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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자연·산·숲·꽃·나무

⑦ 자연·산·숲·꽃·나무제1집● 담쟁이● 양각산(羊角山) 산보길● 노거수● 영혼의 바위● 산정(山頂)에서● 벼랑에 핀 꽃● 산이 좋아● 청솔밭에서● 면앙정(俛仰亭)에서● 송강정(松江亭)에서● 노송(老松)● 월야(月夜)● 들꽃● 민들레꽃 3● 유도화(油桃花) 제2집● 산밭 1● 산방 일기 1● 산방 일기 2● 산방 일기 3● 산방 일기 4● 쑥잎● 며느리밑씻개● 일출(日出)● 담쟁이 2● 소래 포구● 연동사(煙洞寺)● 바람● 수양산에 가다 1● 산 찾은 날● 정도리 구계등에서● 산사 찾아가는 날 1● 화분을 들이며● 낙화를 꿈꾸다● 산을 바라봅니다 제3집● 숲 속을 거닐다● 폭우● 바람의 행로● 비 개인 아침● 천리향● 억새풀 인생● 꽃씨를 심으며● 서글픈 소나무● 옥녀봉● 개나리꽃● 병아리눈물꽃● 하늘길..

강대실 시인의 전자시 11 : 아내의 발

강대실 시인의 전자시 11 아내의 발 월정 강대실 길마 무거운 소,드러눕더니 며칠째 꼼짝 못하는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이불자락쏘-옥 나온 두 발오롯, 가족들 바람의 고임돌 되어세상의 질고 매운 것 다 심곡에 묻고한 生 바닥으로 살아온.구부정한 발가락 거뭇거뭇한 발톱금이 가 벌어진 발뒤꿈치며여기저기에 박인 옹이와 굳은살,도짓소로 살아온 세월의 유산.한밤, 구도자 고행의 훈장에서성자의 말씀 들린다내리 걸어야 할 길 본다두 발이 몰래 흘렸을 눈물 헤아리다마음속 촛대에 불 밝히고참회의 뜨거운 경배발볼에 기-인 입맞춤 한다. 시를 펴내며 가족을 위해 한평생 묵묵히 걸어온 아내의 발.구부러진 발가락과 굳은살, 갈라진 발뒤꿈치에는말없이 견뎌온 세월의 무게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그 발이 가족의 삶을 떠받치는 동안..

1. 오늘의 시 17:03:53

흰죽

흰죽 월정 강대실 앞산에 진달래 꽃망울 발롱대더니시름시름 넘는 보릿고개, 멀기만 한데파다하게 소문이 퍼진 뒤주골댁 가슴애피* 한 울타리 치고 사는 대롱 양반울 너머 나직한 목소리로 보낸 손사래영문 모르고 지게 걸머지고 달려간 아들 곧장 가서 미음 끓여 드리도록 해라며짊어 준 바싹 마른 장작 몇 개비와손에 꼭 들려 준 멥쌀 한 됫박 누그름히 푹 끓인 흰죽 먹고는거뜬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봄내 여름내여기저기 그 많은 밭 휘젓고 다닌 뒤주골댁 흰쌀을 보면 선뜻 떠오르는 그 옛날가슴 저며 오는 흑백의 기억 한 조각. ✽가슴애피: 가슴앓이의 방언(제5시집 가난한 마음의 기도)

어머니 산

어머니 산 월정 강대실 무등산은 우리 어머니입니다둥지에 알 둔 새 마음 같아 첫새벽 일어나 부뚜막에 정화수 중발 올려놓고자식들 잘되기만을 눈물로 비손하는. 숯등걸 된 가슴 불쑥 찾으면행여나 하고 눈이 까매지게 내다봤다며 달려나와 두 손 덥석 잡는 어머니같이가슴의 멍울 스러지게 합니다 죽지를 다 못 펴 안달음을 놓으면기회는 준비한 네게 새벽처럼 찾아온다며 다가와 어깨를 토닥이는 어머니같이마음을 차분히 먹게 합니다 갈피를 못 잡고 허둥지둥 일어서면눈앞 샛길로 말고 큰길을 찾아 가야 한다며가슴을 열고 꼬옥 걷어 안는 어머니같이허욕에 들뜨지 않게 합니다 무등산은 오늘도 나처럼 안 살고, 내 자식무등 잘 살게 돌봐 주십사 눈물로 기도하시는 우리 어머니 마음 입니다.

큰애에게 보내는 메일

큰애에게 보내는 메일 월정 강대실 얘야, 시간 한 번 내거라!아무리 곁눈질할 틈이 없을지라도근일 내로 네 안이랑 민성이랑 셋이서, 꼭 거기 초입 하당에 아버지와 오랫동안벌꿀보다 더 달고 끈끈하게통정해 온 막역지우 한 분 계시니라 미루지 말고 전화 올려 내 말씀 드리고한 번 찾아뵙고자 한다고언제든 좋으니 시간 주십사 허락 받아라 지척이 천리라, 이 근년 서로 간에염려만 쥐고 살았지 상면 없는 터에 어제는 전화가 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발 너르기가 거기 앞바다 정박선이요노적봉보다 더 큰 덕 쌓으신 분이다 했더니너희들이 꼭 찾아뵙고자 한다고 얘기했다 가서는 곡진히 정례에 약주 한 잔 올리고언제고 올라오시면 꼭 한자리 하시잔다고잊지 말고 틀림없이 말씀 올려라 시종 새겨듣고 일어설 때는거처가 근동이니 종..

한 가족

한 가족 월정 강대실 훌쩍, 두 내외가 어디론가 가서며칠 조용히 쉬어 오고 싶어도한 가닥 빗금진 눈길에까지온몸으로 정 주는 생목숨들 탓에늘 후제를 되뇌며 살아야 했다그런데, 모처럼 독한 맘먹고갔다가 2박 5일 만에 돌아왔다, 웬걸담장 위 날름 올라앉은 포도넝쿨내려와 대문에 금줄 매고왕거미 여기저기 구석진 데다겹겹이 그물망 치고 있었다꽃나무들 옆으로 푸른 친구 불러들여시끌벅적 인기척 내고남새밭 비릿한 풋향기 피우던 고추매운 내 날리며 쌍불 켜고 있었다한 가족임 훤히 알고들.

사모곡 2

사모곡(思母曲) 2 월정 강대실 천수가 야박하여 백방으로 내로라하는 명의 찾고 용하다는 의사 수소문했어도 연이 안 닿고, 갖은 첩약에 단방약 다 써보았으나 약발이 안 좋아, 끝내 예순일곱에 귀한 명줄 내려놓으신 어머니 만가 소리 구슬픈 꽃가마 타고 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시더니 단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를 이토록 학수고대해도 왠지 만날 길 없고 오직 내 안에만 계시어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가 되면 가슴 저미는 그리움만 도집니다 한 생 터벅거리며 고단하게 살아왔다고 저승길 걸음조차 이리 진땀이냐던 서글픈 눈빛, 애원하는 자식들 못 보시고 스르르 눈 감으며 된 숨 몰아쉬다 끝내 말문 닫으셨지요 어젯밤 꿈길에, 어느 자식이라도 찾아올까 싶어 선잠 깨어 밤새도록 눈이 시리게 서낭당 고개 내다보시는 모습 너..

막냇누이

막냇누이 월정 강대실 어머니 느지막이 점지 받은동냥젖 곡정수로는 뱃구레 못 채워 줘일찍이 밥물림을 해서 길렀던왜소한 체구 얼굴도래며 행동거지가영락없는 데다 흙에 묻혀 사는,와서 오사리 딸기 맛보란 전화에 한달음에 달렸더니 하우스 가득 향긋한 향연고양이 손도 달려 못 구한다기에반의반 힘이라도 보태자 나섰지만몸에 안 배어 마음이 무거운 들돌인데,심성조차 이어 받았다, 땅 부치고날아가는 까마귀도 불러대는 게 빼닮았다말이 날 때 마다 일도 주변도 줄여보래도허리춤에 씨앗 주머니 차고 다니며한 뼘 빈 땅 없이 후비적후비적 심고 가꾸어서 식전부터 부리나케 서둘더니오만데다 부치고 내게까지 들려주며마냥 흔흔해 하는 막냇누이세 남매가 한없이 착해서 좋단다.

내 안의 아버지

내 안의 아버지 월정 강대실 천생의 농사꾼 우리 아버지십 남매 중 다섯째로 날 낳으셨다밥상머리에서는 다심으로문밖에서는 길라잡이 등불로회중 가운데로 늘 불러 세워지며몰아치는 풍랑에도 선돌처럼 사시다 예순여섯에 이승의 강 건너황망히 내게로 오셨다마음속 외딴 섬 되어 어디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고사립 꼭꼭 걸어 잠그시더니노상 자식이 전부라서내 안에 온전히 살아 계시다살아, 세상을 향한 문 지키신다.

어머니의 호미

어머니의 호미 월정 강대실 물외꽃 흐드러지면 쌀보리먹감 익는 서릿가을에는 고구마 거두어 반배기에 출출한 새끼들 뱃구레 채우게 한 큰밭 쟁기질하다 김매다가 눈에 채이어시나브로 골라낸 돌멩이오종종히 웅크리고 앉아 조는 밭귀퉁이 시들말라 바스러진 환삼덩굴 밑에봉선화 꽃물 같은 그리움 벌겋게 절은어머니의 자루 없는 닳고 삭은 호미, 허기 때운 둥 만 둥 손 꼭 잡고 동동걸음을 쳐앞들 뒷밭 그 많은 밭뙈기 김매 가꾸며한 많은 세월 물동이보다 더 서러운 눈물 함께 훔쳤을 납작 엎디어 세월 반추하다잃은 살붙이를 만난 듯 쏘옥 내민 굽은 등따라 나오는 어머니, 밤마다 그려 보는 얼굴.

아내의 발

아내의 발 월정 강대실 길마 무거운 소,드러눕더니 며칠째 꼼짝 못하는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이불자락쏘-옥 나온 두 발오롯, 가족들 바람의 고임돌 되어세상의 질고 매운 것 다 심곡에 묻고한 生 바닥으로 살아온.구부정한 발가락 거뭇거뭇한 발톱금이 가 벌어진 발뒤꿈치며여기저기에 박인 옹이와 굳은살,도짓소로 살아온 세월의 유산.한밤, 구도자 고행의 훈장에서성자의 말씀 들린다내리 걸어야 할 길 본다두 발이 몰래 흘렸을 눈물 헤아리다마음속 촛대에 불 밝히고참회의 뜨거운 경배발볼에 기-인 입맞춤 한다.(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큰누님

큰누님 월정 강대실 도배지 무늬처럼 점점 희미해지는 기억. 문갑 속 모신 족보 배견하다 옆의 아버지 제적등본 찬찬히 살핀다 일면식도 없이 한 뼘 흰 집에 갇혀서도세월의 깊이보다 더 애틋이 여섯 살 위 큰누님 내 마음 틀어쥔다예쁜 딸 봤다고, 세간 밑천이라고얼마나 기분이 훨훨 날 것 같았을까 아버지아뿔싸!, 이 무슨 우환덩어리 인가!갓 세 살 뾰조롬한 떡잎젖배 곯았을까? 돌림병 맞았을까?전생의 업 다 못 벗어 세상이 버렸을까? 천국의 두 분께는 입도 뻥긋 못하고맏형 한 점 기억 없다 하고...어디메 꽃밭에 백화 만발해 옹그리고 있는지가슴에 묻고 가신 부모님 전에‘어머님 아버님!, 불효자 양순이옵니다’진작에 찾아 납작 엎드려 용서 빌고왕부모님이랑 서둘러 떠난 두 형들일곱 식구 오붓이 사시나 몰라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