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막냇누이

월정月靜 강대실 2024. 5. 4. 21:37
728x90

(사진: 인터넷 이미지)

 
막냇누이/ 월정 강 대 실 
 

어머니 느지막이 점지 받은
동냥젖 곡정수로는 뱃구레 못 채워 줘
일찍이 밥물림을 해서 길렀던
왜소한 체구 얼굴도래며 행동거지가
영락없는 데다 흙에 묻혀 사는,
와서 오사리 딸기 맛보란 전화에 
한달음에 달렸더니 하우스 가득 향긋한 향연
고양이 손도 달려 못 구한다기에
반의반 힘이라도 보태자 나섰지만
몸에 안 배어 마음이 무거운 들돌인데,
심성조차 이어 받았다, 땅 부치고
날아가는 까마귀도 불러대는 게 빼닮았다
말이 날 때 마다 일도 주변도 줄여보래도
허리춤에 씨앗 주머니 차고 다니며
한 뼘 빈 땅 없이 후비적후비적 심고 가꾸어서   
식전부터 부리나케 서둘더니
오만데다 부치고 내게까지 들려주며
마냥 흔흔해 하는 막냇누이
세 남매가 한없이 착해서 좋단다.
 
(4-89.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누님  (0) 2024.05.05
내 마음  (0) 2024.05.05
자화상  (0) 2024.05.03
한 친구 아버지  (0) 2024.05.03
월리아짐  (2) 2024.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