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4. 황동규 시/10. 소곡(小曲) 3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5. 14:48

* 소곡(小曲) 3

 

내 마음 안에서나 밖에서나 
당신이 날것으로 살아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끝이 있는 것이 되고 싶었습니다.


선창에 배가 와 닿듯이
당신에 가 닿고
언제나 떠날 때가 오면
넌지시 밀려나고 싶었습니다.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바라고 있지 않았던 것을.
창밖에 문득 후득이다 숨죽이는 밤비처럼
세상을 소리만으로 적시며 
남몰래 지나가고 있었을 뿐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