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통리의 여름 / 고재종 닷새만에 헛간에서 발견된 월평할매의 썩은 주검에서 수백 수천의 파리떼가 우수수, 살촉처럼 날아오르는 처참에 울고 빈대 뛰는 온 방안 뒤지고 뒤져 찾아낸 전화번호 속의 일곱 자녀들기름때 묻은 머리로 하나 둘 달려와 뒤늦게 뉘우치며 목놓는 아픔에 울고 급기야 상여를 멜 남정네들 모자라경운기로 울퉁불퉁 북망길 떠난 할매굴삭기로 파놓은 구렁에 묻히고그 험한 종말에 또 울었지만 어디 그뿐이랴 이 사양의 마을 그 어디건 헐린 담장, 텅 빈 마당에 개망초 눈물꽃은 흐드러지고뻐꾹새 피울음은 종일 쏟아지고 이제 불과 예닐곱집 연기나는 곳 퀭한 눈만 남은 또 다른 월평네들의 간단없는 해소기침만 너무 질겨서 사방 산천 진초록도 목숨껏 노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