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댁 형수/월정 강대실
안 잊고 꼭 상골 찾습니다
큰댁 형수가 동구 밖 벅수처럼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리십니다
해와 달 번갈아 이고 지고
한세상 밭고랑창 묻히어 사시다
허위허위 녹두밭 윗머리에 선
앞 고샅 돌멩이 채이는 소리에
고무래처럼 휜 허리 일으켜
뒤뚱뒤뚱 사립까지 걸어 나오시는
아재요, 나는 아주 잊은 줄 알았어!
두 손 덥석 받아 쥐고
한사코 안으로만 들자십니다
마주 앉으면 그새 더 왜소해진 모습
여기저기에 거뭇거뭇한 저승꽃
가슴이 아르르 저며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