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기1/ 월정 강대실
짜고
맵고
쓰디쓰지만
꿀
꺽
받아 삼킨다
지명의 日月.
살아내기2/ 월정 강대실
사는 길은
끝까지 살아남는 방법은
납작 죽어 사는 것이라고
바람 앞에 나서서
가려운 데 찾아 긁어주고
입 맞춰 그림자로 따르다가도
어언간 각심의 울안에 서면
스르르 무너지고 마는 위선
뽀로통 머리 내미는 내 안의 나
비럭질 할 망정 다리아랫짓 서툴러
물린 밥상 차지한 오늘도
눈 들어 하늘 우러른다.
살아내기3/ 월정 강대실
강변에 묻힌 돌멩이
모래 한 알도
때가 되면 긴하게 쓰이어
아파트로 빌딩으로 우뚝 서는 것을
길섶에 숨죽여 사는 나무
풀 한 포기도
시절이 오면 잎 달고 꽃도 벙을혀
새도 벌 나비도 모아들이는 것을
사람도 매한가지로
죽은 듯 살아야 할 때 있으리
큰산이 되기 위해서는
골백번이라도 죽어 살아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