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4. 황동규 시/12. 가을 아침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5. 14:50

* 가을 아침

오래 살던 곳에 떨어져내려

낮은 곳에 모여 추억 속에 머리 박고 살던 이파리들이

오늘 아침 銀옷들을 입고 저처럼 정신없이 빛나는구나

말라가는 신경의 참을 수 없는 바스락거림 잠재우고

이따금 말 더듬는 핏줄도 잠재우고

시간이 증발한 눈으로 시간 속을 내다보자

방금 황국의 성대에서 굴러나오는 목소리

저 황금 고리들, 태어나며 곧 사라지는

저 삶의 입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