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아내의 발

월정月靜 강대실 2024. 4. 2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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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터넷 이미지)

 

아내의 발/월정 강대실

 

 

길마 무거운 소,

드러눕더니 며칠째 꼼짝 못하는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이불자락

쏘-옥 나온 두 발

오롯, 가족들 바람의 고임돌 되어

세상의 질고 매운 것 다 심곡에 묻고

한 生 바닥으로 살아온.

구부정한 발가락 거뭇거뭇한 발톱

금이 가 벌어진 발뒤꿈치며

여기저기에 박인 옹이와 굳은살,

도짓소로 살아온 세월의 유산.

한밤, 구도자 고행의 훈장에서

성자의 말씀 들린다

내리 걸어야 할 길 본다

두 발이 몰래 흘렸을 눈물 헤아리다

마음속 촛대에 불 밝히고

참회의 뜨거운 경배

발볼에 기-인 입맞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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