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

골목길

월정月靜 강대실 2024. 4. 19. 10:02
728x90

(사진: 인터넷 이미지)

 
골목길 월정 강  
 

골목길을 좋아한다
풀잎 향 그윽한 들판 오솔길이나
갯냄새 물씬 풍기는 바닷길도 좋지만
인정이 뭉뚝뭉뚝 묻어나는 골목길이 더 좋다
 
먼동 트면 서로 먼저 내 집 앞 깔끔히 쓸어
새날을 기도의 마음으로 열어서 좋고

살살이 어느 틈에 종종걸음 쳐 나와
깔깔깔 그림자 쫓는 반가운 인사가 좋다

 
울담 위로 슬그머니 고개 내민 장미
쏟아붓는 새빨간 미소를 만나 좋고
삐그시 열린 자그마한 쪽문 사이로
주인댁 소박한 일상 들여다보여 좋다

성근 울 틈으로 성깔지게 흘러나오는
갓난애 보채는 소리 절창처럼 좋고

개구쟁이들 모아들어 가댁질치다 쏟아내는
해맑은 웃음과 우정이 답쌓여서 좋다 

 

바람길 그늘터 평상에 모여 앉은 이웃사촌
도란도란 나누는 구수한 이야기꽃 좋고

손님을 맞고 보낼 때에는 대문 앞에 나와
주고받는 살가운 정이 정말로 좋다


(2-49. 먼 산자락 바람꽃) 

'오늘의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댁 형수  (0) 2024.04.22
고향에 띄운 편지  (0) 2024.04.21
애기 천사의 약속  (0) 2024.04.18
꽃잎 지것다  (0) 2024.04.09
꽃 걱정  (0) 2024.0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