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란 시 모음 33편☆★☆★☆★☆★☆★☆★☆★☆★☆★☆★☆★☆★《1》9월의 시문병란9월이 오면해변에선 벌써이별이 시작된다나무들은 모두무성한 여름을 벗고제자리에 돌아와호올로 선다누군가 먼길 떠나는 준비를 하는저녁, 가로수들은 일렬로 서서기도를 마친 여인처럼고개를 떨군다울타리에 매달려전별을 고하던 나팔꽃도때묻은 손수건을 흔들고플라타너스 넓은 잎들은무성했던 여름 허영의 옷을 벗는다후회는 이미 늦어버린 시간먼 항구에선벌써 이별이 시작되고준비되지 않은 마음눈물에 젖는다.☆★☆★☆★☆★☆★☆★☆★☆★☆★☆★☆★☆★《2》가을의 여백에 앉아서문병란가을은 먼저4만 원짜리 횟감 두 접시와우리들의 단란한 술잔 속에 와서비린내도 향그러운 가을바다아침이슬 한 잔씩을 가득 채웠다.길고 지루한 장마가 끝나고모처럼 하늘이 높고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