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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의 대나무와 사람들(수필)

담양의 대나무와 사람들(수필) 담양 하면 사람들은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나는 언제나 대숲부터 떠올린다.바람이 불 때마다 댓잎이 서걱이고,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대나무들은 쉼 없이 하늘을 쓸어 낸다. 어린 시절부터 문을 열면 바라보던 풍경이다.그러나 이제 와 생각하면 내가 바라본 것은 단순히 푸른 대숲만은 아니었다.그곳에는 사람들의 삶이 있었다.대밭을 가꾸던 부모님이 계셨고, 대를 쪼개고 대오리를 절어 죽물전을 찾는 가난한 이웃들이 있었다.그러므로 내게 대숲은 숲이기 전에 사람들의 생활이었다. 생금밭우리 부모님에게 대밭은 또 하나의 곡간이었다.산골짜기에서 하늘만 쳐다보는 비탈진 논밭농사로는 늘 가난에 쫓기는 생활이었다. 필요할 때 대톱 하나만 들고 들어가면 급한 돈을 마련할 수 있었다.사람들은 그런 대밭..

14. 문학 산책 2026.08.28

강대실 시인의 전자 시 3 : 어머니 2

강대실 시인의 전자 시 3 어머니 2 월정 강대실 무서리북풍한설한(恨) 길어 녹이셨지요 봄바람꽃 소식눈앞에 아른아른하는데 심연(深淵)끌어안고노을빛 따라가셨지요. 「어머니 2」는 제1시집 《잎새에게 꽃자리 내주고》에 실린 작품입니다. 무서리와 북풍한설의 세월을 견디며 한을 녹여 오신 어머니. 봄바람에 꽃 소식이 아른거리는 삶의 끝에서, 깊은 심연을 끌어안고 노을빛을 따라가신어머니의 모습을 짧은 시 안에 담았습니다. 몇 줄의 시어이지만 한 사람의 긴 생애와 자식의 깊은 그리움이 함께 스며 있는 시입니다. ▶ 전자시집 보기유페이퍼 강대실 시인관https://dskang100.upaper.kr/

1. 오늘의 시 2026.08.22

개미를 읽다

개미를 읽다 월정 강대실 바람도 선뜻 발길이 내키지 않는둘레길 벌어진 보도 틈새 궁벽한 땅먼지 같은 검은 개미 떼 며칠째 진을 쳤다. 다투지도 탐하지도 않는지극한 평화의 정중동가히 글로는 다 못할 찬란한 문장 “야야, 비 오려나 보다!”유년의 산밭길 어머니 말씀 떠올라갈수록 곧추서는 의문의 촉수머리 푸욱 수그리고 엎드려 뒤쫓아온 어둠도 따라 혼을 앗겼다 수도 없는 미물이 하나로 어울려가닿지 못할 서사를 이루는데언제까지라도 함께하겠다 해 놓고불식간 말을 잃은 시어들이 못내 아쉬워 숨소리라도 들릴세라, 오늘도오금이 저리게 쪼그려 앉아낯빛 하나하나 눈귀에 주워 담는다. 어스름 녘 호젓이 깃들어아릿다운 말들 가만히 불러 일깨우며다시 작고 낮게 웅크린 시를 빚는다.(초2-935. 2026. 4. 19.)

1. 오늘의 시 2026.08.19

나를 마주하다

나를 마주하다 월정 강대실 세월에 덕지덕지 눌어붙은 망념들한 겹 한 겹 벗어던지자비로소 눈에 들어온다화려한 가면 속에 숨어 살아온초라하고 늙수그레한 사내 하나 이렇다 하게 내세울 것 없는 처지에목 꼿꼿이 세우고얼마나 어깨를 으스대며 걸었던가세상을 향했던 매서운 손가락이내 쪽으로 힘없이 돌아선다 허명의 자리 돋운 의자 차지하고 앉아온전한 나인 양 지낸 시간들한 자락 소슬한 바람에도 뿌리째 흔들리며뒷산처럼 끄떡없을 줄로만 알았다 껍데기 살라 버리고 남은 재 한 줌그 속에서 쭈글쭈글 비어져 나오는손바닥만 한 민낯을 뜯어보며서녘에 낮게 낮게 지는 연시빛 놀 따라오늘, 잃어버린 나를 마주한다.(초2-937. 2026. 7. 27.)

1. 오늘의 시 2026.08.17

강대실 시인의 전자 시 2 : 생가(生家)

강대실 시인의 전자 시 2 생가(生家) 월정 강대실 개울가 당산나무허허로운 가슴 쓸며시나브로 늘어가는 빈 집들지켜 서 있는 산골 동네 매방앗간 고샅 지나탱자나무집 뒷고샅아들네 다니러 간 새 주인기다리다 지쳐 녹슨 철문은문패마저 떨구고 있다 거지반 허물어진 강담거들뜬 눈 넘어다본 집 안뒤틀린 마룻바닥엔흙먼지 뿌옇게 앉고텃새들 발자국 어지러운데 영혼의 숨결인 양돌부리 솟아나는 마당봄볕이 한가득 널리고쑥잎들 토방 아래 졸다귀 익은 소리에 고개를 든다. 「생가(生家)」는 제1시집 《잎새에게 꽃자리 내주고》에 실린 작품입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빈집만 늘어가는 산골 고향.녹슨 철문과 허물어진 강담, 흙먼지 앉은 마룻바닥을 바라보며 시인은 떠나간 사람들의 흔적을 더듬습니다.그러나 마지막에는 봄볕과 쑥잎, ..

1. 오늘의 시 2026.08.15

담양의 대나무와 사람들/칼럼

담양의 대나무와 사람들/칼럼― 자연·생활·문화·정신을 잇는 푸른 군자 이야기 ―담양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아마 많은 사람은 대나무를 떠올릴 것이다.푸른 대숲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고, 대나무 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사각거리는 소리. 곧게 뻗은 대나무가 빽빽하게 군락을 이루어 들어선 풍경은 어느새 담양의 얼굴이 되었다.그러나 담양의 대나무를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만 바라본다면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담양의 대나무에는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이야기와 땀이 있고, 가족의 꿈이 있으며, 한 시대의 생활과 문화가 있다.대나무는 담양 사람들에게 먹거리였고, 생활도구였으며, 생업이었다. 놀이와 세시풍속이 되었고, 선비정신의 상징이 되었으며, 시와 그림 속에서 군자의 모습으로 다시 ..

14. 문학 산책 2026.08.14

강대실 시인의 전자 시 1 : 울 엄니

강대실 시인의 전자 시 1 울 엄니월정 강대실 울 엄니, 울 엄니는저승궁궐 금침에 들어단잠이 드셨는가 보고파서 못 잊어서찾아와 무릎 꿇고흐느끼는 못난 자식 보고 싶도 않은 거여이제는 아주아주까맣게 잊고 계신 거여 아냐!, 아냐!날 보고픈 울 엄니 맘무덤가 쑥잎 되어저렇듯 돋는 거여 쥐어뜯고 뽑아내도더욱더욱 싱그럽게정리가 솟는 거여.「울 엄니」는 제1시집 《잎새에게 꽃자리 내주고》에 실린 작품입니다. 돌아가신 어머니를 찾아 무덤가에 무릎 꿇은 자식의 그리움이, 무덤가에 돋아나는 쑥으로 이어집니다.아무리 쥐어뜯고 뽑아내도 다시 돋는 쑥처럼,어머니와 자식 사이의 정리(情理) 또한 지워지지 않는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1999년 첫 시집을 펴내며 쓴 시 가운데 한 편입니다. ▶ 전자시집 보기유페이퍼 강대실 시..

1. 오늘의 시 2026.08.08

제5전자시집-가난한 마음의 기도

제5시집 가난한 마음의 기도 강대실 유페이퍼가난한 마음의 기도 / 차례 제1부 숲속에 들어 숲속에 들어 · 11잡풀을 뽑으며 2 · 12노점상 2 · 13가난한 마음의 기도 · 14못 · 15하심(下心) · 16십팔공(十八公)* · 17오십보백보다 · 18귀동 어르신 · 19흙 · 20다시 길을 찾다 · 21낮달 · 22설산(雪山) · 23저물녘의 비애 · 24풀 뽑는 노인장 · 26연동사 백구 · 27진언 · 28공(空)은 생(生)이다 2 · 29감사한 도선생께 · 30들꽃 · 31 최고의 선물 · 32 제2부 봄의 길처에서 봄의 길처에서 · 34탐매 · 35꽃불 · 36해토비(解土雨) · 37꽃과 이별 · 38하늘 맑은 봄날 · 39진대나무* 붓다 · 40 경삿날..

제4전자시집-바람의 미아들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강대실 유페이퍼바람의 미아들 / 목차 제1부: 대숲에 들어 대숲에 들어 · 9천서(天書)를 보다 · 10대숲을 바라보며 · 11기다림을 위하여 · 12병원 일기 · 13영락공원에서 · 14민들레꽃 2 · 15난로를 피우며 · 16 아내의 발 · 17 밥 대접 · 18 그림자를 지우며 · 19 약비 맞다 · 20여우비 2 · 21고독한 산행 · 22백골(白骨) · 23 숲 속을 걸으며 · 24빗속을 거닐며 · 25알밤을 주워 들고 · 26관방제림* · 27 제2부: 마당 굿 마당 굿 · 29공감(共感) · 30 영암댁 감나무 · 31 소박한 행복 · 32상골(上谷)* · 33원율 당산할아범 · 34덕실마을 채씨 · 35가벼운 삶 · 36 한 친구..

전자시집 5권 완간 인사

전자시집 5권 완간 인사 "시와 함께 걸어온 시간, 이제 전자책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안녕하십니까.시인 강대실입니다. 오랫동안 써 온 시들을 전자책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전자시집 5권을 모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종이책으로만 만나던 시집을 언제어디서나 읽을 수 있는 전자시집으로 다시선보이게 되어 큰 기쁨과 함께 깊은 감사의마음을 전합니다. 그동안 출간한 전자시집은 『잎새에게 꽃자리 내주고』『먼 산자락 바람꽃』『숲 속을 거닐다』『바람의 미아들』『가난한 마음의 기도』입니다. 한 편 한 편 정성을 다해 써 내려간 시들이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위로와 희망이 되고,잠시 삶을 돌아보는 쉼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는 다섯 권의 시집에서 엄선한 작품을 엮은 대표 시선집과 새로운 작품..

14. 문학 산책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