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묵상 / 고정희잔설이 분분한 겨울 아침에출근버스에 기대앉아그대 계신 쪽이거니 시선을 보내면언제나적막한 산천이 거기 놓여 있습니다고향처럼 머나먼 곳을 향하여차는 달리고 또 달립니다나와 엇갈리는 수십 개의 들길이무심하라 무심하라 고함치기도 하고차와 엇갈리는 수만 가닥 바람이떠나라 떠나거라 떠나거라......차창에 하얀 성에를 끼웁니다나는 가까스로 성에를 긁어내고 다시당신 오는 쪽이거니 가슴을 열면언제나 거기끝모를 쓸쓸함이 흔들리고 있습니다운무에 가리운 나지막한 야산들이희미한 햇빛에 습기 말리는 아침,무막한 슬픔으로 비어 있는저 들판이내게 오는 당신 마음 같아서나는 웬지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