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한 친구 아버지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3. 06:30
728x90

(사진: 인터넷 이미지)

 
  한 친구 아버지  /월정 강대실

  
  서낭당 고개 너머 
  나무들 쑥부쟁이랑 한데 어울려 사는 마을 
  한 친구 아버지 흙집 지어 이사 드셨다.
  
  새파란 까까머리 적 첫인사 드린 후 
  뵐 때마다, 고향 집 안부는 물론 
  은행알 같은 티 없고 알진 우의 당부하셨던 
  
  향리 아래뜸 월천리 초입 산동네 
  아버지 거둥길 길라잡이 되자는 급보에 
  들메끈 조여 매고 시근벌떡 달려간 
  
  곧잘 동네 앞길 지나면서도 못 가 보고 
  두 눈이 보진 못 했어도 실존하여 
  어느 누구도 아니 갈 수가 없다는 
  
  흰 꽃이 피고 흰 나비가 날고...... 
  돌아올 수 없는 길 내고 가야만 한다는 
  멀고도 가까운 나라 심오한 적멸궁.

 

(4-47.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냇누이  (0) 2024.05.04
자화상  (0) 2024.05.03
월리아짐  (2) 2024.05.02
폭우  (2) 2024.05.02
사모곡2  (0)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