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용초교의 혼 근 백 년 용초교 오천 동문들이여!밝은 두 눈을 가졌는가그만 꼭꼭 감아 버렸는가 넓은 운동장 서쪽 골대 옆마주 보고 서 있던 두 은행나무 친구추억 속에 손잡고 살지는 않는가 봄이면 연초록 블라우스여름이면 녹색 원피스가을이 왔다고 노오란 치마저고리 입고 한 해 공부가 깊어질수록운동장에 샛노란 이불을 깔아 주니좋아라 해동갑하여 뛰고 뒹굴고 “높이 솟은 뫼뿌리 장하도다 추월산”얼마나 목이 터져라창공에 입을 모아 불렀던가 오호통재로다! 아는가?근시 안경 쓴 좁은 소견의 교장님똥내가 풍긴다며염라대왕께 고이 바치셨는데 두 눈이 어두워 안 보이는가광대가 날뛰는 세상,어지러워 꼭꼭 감고 살아가려는가 바늘귀라도 열렸다면 들어보소저 푸른 창공을 뒤흔들며추월산이 대로하는 우레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