴!, 올라서자마중 나온 아내같이 둥실한 달 찬찬히 살펴 가자며 뒤따른다.

1. 오늘의 시 2023.11.24

국수4.3.2.1

국수(4차 수정 본) 담양 땅 찾아갈 때는 관방제 초입 초사막 국수거리 들러 멸치국수 한 대접 하고 간다 기다라니 늘어선 느티나무 가지 아래 머리를 맞대어 내놓인 평상 손님들 틈서리 비집고 올라서 한쪽 빈 상머리에 자리 잡고 앉으면 국수 한 그릇 꼬옥 먹고 잡더라만, 문 앞에까지 갔다가는 그냥 ...... 힘이 팽겨서 자갈길 간신히 왔다 시며 허리춤에 묻어 온 박하사탕 가댁질치다 우르르 달려드는 자식들 입 속에 물리시던 어머니 백지장같이 창백한 얼굴 흔흔한 미소 뒤에 갈앉힌 허기 원추리 새순처럼 뾰조롬 솟아올라 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배고픔 대신 채우고 간다. 국수(3차 수정 본) 담양 땅 찾아갈 때는 관방제 초입 초사막 국수거리 들러 멸치국수 한 대접 하고 간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 가지런한 평상 손..

1. 오늘의 시 2023.11.22

째마리

째마리*/ 월정 강대실  심심풀이로 그지없는 땅콩,동삼을 가보처럼 깊이 갈무리했다가토방 봄볕과 마주앉아 탱탱한 걸로 골랐지요조심스레 땅의 궁실 열어 다져 넣고는 약속처럼 연초록 얼굴 기다렸으나더러는 곯고, 서생원 웬 떡이냐 훔쳐갔지요장에서 애기모 모셔다 두벌 심고는땡볕 숨 고르는 틈새에 정성으로 돌보며알뜰히 수확의 기쁨 키웠지요웬걸, 들짐승이 다 뒤져 먹고 난 처진가리뿐하천해도 흙의 고결한 마음 감지덕지해  샅샅이 이삭 주워 모았지요  우리 부모님 허리가 휘어지게 농사지어좋은 것만 골라 따로 두었다가, 지성으로기제사며 식솔 생일상 차린 모습 선했지요 애잔한 농심, 우선 씨오쟁이 채우고 나니남은 건 손자들 입에 물리고 싶지 않은, 오십년 째마리 같은 생 박차고    코숭이로 기어든 내 차지, 째마리뿐이지요..

1. 오늘의 시 2023.11.22

소박한 행복

소박한 행복/월정 강대실 귀가 순해지고서야 어렵사리 아귀지옥에서 발을 빼고 훌쩍 키를 높인 청대 연신 구름 비질하는 무욕의 하늘 아래 묵은 짐 풀었지요 詩 향에 生을 대끼며, 틈틈이 햇귀 앞서 밭에 나가 흙내 마시며 풀과 가뭄, 벌레 새 짐승과 씨름하여 몸에 좋은 먹거리 가꾸지요 자라고 열리고 밑이 든 대로 거두어 자랑스레 형제 자식들 챙기고 정분 깊은 이웃이랑 나누지요 윗목 한구석 콩이며 참깨 자루 오막조막 널린 잡곡 보퉁이 바라보면 추수한 나락 가마니 차곡차곡 쟁여진 아버지 가을 토방같이 부자 아니어도 든든해지는 마음 주머니 소박한 행복에 겨워 살지요 (4-41. 바람의 미아들)

1. 오늘의 시 2023.11.22

관방제림

관방제림* / 월정 강대실 푸조나무 팽나무 음나무 고향 집 지키는 허리 굽은 노모처럼 시름겹게 눌러살고 계셨네 죽장에 깨금발로 들머리 내다보며 백 년 이백 년 삼백 년 긴긴 기다림으로 버텨 사셨네 해가 설핏한데도 한눈에 얼른 날 알아보고는 연신 오색 꽃잎 날리시며 이제 가면 다시 또 천년만년 학수고대하겠노라며 눈시울 붉히셨네. * 관방제림: 천연기념물 제366호. 담양읍을 감돌아 흐르는담양천의 북쪽 언덕에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해 제방을 만들고 나무를 심은 인공림. 각종의 노거목이 줄지어 서 있으며 녹음과 아름다운 경치 바람을 막는 기능을 발휘하고 있음.

1. 오늘의 시 2023.11.19

고향의 만추

고향의 만추晩秋                    월정 강대실         일손 거둔 촌로   토담 밑 웅크리고 앉아   절은 노을 좇고     사립 잠든 빈집 앞   누렁이 한 마리 졸다   눈 부라린다     빛 잃은 먹감나무   까치 기다리다   고샅에 홍시 흘리고     유년의 추억은   개울 가 갈꽃으로 일어나   하이얀 바람 날린다.   제2시집-28

1. 오늘의 시 2023.11.17

씨내리

씨내리/ 월정 강대실  안 맵고 달짝지근해, 갖다 심어 봐! 읍내 종묘 상회 주인 여자안 매운 고추모라 해 곧이듣고 심었다. 보리밥 얼음물에 꾹꾹 말아 생된장 듬뿍 찍어 게걸스레 먹던 기억풋고추 올찬 거로 뚝뚝 한 주먹 땄다 확 콧속을 꿰뚫는 알알한 냄새눈은 그깟 것 하고 손은 어비해들었다 놓았다, 씨와 씨모를 생각하다 자고로 씨도둑은 못 한다고남 탓을 사서는 못쓴다며, 아버지평생 흐트러짐 없이 살고자 애쓰셨지 걸음질에서 묻어나는 냄새 비위 상해왼고개 젓는 사람 아직은 못 보고늘 같이하자는 이도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인데 오늘도, 들꽃 한 송이 눈 맞추자니미안한 마음 안 들게 살지 못했고앞산 바라보는 것조차 부끄러울 때가 많다.초2-849

1. 오늘의 시 2023.11.15

가을 명상

가을 명상 / 월정 강대실      한 잎 두 잎 낙엽이 지는말바우시장 은행나무 거리 지나부산히 북으로 북으로 시공을 달려고즈넉한 산마을에 든다산산이 날려버린 여름날 뒤안길침묵으로 돌아보고 서 있는도랑가 느티나무와 마주한다나도 이제 조락의 강 건너야 할 시간바람의 심장을 꿰뚫기 위해얼마나 많고 많은 날들을가슴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태우며허위허위 시위를 당겨 왔던가한 마름 짓눌러 오는 세월의 무게산방 적막 속 밀쳐놓고찬연한 내일의 밑그림 이슥토록 밤 캔버스에 그린다.(제3시집/3-100)

1. 오늘의 시 2023.11.12

영암댁 감나무

영암댁 감나무/ 월정 강대실  영암댁 마당귀 키 훌쩍한 감나무,눈 뜨면 서로 얼굴 맞대고 배시시 웃고 사는하는 짓이 꼭 주인장 본받았다 칠순이 되도록 옆길 꼬순내 한 번 못 맡고심성이 춘풍인데다 사리는 해처럼 밝아우물가 참새들 입길에 오르내린 적 없는 두 아들과 고명딸 불심이 훈육하여복바가지 같은 자부에 훤칠한 사위씨울외보다 실한 손주들까지 효심 지극한 이웃이 다 붓다요 그 은덕 하해라고고희연에 일촌을 모셔다 걸게 대접하고는소문만 냈다며 얼굴이 홍시가 된 감나무도 오늘 함께 일흔 잔치 한다고가지마다 치렁치렁쥔 양반을 본받고 얼굴이 버얼겋다.초2-786

1. 오늘의 시 2023.11.09

똘감나무 아래서

똘감나무 아래서/ 월정 강대실 비트적거리며 산에 오른다 무지갯빛 산정山頂은 아직 멀었는데 힘에 부치고 숨이 목에 걸린다. 묵어, 흔적만 남은 무덤 옆 맹감 찔레가시 욱은 똘감나무 아래 선승처럼 가부좌 틀고 앉는다. 숨을 돌리고 마음 가다듬자 수간 속 맥박 치는 소리, 온 몸으로 스민다, 어디선가 ‘내리 봐야’ 길이 보인다는 환청 우레 같다. 감잎 하나 파르르 허공을 날아 내 안으로 파고든다.

1. 오늘의 시 2023.11.05

똘감나무 아래서

똘감나무 아래서/ 월정 강대실 비트적거리며 산에 오른다 무지갯빛 산정山頂은 아직 멀었는데 힘에 부치고 숨이 목에 걸린다. 묵어, 흔적만 남은 무덤 옆 맹감 찔레가시 욱은 똘감나무 아래 선승처럼 가부좌 틀고 앉는다. 숨을 돌리고 마음 가다듬자 수간 속 맥박 치는 소리, 온 몸으로 스민다, 어디선가 ‘내리 봐야’ 길이 보인다는 환청 우레 같다. 감잎 하나 파르르 허공을 날아 내 안으로 파고든다.

1. 오늘의 시 2023.11.05

가을 산

가을 산/ 월정 강대실                                 저 높은 산 상상봉 멧부리아스라한 벼랑 끝에, 덩그맣게 내 목마른 영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울컥울컥 피 울음 토악질해그 서글픔 이 산 저 산에 저토록   영롱한 꽃등으로 피워 내걸고 나무처럼 계절 모른 기도로칼바람 진눈개비, 의젓이 언 강 건너 주저 없이 사랑의 나래 펼치련만 돌아보면 볼수록 이제는사랑도 미움도 그리움도 안개처럼 덧없고기다란 그림자 찬란히 서러운 석양녘 다 타고 몽당비만큼 남은 여정이라도가을빛 속 또 다른 영롱한 빛이 되어절름절름 걸어서라도 가야 한다. 초2-848

1. 오늘의 시 2023.10.27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 월정 강대실 스산히 낙엽이 뒹군다 한 생 아름답게 살더니 어느새 스르르 스러진 나뭇잎 하이얀 얼굴 지르밟고 걷는다 바사삭! 바람으로 다시 만나자 새로운 결별의 외마디 내 영혼 채질하는 찬란한 노래여! 결코 아파하지 말자 끝 날까지 사랑으로 보듬자며 속 깊이 큼직한 바위 하나 품고 훌쩍, 성자처럼 떠나 왔건만 사랑꽃 꽃눈 하나 틔워 내지 못하고 어스름 강둑에 눈 흘기고 서 있으니 어이 죄 아니랄 수 있으랴 사랑을 노래한다 하랴 꽃잎이 다시 피어날 그 날까지 기어이 돌아서지 않으리라.

1. 오늘의 시 2023.10.24

산사 찾아가는 날

산사 찾아가는 날1 월정 강대실 바람도 없는 가지에서 낙엽 한 잎 호수에 내려앉는다 물살에 흔들리고픈 욕망 떠도는 하늘에 실린다 산그림자 속 헤매이다 끝내 잡지 못한 바람 침잠해 버린 하늘마저 잃는다 잔물결에 너울지는 육신 어둑발 속 법고 소리에 훌훌 낙엽으로 털고 빈 바랑 메고 나선다. 산사山寺 찾아가는 날2 월정 강대실 응어리진 순간 순간이 몸살나게 봄날이 그리워 풋내 묻은 바람결 따라 산사 찾는 나그네 구불구불 올락낼락 솔밭 속 외가닥길 멎고 닫지 말라는 대로 하늘 문에 닿았네 새소리 계곡물 소리 아렴풋한 풍경 소리 독경 되어 날아와 법문으로 파고드네.

1. 오늘의 시 2023.10.21

산사 찾아가는 날1.2

산사 찾아가는 날1 월정 강대실 바람도 없는 가지에서 낙엽 한 잎 호수에 내려앉는다 물살에 흔들리고픈 욕망 떠도는 하늘에 실린다 산그림자 속 헤매이다 끝내 잡지 못한 바람 침잠해 버린 하늘마저 잃는다 잔물결에 너울지는 육신 어둑발 속 법고 소리에 훌훌 낙엽으로 털고 빈 바랑 메고 나선다. 산사山寺 찾아가는 날2 월정 강대실 응어리진 순간 순간이 몸살나게 봄날이 그리워 풋내 묻은 바람결 따라 산사 찾는 나그네 구불구불 올락낼락 솔밭 속 외가닥길 멎고 닫지 말라는 대로 하늘 문에 닿았네 새소리 계곡물 소리 아렴풋한 풍경 소리 독경 되어 날아와 법문으로 파고드네.

1. 오늘의 시 2023.10.15

공은 생이다1.2

공은 생이다 월정 강대실 물소리 실은 바람 영을 넘어옵니다 하늘 부끄러이 바라보지 않기로 합니다 먼 산자락 바람꽃 거기서 이울 듯 돈과 빛의 슬픈 집착 사르기로 합니다 가느다란 숨결 운명처럼 움켜쥐고 홀연히, 두 눈 귀 막고 가기로 합니다 까투리 비상하는 소리에 찢어지는 적막 마른 솔잎 하나 내려앉는 산정의 해름녘. 공은 생이다 2/ 월정 강 대 실 벗님네 물어오면 잊었노라 말하리다 사랑이 찾아오면 오래 전 이라 보내리다 옹알이 앓던 제비꽃 빙긋빙긋 길섶에 웃고 공허한 산자락에 백설 난분분 들어도 호수를 쓰담는 실바람으로 산다 하리다 산봉우리 넘어가는 흰 구름 되어 간다 하리다.

1. 오늘의 시 2023.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