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아침
오래 살던 곳에 떨어져내려
낮은 곳에 모여 추억 속에 머리 박고 살던 이파리들이
오늘 아침 銀옷들을 입고 저처럼 정신없이 빛나는구나
말라가는 신경의 참을 수 없는 바스락거림 잠재우고
이따금 말 더듬는 핏줄도 잠재우고
시간이 증발한 눈으로 시간 속을 내다보자
방금 황국의 성대에서 굴러나오는 목소리
저 황금 고리들, 태어나며 곧 사라지는
저 삶의 입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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