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곡(小曲) 3
내 마음 안에서나 밖에서나
당신이 날것으로 살아 있었기 때문에
나는 끝이 있는 것이 되고 싶었습니다.
선창에 배가 와 닿듯이
당신에 가 닿고
언제나 떠날 때가 오면
넌지시 밀려나고 싶었습니다.
아니면 나는 아무것도 바라고 있지 않았던 것을.
창밖에 문득 후득이다 숨죽이는 밤비처럼
세상을 소리만으로 적시며
남몰래 지나가고 있었을 뿐인 것을. *
'13. 내가 읽은 좋은 시 > 2)시인의 대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24. 황동규 시/12. 가을 아침 (0) | 2025.04.05 |
---|---|
24. 황동규 시/11. 귀뚜라미 (0) | 2025.04.05 |
24. 황동규 시/9. 시월 (0) | 2025.04.05 |
24. 황동규 시/8. 기항지 2 (0) | 2025.04.05 |
24. 황동규 시/7. 기항지 1 (0) | 2025.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