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살아내기1.2.3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29. 15:47

 

살아내기1/ 월정 강대실

 

짜고

맵고

쓰디쓰지만

 

받아 삼킨다

 

지명의 日月. 

 

 

살아내기2/ 월정 강대실                 
                   
사는 길은
끝까지 살아남는 방법은
납작 죽어 사는 것이라고

바람 앞에 나서서
가려운 데 찾아 긁어주고
입 맞춰 그림자로 따르다가도

어언간 각심의 울안에 서면
스르르 무너지고 마는 위선
뽀로통 머리 내미는 내 안의 나

비럭질 할 망정 다리아랫짓 서툴러 
물린 밥상 차지한 오늘도
눈 들어 하늘 우러른다.

 

 

살아내기3/ 월정 강대실
                 
강변에 묻힌 돌멩이
모래 한 알도
때가 되면 긴하게 쓰이어
아파트로 빌딩으로 우뚝 서는 것을

길섶에 숨죽여 사는 나무
풀 한 포기도
시절이 오면 잎 달고 꽃도 벙을혀
새도 벌 나비도 모아들이는 것을

사람도 매한가지로 
죽은 듯 살아야 할 때 있으리
큰산이 되기 위해서는
골백번이라도 죽어 살아야 하리.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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