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4. 황동규 시/14. 영포(零浦), 그 다음은?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5. 14:52

* 영포(零浦), 그 다음은?  

자꾸 졸아든다

만리포 천리포 백리포 십리포

다음은 그대 한 발 앞서 간 영포

차츰 살림 줄이는 솔밭들을 거치니

해송 줄기들이 성겨지고

바다가 몸째 드러난다

이젠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알 것 같다

영포 다음은 마이너스 포(浦)

서녘 하늘에 해 문득 진해지고

해송들 사이로 바다가 두근거릴 때

밀물 드는 개펄에 나가 낯선 게들과 놀며

우리 처음 만나기 전 그대를 만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