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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란의 단풍놀이

광란의 단풍놀이 姜 大 實 우리의 귀가는 흑암에 실렸다 고삐 푼 나들이는 도로에 갇혔다 달려드는 길등아 전조등아 넘보지 말아라 창 안의 향연을 부어라 마셔라 넘치도록 너저분한 일상도 오늘은 물렀거라 울려라 높이높이 요동치는 리듬을 뛰어라 흔들어라 땅이 꺼지게 설움도 삭는다 타는 땀으로 내일이 용솟는다 넘치는 힘으로 해풍도 질주하는 서해안 고속도로 네 시간 반 광란의 무도장.

1. 오늘의 시 2023.10.09

가을의 애수

가을의 애수 哀愁 / 월정 강대실 가을은 아파하지 말자무심결에도 회한의 탄식일랑은 꼭 하지 말자몇 번이고 마음을 다져 먹는다. 들풀 우부룩한 풀숲에 묻혀서도그윽이 쑥 냄새 풍기는 곰삭은 쑥대처럼이내 계절도 아무 향이든 하나는 품기 원했지 갈급한 나의 바람은 잘게 깨어진 거울 조각  여직 한 번 가슴을 뜨겁게 한 적 없는열매보다는 가지만 우부룩한 무화과나무 같은 정열을 잃은 해 허겁지겁 종심의 강 건너는가을의 길목 갈꽃 나부끼는 강둑에 서자내안에 그득히 쌓여 드는 공허함 뒤 돌아보며 흘깃 눈길 하늘에 이르자밀물처럼 밀려드는 부끄러움갈한 심신을 얼러 마음의 고삐 바투 잡는다. 초2-840

1. 오늘의 시 2023.10.08

일장춘몽

일장춘몽一場春夢 / 월정 강대실  봄날, 무단히 마음 시려하자쏘옥 가슴속 파고드는 한 여자 있었지요아무리 내치려 해도 찰거머리 같은 동구 목로주점으로 슬렁슬렁 나가막걸리 한잔하기로 했지요요런조런 세간사 안주 삼아 권커니 잡거니 수도 없이 마시다곤드레만드레 대취하고 말았지요하늘을 너울너울 날 것 같이 손잡고 으쓱대며 답청 놀다, 그만돌부리에 걸려 철푸덕 넘어졌지요 둘 다그냥, 꼭 껴안고 세상모르고 잠잤지요 목이 말라 허공을 허덕이다불현듯, 정신이 버쩍 들어 눈을 떠니봄날의 긴긴 해는 벌거니 눈 흘기고 빨래를 개키든 아내가 빙시레 웃으며그만 일어나라 흔들어 깨웠지요. 초2-841

1. 오늘의 시 2023.10.07

호반의 길손

호반의 길손/ 월정 강대실 소슬바람 그지없이 집적거려도 요조숙녀처럼 얌전하고 정숙한 산국 풍기는 향기 호안에 가득한 외져 발길 뜸해진 고요로운 호수 오늘도 긴 벤치에 홀로이 찾아와 앉은 호반의 길손 밀려갔다 밀려드는 파문 산산이 부서져 반짝이는 윤슬에 실려 그윽이 풍겨 오는 물의 내음 짓누른 생의 무게 어느덧 사라지고 붉어오는 나뭇잎의 체온 오롯이 가슴에 담는다. 초2-839

1. 오늘의 시 2023.10.06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경주문인협회 |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 - Daum 카페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을 첨부합니다.회원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로 우수한 작품이 응모되도록애써주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 2023년 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pdf4 cafe.daum.net 제35회 신라문학대상 송모 요강 ​ 1. 응모기간 : 2023년 9월 1일 ~ 10월 15일까지 ​ 2. 부문 : 가) 시(5편) 나) 시조(5편) 다) 소설(단편 1편) 라) 수필(3편) ​ 3. 상금 : 가) 시 500만원 및 상패(당선작 1편) 나) 시조 400만원 및 상패(당선작 1편) 다) 소설 800만원 및 상패(당선작 1편) 라) 수필 400만원 및 상패(당선..

13. 문학 산책 2023.10.04

살아내기1.2.3

살아내기1/ 월정 강대실 짜고 맵고 쓰디쓰지만 꿀 꺽 받아 삼킨다 지명의 日月. 살아내기2/ 월정 강대실 사는 길은 끝까지 살아남는 방법은 납작 죽어 사는 것이라고 바람 앞에 나서서 가려운 데 찾아 긁어주고 입 맞춰 그림자로 따르다가도 어언간 각심의 울안에 서면 스르르 무너지고 마는 위선 뽀로통 머리 내미는 내 안의 나 비럭질 할 망정 다리아랫짓 서툴러 물린 밥상 차지한 오늘도 눈 들어 하늘 우러른다. 살아내기3/ 월정 강대실 강변에 묻힌 돌멩이 모래 한 알도 때가 되면 긴하게 쓰이어 아파트로 빌딩으로 우뚝 서는 것을 길섶에 숨죽여 사는 나무 풀 한 포기도 시절이 오면 잎 달고 꽃도 벙을혀 새도 벌 나비도 모아들이는 것을 사람도 매한가지로 죽은 듯 살아야 할 때 있으리 큰산이 되기 위해서는 골백번이라도 ..

1. 오늘의 시 2023.09.29

한가위 달밤에

한가위 달밤에/ 월정 강대실어머니!앞산 마루 휘영청 달밤땀에 찌든 농무 저만치 밀쳐놓고혹여 누구 눈에 띌까봐 뒤꼍이었어요 맨드라미 빨갛고 노란 연한 잎 송당송당 썰어 넣어동그란 보름달로 지진 전, 한사코 떼어서 입에 넣어 주셨지요어머니!곱기도 하다며 함께 바라본 보름달오늘은 어머니 반가운 얼굴 사무치는 그리움에 이슥토록 마주합니다느닷없이 자식 앞에 보이고 싶지 않은볼 위 조르르 흐른 두 줄기 눈물 달빛에 너무나 선연했습니다그 의미 지금도 알지 못하고가슴속 박혀 살아서는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도집니다.

1. 오늘의 시 2023.09.29

귀로1.2.3.4

귀로歸路1/ 월정 강대실 메마른 바람 저무는 뚝방에 올라 애증愛憎의 긴긴 강줄기 거스르고 있는 억새풀 이제 해야 할 일은 죄다 비우는 것이라고 쓰적쓰적 털어 내고는 흰 계절로 채운다. 귀로歸路2/ 월정 강대실 맑은 날보다 소맷단으로 눈물 훔쳐 산 날 많았어도 다 팔자소관이었다며 결코 곁으로 가시겠다던 당신, 이제 가슴에 지른 불 스스로 꺼 주실 아버지 함께 계 시는, 말씀은 없었지만 한 번 먹은 마음은 어쨌든지 금가락지 옥가락지 보다 더 重하단 당부셨지요. 마음 갈피에 바람 드세 길 잃은 짐승처럼 헤매다가 어머니 무덤 찾아 망초대 쑥 쥐어뜯다 언뜻 마루청 옹이같이 번쩍이는 그 말씀, 환청으로 듣고 마음갈피 다잡고 돌아서는 어스름 저물녘. 귀로歸路3 / 월정 강대실 한 손에 책가방 또 한 손엔 빈 자루랑 ..

1. 오늘의 시 2023.09.20

하늘길

하늘길/ 월정 강대실 마당귀 모과나무 할 일 없이 그냥 우두커니 먼 산 바라보는 줄 알았습니다. 때가 되면 늘 그랬듯 잎과 꽃 피우고 열매 매다는 줄로 알았습니다. 지명知命 고갯마루 턱 훌쩍 올라앉아 조용히 뒤 돌아보다 알았습니다. 삼시선三時禪으로 빛과 어둠 비와 바람 견디며 잎도 꽃도 열매도 맺고 동안거 하안거 마음공부 하여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하늘길 오르고 있었습니다.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9.16

새 눈뜨기1.2.3

새 눈뜨기/ 월정 강대실                                                                             산에 갔다  몇몇이서 추월산에 올랐다산문에 들어서자 한 잎 풀잎홍송 청청한 그늘 아래서는구정물 노나먹은 잡물건넛봉 바위 바라보면산머리 뜬구름만 같은 나의 生수달 한 마리 산주인이 듯 반색하며 산이 내준 길이라고 가르쳐 준 낭길떡갈나무 밑에서 숨 돌려가며엉금엉금 걷다 기다 하였다온 몸 후줄근히 땀에 젖어 거뜬히 산정에 발 붙였다반석에 오두마니 앉아 사념 사르고사방으로 눈길 돌리자바늘귀만큼 새 눈 뜨이는 나산정에서 알았다세상은 땀 흘린 만큼 열리고그 사람 차지가 된다는 것을.  새 눈뜨기2 / 월정 강대실 -부분일식을 보며               ..

1. 오늘의 시 2023.09.16

서글픈 소나무

서글픈 소나무 / 月靜 강 대 실웬 변덕들 이냐는 듯이늘 청청한 자태로, 속내 솔솔 바람에 실어 보내더니 네 그윽한 향기에 취한 인간들 이기의 사슬에 옥죄어 야음 태워져 끌려와처음 역전에서 만났을 때는 고향집 이웃 잘 아는 형 같아  반갑고 마음 든든하였지 음풍 소슬한 도회회색빛 야박한 인심 마음 내려놓을 수 없더냐 점점 영걸스런 모습 잃어가더니오늘은 산마을 벗들 만나 안부 전하고 오는 길,네 신음 소리 듣는다.

1. 오늘의 시 2023.09.16

오늘 하루1.2.3

오늘 하루1 / 月靜 강 대 실 얕은 물은 속이 보인다 촐랑거리며 흐르고 소리도 요란하다 그대, 오늘 하루 속 보이지 않았는가 깊은 물로 잔잔하였는가 땅을 밟기에 부끄럽지 않았는가 바람 한 가닥 돌멩이 하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는가. 오늘 하루 2 / 月靜 강 대 실 가슴에 대못이 들어와도 벌레 씹은 상 말아야 한다 속에 방망이가 치밀어도 청강수 품어 삭혀야 한다 알몸으로 불 속을 뒹굴고 벼랑에선 대신 굴러야 한다 바위산을 옮기고 대낮에 별을 따와야 한다 불어 닥치는 바람머릴 돌리고 바닷물 모두 품어 내야 한다 원이라면, 땅을 핥아야 한다 죽은 시늉이라도 내야 한다. 오늘 하루3 / 月靜 강 대 실 여우가 달려들어도 우공처럼 두려워 말자 소나기 살같이 쏟아져도 짙푸른 나뭇잎 되자 가지 끝에서도 망망 ..

1. 오늘의 시 2023.09.16

민들레꽃1.2.3.4

민들레꽃 / 월정 강대실 꽃을 바라본다서덜밭 돌 틈새 오롯이 피어난갸냘프고 애처로운 노오란 꽃 소릇이 스미는 서러움꽃물보다 더 얼얼한 속가슴뜨거워지는 눈시울 얼마나 그리움 사무쳤기에이다지 황량한 길목에서별빛 찬란히 반짝이는 게냐 열없는 위로의 말이라도 한 마디건네기 전, 아른이는노을 속 스러진 수많은 얼굴들 네 아픔 반의반이라도 나누고파살포시 안는다 너를메마른 강 가슴속에.  민들레꽃2 / 월정 강 대 실 동문이 희번하게 밝아오면그저, 들로 산으로 기어 나가해종일 곱사등이 되는 일만이 부인, 방향 잃고 헤매다 우연히 만난 길등큰 시누이, 솔깃한 귀엣말졸래졸래 따라 물 건너온 하늘 맑고 긴긴 봄날윗주막거리 신작로 옆 도짓밭 매다호미 끝 마주친 하이얀 꽃, 돌팍 틈새에 새긴 망향의 세월등 내밀던 바람 기다리..

1. 오늘의 시 2023.09.15

봄앓이1.2.3

봄 앓이/ 월정 강대실 양지쪽 빈 화분에 잡풀이 가득 지천명 시린 가슴에 그리움 한가득. 봄앓이2 / 월정 강대실 어디랄 것 없이 여기저기가 쑤시고 저려 노루잠 깨어 뒤척이는 밤 어디선가 송곳같이 파고드는 적막 깨는 소리, 귀를 재면 또-옥 똑 낙숫물 듣는 소리 창밖 여명의 유혹에 화-알-짝 나들문 열고 나오니 겹겹이 쌓인 침묵의 뜨락에 새악씨 볼에 피는 부끄럼처럼 춘색 머금은 석류나무 치렁치렁한 실가지 끝 송알송알 맺힌 빗방울. 봄앓이3 / 월정 강대실 오늘 밤도 이러히 지샐 것인가 울 위로 훌쩍 키를 높인 모과나무 만발한 꽃, 달이 환한 봄밤을 일기예보가 꽁꽁 발 묶는 남해안 외딴섬 등대 아래서 그리움의 모닥불 피우는데 옆에 누운 아내는 봄밤이 달고 꽃을 어루만지다 창문 스치고 파도 위에 눕는 하얀 ..

1. 오늘의 시 2023.09.15

병아리눈물꽃

병아리눈물꽃/ 월정 강대실 병아리눈물꽃이랑                             얼굴 맞대보았나요머리 조아리고 앉아눈물  뚝뚝  흘려본 적 있나요                                        행여 눈에 띌세라숨소리라도 새어 나갈세라바람도 눈길 보내지 않는맨땅 끝자리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앙증스런 자태로옴실옴실 모여 앉은얌전 자르르한 꽃 우리님 단아한 말씀이 듯마음문 안 열면 볼 수 없는참깨 알 같은 꽃절대 겸허가 몸에 배인 그 꽃.

1. 오늘의 시 2023.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