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예수
가을의 애수 / 월정 강대실 가을은 아파하지 말자무심결에도, 돌아앉아 회한의 탄식일랑 말자수없이 마음을 다잡는다.들풀 우부룩한 풀섶에 묻혀서도쑥 내음 그윽이 풍기는 곰삭아 누운 쑥대처럼이내 계절도 아무 향이든 하나쯤은 품기 바랐지바람은 잘게 깨어진 거울 조각 여직 한 번 가슴을 뜨겁게 불타게 한 적 없는열매보다는 가지만 우거진 사과나무 같은가을의 길목 갈꽃 흰 깃발 나부끼는 강둑에 서자내안에 차곡차곡 쌓이는 공허함정열을 잃은 해 허겁지겁 종심의 강 건너는뒤 돌아보다 흘깃 눈길 하늘에 이르자봇물 터지듯 밀려드는 부끄러움갈한 심신을 얼러 마음의 고삐 바투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