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내가 읽은 좋은 시/2)시인의 대표시

24. 황동규 시/13. 연필화(鉛筆畵)

월정月靜 강대실 2025. 4. 5. 14:51

* 연필화(鉛筆畵)  
눈이 오려다 말고 무언가 기다리고 있다
옅은 안개 속에 침엽수들이 침묵하고 있다
저수지 돌며 연필 흔적처럼 흐릿해지는 길
입구에서 바위들이 길을 비켜주고 있다


뵈지는 않지만 길 속에 그대 체온 남아 있다
공기가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무언가 날릴 준비를 하고 있다
눈송이와 부딪쳐도 그대 상처 입으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