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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과 기회

불운과 기회/월정 강대실  이십 년 남짓 지난날 그 언젠가부터좁은 마당귀 한자리에 발을 섞고 사는석류와 모과나무 한쪽은 땅 넓은 줄을 모르고다른 하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살다연리지 하나 맺지 못한다 삼시선으로 찬란히 꽃 피워, 해마다발아래 마당에 선혈로 낭자하다고석류나무 가지 찍어 버렸다 타의 불운은나의 기회가 되기도 하는가! 생애에 다시는 없을 기회를 잡은 듯화들짝 꿈을 키운 모과나무둘이도 다 못한 결실을 해 냈다 오랜만에 울안에 가을이 그득하다뜨락에 기쁨이 넘실댄다.초2-696 /2011. 3. 22.

1. 오늘의 시 2024.12.22

땔나무하다

땔나무하다 /월정 강대실  한뎃부엌에 땔 나무 한 짐 해왔다하늘에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한 눈,연신 시린 손 비비며 낯선 바람 따라가다길을 잃고 연신 울 넘어 든 나뭇잎해종일 새물대는 허허로운 마당 창 너머 빤히 내다보이는담장 밑 마당귀에 차곡차곡 쌓고헌 장판때기로 위를 덮는다가히 노적가리다 내도야 이제는 부자,나무가 묵으면 쌀도 묵는다지!자꾸만 내다본다 절로 배가 부르다.초2-708/2011. 12. 5.

1. 오늘의 시 2024.12.18

노을빛 그리움

노을빛 그리움/월정 강대실 정자나뭇집아련한 개 짖는 소리임 오시나 보다귀 마중 나가건만사립 앞 감나무파르르 흔들리는 감잎 하나 내님 오시나 보다 눈 마중 나가건만뒤울 너머 살구나무꽃 발롱발롱 피어나던 봄날곧 돌아오마 떠나더니영영 소식 없는 임이시어!박꽃 같은 그리움은 계절로 갈마들어나란히 거닐던 강 언덕산자락에 싱그러운데하마 잊으셨나요노을 진 강물이 뉘엿뉘엿서녘으로 집니다.초2-709.

1. 오늘의 시 2024.12.18

뜨락의 대추나무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 강대실   그림자 기다랗게 달고 서서 좁은 마당만 어지럽게 한다고 찍어 던져 버리자 했다만 숨죽여 엿듣고는 가슴이 뜨끔했든 게지 두 아들 세 살 여섯 살 적 봄날  맞아들였지 온 가족이 너희 집에 들러서형 나무 동생 나무로 이름표 붙여 누가누가 잘 자라나 눈여겨보았지 애들도 너희도 잔병치레 한 번 모르고 마당귀 담장 밑 햇볕 드물게 찾는 데서 번갈아 시새워 계절을 보듬고 키재기라도 하는 듯 키만 멀대 같이 자라 낯 두껍게 길 가는 큰애기 구두 소리  앞집 마당 웃음소리 엿듣더구나 어느 결 알알이 오색 꿈 키웠더냐  팔이 휘도록 수없이 별이 찾아 들더니 보람 맛보이는구나 달콤한 아쉬운 가을에 두 아들들 보란 듯이. 초2-712

1. 오늘의 시 2024.12.18

참깨를 털다

참깨를 털다/ 월정 강대실  흙은 아무나 파먹고 사나!아직도 참새 방앗간 찾는 눈치 보기,참깨 베러 갔다가 아주 털어 왔다.  남이 장에 가니까 씨오쟁이 지고 가듯산밭 윗머리에 참깨 몇 고랑 심어 놓고낫 들고 나가는 이웃 보고는 들로 나선다 웬걸, 주니가 났던지 어느새 잎 다 떨구고멀거니 들머리에 눈을 둔 녀석들여태껏 어디다 딴눈 팔고 있느냐는 듯 땅과 새와 벌레들과 나누고도흘린 땀의 몫으론 너무나 감지덕지해거두어 멍석에 널어놓고 바라보니 오달지고 천석꾼이 부러운 것이 없는데고마운 아내, 언제 사다 놓았는지된장 풋고추에 막걸리 한 병 성큼 내온다. 초2-710/2015. 10. 5.

1. 오늘의 시 2024.12.18

흰죽

흰죽/월정 강대실       하이얀 쌀을 보면 선뜻 떠오르는 그 옛날가슴 저며 오는 흑백의 기억 한 자락. 앞산에 진달래 꽃망울 발롱대더니시름시름 넘는 보릿고개 멀기만 한데동네에 쫙 소문이 퍼진 기동댁 가슴애피* 한 울타리 치고 사는 대롱 양반울 너머 나직한 목소리로 보낸 손사래영문 모르고 지게 걸머지고 달려간 넷째 아들 곧장 가서 미음 끓여 드리도록 해라며지게에 짊어 준 바싹 마른 장작 몇 개비에손에 꼭 들려 준 멥쌀 한 됫박 누그름히 푹 끓인 흰죽 먹고는거뜬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봄내 여름내여기저기 그 많은 밭 휘젓고 다닌 기동댁. 흔들리는 권좌를 비상계엄으로 막는 대통령자국만을 위해 엄포를 쏘아대는 당선자민심을 앞세워 당리당략 좇는 금배지기업을 사유화 하는 회장께 간곡히 바라옵기는 진작에 기동댁이..

1. 오늘의 시 2024.12.14

동네 밥잔치

동네 밥잔치/ 월정 강대실  기세가 시퍼런 설한에 두 발 꽁꽁 묶이어아랫목 요 밑에 발 뻗고 앉아건성건성 책장 넘기며 詩 만나다가 사립 앞 눈이라도 치우고밥값 하자는 생각에 온몸 싸매고 나가니풍겨 오는 콩나물밥 익는 냄새 코를 앞세우고 졸래졸래 따라 들자회당 가득 희색이 만면한 일촌 식구들어서 오라며 보내는 소의 눈빛 어울려 그림책도 보고 운동도 하자고동네 밥잔치 벌인다고부지런한 사람만이 찾아 먹을 수 있다고 겸연쩍은 마음, 틈새에 끼여 앉아양념장에 고봉밥 한 그릇 뚝딱 해치운다.초2-737/2014. 12.22.

1. 오늘의 시 2024.12.09

뜨락의 대추나무

뜨락의 대추나무/ 월정 강대실  그림자 기다랗게 밟고 서서 좁은 마당만 어지럽게 한다고 찍어 던져 버리자 했다만 숨죽여 엿듣고는 가슴이 뜨끔했든 게지 두 애들 세 살 여섯 살 적 봄날  맞아들였지 온 가족이 너희 동네로 가서형 나무 동생 나무로 이름표 붙여 누가누가 잘 자라나 보자며 애들처럼 네들도 잔병치레 한 번 모르고 좁은 뜨락  담장 밑 햇살 드문 데서 번갈아 시새워 계절을 보듬더니 키재기라도 하는 듯 키만 멀대 같이 커 낯 두껍게 담 넘어 크내기 구두 소리  앞집 마당 웃음소리 엿듣더니 어느 결 알알이 오색빛 꿈 키웠더냐  팔이 휘도록 수없이 별을 달더니 보람 맛보는구나 달콤한 삭막한 가을에 두 머이매들 보란 듯이.  초2-712.

1. 오늘의 시 2024.12.07

새벽2

새벽 2/ 월정 강대실자명종,고 3년생을 둔 아내를 깨우고정성을 씻는 씽크대 물소리잠이 서운한 눈을 연다5분 전을 경고하는서너 번의 파열음에도잠꼬대 속메아리로 오는 '잠깐만'이 흐르고서야녀석의 짠한 거동이 시작되면적막 자락 헤치며앞산 둔덕 터벅이는 내게솔가지에 걸려 졸던 새벽달거연히 그림자로 따라나서자놀란 멧새 한 마리깃 털어 애먼 길을 나선다.제1시집1-97

1. 오늘의 시 2024.12.06

어머니1.2.3/ 울 엄니1.2/ 사모곡1.2

대표사진 삭제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어머니1/ 월정 강대실  저승 하늘 하도 멀어들리지 않음이요 어머니, 보고 싶소!되뇌어도 오오-냐, 오냐!금시라도 반가이 오실어머니 모습 이 밤에도애타게 그리운 얼굴 오롯이 간직한 채지새웁니다. 대표사진 삭제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어머니2/ 월정 강대실  무서리북풍한설한恨 길어 녹이셨지요 봄바람꽃 소식얼비치는데 심연深淵끌어안고노을빛 따라 가셨지요.  대표사진 삭제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어머니3 / 월정 강대실  보고파 어이 살까요하늘 좋아 하늘로 가 달이 된 당신  깊은 밤 구름 틈새 찾아 헤매다  아픔으로 피어오르는 아릿한 모습 별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세상 끝까지 애닯게 불러댑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   울 엄니1 / 월정 강대실  울 엄니, 울 엄니는..

1. 오늘의 시 2024.11.30

어머니1.2.3/울엄니1.2/사모곡1.2

어머니1/ 월정 강대실저승 하늘 하도 멀어들리지 않음이요어머니, 보고 싶소!되뇌어도오오-냐, 오냐!금시라도 반가이 오실어머니 모습이 밤에도애타게 그리운 얼굴오롯이 간직한 채지새웁니다. 어머니2/ 월정 강대실무서리북풍한설한恨 길어 녹이셨지요봄바람꽃 소식얼비치는데심연深淵끌어안고노을빛 따라 가셨지요. 어머니3 / 월정 강대실보고파 어이 살까요하늘 좋아 하늘로 가 달이 된 당신 깊은 밤 구름 틈새 찾아 헤매다 아픔으로 피어오르는 아릿한 모습 별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세상 끝까지 애닯게 불러댑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 울 엄니1 / 월정 강대실울 엄니, 울 엄니는저승궁궐 금침에 들어 단잠이 드셨는가보고파서 못 잊어서찾아와 무릎 꿇고 흐느끼는 못난 자식보고 싶도 않은 거여이제는 아주아주까..

1. 오늘의 시 2024.11.30

울 엄니2

울 엄니2 / 월정 강대실 후유! 후유! 한 마를 헐떡이며 넘더니훈풍에다 가끔씩은 꼬순내 묻어오는데웬걸, 처마 끝 낮 달 따라 훌쩍 떠나신. 허리띠 졸라매고 하늘 누우런 봄이면사립 앞 고샅에 잇따른, 앞도랑에서벌컥벌컥 맹물을 들이켜고 허기를 때운 발길들 당산 거리며 윗골 동구 밖 자갈밭에 나가는 북실이 엄씨 지실 댁 한골 댁 ……그림자 쫓는 꺼멍이 짖어대는 소리 들리면 고래고래 불러서 부엌에 데리고 들어가어서 먹어라며 된장국에 꾹꾹 밥 만 양푼 디밀고속살 드러내는 남루 갈아입히신 보내 놓고는 혀를 끌끌 차며 안쓰러워하신 울 엄니주머니 없는 단벌옷에 빈손으로 가셨으니못 나누어 얼마나 애가 타는지 몰라, 지금은. 초2-7882020. 5. 29.

1. 오늘의 시 2024.11.30

겨울바람

겨울바람/ 월정 강대실  일손 거둔 허수아비 움츠려 서 있는텅 빈 논배미 진구렁 싸다니다가 언덕배기 미루나무 높다란 가지 위덜덜 떨어대는 까치집 흔들다가 산코숭이 가시덤불 속 웅크려 앉아할딱할딱 가쁜 숨 몰아쉬다가 구동을 건널 데는 어디에 있느냐고샛강 얼음장같이 울부짖다가 얼어붙은 오금 절름절름 끌고솔폭 밑으로 얼른 꽁지를 감춘다. 초2-783

1. 오늘의 시 2024.11.29

11. 박두진 시/7. 유 방 (乳 房)(수석열전)

유 방 (乳 房)(수석열전)    누구가  저기를  올라갈까    꿈으로  쌓아올린  하늘  닿는 저 꼭지    터지면  샘물솟을  융기의  저  내밀    누구가  저기를  올라갈까    손  씻고  발  씻고  넋을  마저  씻고서도    그대  아니  가슴  열면  기웃조차  할  수  없는    정해라  펄펄  오는  꽃의  사태  그  너머    희디하얀  저  봉우리를  누구가  올라갈까[출처] 유방(박두진 선생 詩와 수석 소개) (무찰수석-수석취미동호회) | 작성자 무위

11. 박두진 시/7. 향현(香峴)

향현(香峴)박두진아랫도리 다박솔 깔린 산 넘어, 큰 산 그 넘어 산 안 보이어,내 마음 둥둥 구름을 타다.우뚝 솟은 산, 묵중히 엎드린 산, 골골이 장송들어섰고, 머루 다래넝쿨 바위엉서리에 얽혔고, 샅샅이 떡깔나무 억새풀 우거진 데, 너구리, 여우, 사슴, 사토끼,오소리, 도마뱀, 능구리 등 실로 무수한 짐승을 지니인산, 산, 산들! 누거 만년 너희들 침묵이 흠뻑 지리함 즉 하매,산이여! 장차 너희 솟아난 봉우리에 엎드린 마루에 확확 치밀어 오를 화염을내 기다려도 좋으랴!핏내를 잊은 여우 이리 등속이, 사슴 토끼와 더불어 싸리순 칡순을 찾아 함께 즐거이 뛰는 날을 믿고, 길이 기다려도 좋으랴?

11. 박두진 시/6. 별

별박두진아아 아득히 내 첩첩한 산길 왔더니라. 인기척 끊이고 새도 짐승도 있지 않은 한낮 그 화안한 골길을 다만 아득히 나는 머언 생각에 잠기여 왔더이라백엽 앙상한 사이를 바람에 백엽 같이 불리우며 물소리에 흰 돌 되어 씻기 우며 나는 총총히 외롬도잊고 왔더니라살다가 오래여 삭은 장목들 흰 팔 벌이고 서 있고 풍운에 깍이어 날선 봉우리 훌훌훌 창천에 흰 구름 날리며 섰더니라쏴아 - 한종일내 - 쉬지 않고 부는 물소리 안은 바람소리 ... 구월 고운 낙엽은 날리여 푸른 담 위에흐르르르 낙화 같이 지더니라.어젯밤 잠자던 동해안 어촌 그 검푸른 밤하늘에 나는 장엄히 뿌리어진 허다한 바다의별드르이 보았느니.이제 나의 이 오늘밤 산장에도 얼어붙는 바람 속우러르는 나의 하늘에 별들은 쓸리며 다시 꽃과 같이난만하여라.

11. 박두진 시/5. 청산도

청산도박두진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어 흰구름 건넌 자리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 오고, 바람도 안 불고,너멋골 골짜기서 울어 오는 뻐꾸기...산아, 푸른 산아. 네 가슴 향기로운 풀밭에엎드리면, 나는 가슴이울어라.흐르는 골짜기 스며드는 물소리에내사 줄줄줄 가슴이 울어라.아득히 가버린 것 잊어버린 하늘과아른아른 오지 않는 보고 싶은 하늘에어쩌면 만나도질 볼이 고운 사람이 난 혼자그리워라.가슴으로 그리워라.티끌 부는 세상에도,벌레 같은 세상에도,눈 맑은 가슴 맑은 보고지운나의 사람, 달밤이나 새벽녘,홀로 서서 눈물어린 볼이 고운 나의 사람,달 가고 밤 가고 눈물도 가고티어올 밝은 하늘 빛난 아침 ..

11. 박두진 시/4. 오도(午禱)

오도(午禱)박두진백(百) 천만(千萬) 만만(萬萬) 억(億)겹찬란한 빛살이 어깨에 내립니다.자꾸 더 나의 위에압도(壓倒)하여 주십시요.이리도 새도 없고,나무도 꽃도 없고,쨍 쨍, 영겁(永劫)을 볕만 쬐는 나 혼자의 광야(曠野)에온 몸을 벌거벗고바위처럼 꿇어,귀, 눈, 살, 터럭,온 심혼(心魂), 전(全) 영(靈)이너무도 뜨겁게 당신에게 닳습니다.너무도 당신은 가차이 오십니다.눈물이 더욱 더 맑게 하여 주십시요.땀방울이 더욱 더 진하게 해 주십시요.핏방울이 더욱도 곱게 하여 주십시요.타오르는 목을 축여 물을 주시고,피 흘린 상처(傷處)마다 만져 주시고,기진한 숨을 다시불어 넣어 주시는,당신은 나의 힘.당신은 나의 주(主).당신은 나의 생명(生命)당신은 나의 모두……스스로 버리려는벌레 같은 이,나 하나 끓은 ..

11. 박두진 시/3. 해

해박두진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산 너머 산 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달빛이 싫여 달빛이 싫여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빛이 싫여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해야, 고운 해야, 늬가 오면 뉘가사 오면나는 나는 청산이 좋아라휠훨휠 깃을 치는 청산이 좋아라청산이 있으면 홀로래도 좋아라.사슴 따라 사슴을 따라양지로 양지로 사슴을 따라사슴을 만나면 사슴과 놀고칡범을 따라 칡범을 따라칡범을 만나면 칡범과 놀고.해야, 고운 해야, 해야 솟아라꿈이 아니래도 너를 만나면꽃도 새도 짐승도 한 자리에 앉아워어이 위어이 모두 불러 한 자리 앉아애띠고 고운 날을 누려 보리라.

11. 박두진 시/2. 묘지송

묘지송박두진북망이래도 금잔디 기름진데동그만 무덤들 외롭지 않어이무덤 속 어둠에 하이얀 촉수가 빛나리향그런 주검의 내도 풍기리살아서 설던 주검 죽었으매 이내 안 서럽고언제 무덤 속 화안히 비춰줄 그런 태양만이 그리우리금잔디 사이 할미꽃도 피었고 삐이 삐 배 뱃종 뱃종 멧새들도 우는데봄볕 포근한 무덤에 주검들이 누웠네

11. 박두진 시/1. 박두진 시 모음 37편

박두진 시 모음 37편☆★☆★☆★☆★☆★☆★☆★☆★☆★☆★☆★☆★《1》가을 당신에게박두진내가 당신으로부터 달아나는 속도와 거리는,당신이 내게로 오시는 거리와 속도에 미치지 못합니다.내 손에 묻어 있는 이 시대의 붉은 피를 씻을 수 있는 푸른 강물,그 강물까지 가는 길목 낙엽 위에 앉아 계신,홀로이신 당신 앞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별에까지 들리고, 달에까지 들리고, 가슴속이 핑핑 도는 혼자만의 울음,침묵보다 더 깊은 눈물 듣고 계시는,홀로 만의 당신 앞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2》갈대박두진갈대가 날리는 노래다.별과 별에 가 닿아라.지혜는 가라앉아 뿌리 밑에 침묵하고언어는 이슬 방울,사상은 계절풍,믿음은 업고(業苦)사랑은 피 흘림,영원 - 너에의손짓은하얀 꽃 갈대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