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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만추

고향의 만추晩秋                    월정 강대실         일손 거둔 촌로   토담 밑 웅크리고 앉아   절은 노을 좇고     사립 잠든 빈집 앞   누렁이 한 마리 졸다   눈 부라린다     빛 잃은 먹감나무   까치 기다리다   고샅에 홍시 흘리고     유년의 추억은   개울 가 갈꽃으로 일어나   하이얀 바람 날린다.   제2시집-28

1. 오늘의 시 2023.11.17

씨내리

씨내리/ 월정 강대실  안 맵고 달짝지근해, 갖다 심어 봐! 읍내 종묘 상회 주인 여자안 매운 고추모라 해 곧이듣고 심었다. 보리밥 얼음물에 꾹꾹 말아 생된장 듬뿍 찍어 게걸스레 먹던 기억풋고추 올찬 거로 뚝뚝 한 주먹 땄다 확 콧속을 꿰뚫는 알알한 냄새눈은 그깟 것 하고 손은 어비해들었다 놓았다, 씨와 씨모를 생각하다 자고로 씨도둑은 못 한다고남 탓을 사서는 못쓴다며, 아버지평생 흐트러짐 없이 살고자 애쓰셨지 걸음질에서 묻어나는 냄새 비위 상해왼고개 젓는 사람 아직은 못 보고늘 같이하자는 이도 있어 그저 감사할 뿐인데 오늘도, 들꽃 한 송이 눈 맞추자니미안한 마음 안 들게 살지 못했고앞산 바라보는 것조차 부끄러울 때가 많다.초2-849

1. 오늘의 시 2023.11.15

가을 명상

가을 명상 / 월정 강대실      한 잎 두 잎 낙엽이 지는말바우시장 은행나무 거리 지나부산히 북으로 북으로 시공을 달려고즈넉한 산마을에 든다산산이 날려버린 여름날 뒤안길침묵으로 돌아보고 서 있는도랑가 느티나무와 마주한다나도 이제 조락의 강 건너야 할 시간바람의 심장을 꿰뚫기 위해얼마나 많고 많은 날들을가슴 숯덩이처럼 새까맣게 태우며허위허위 시위를 당겨 왔던가한 마름 짓눌러 오는 세월의 무게산방 적막 속 밀쳐놓고찬연한 내일의 밑그림 이슥토록 밤 캔버스에 그린다.(제3시집/3-100)

1. 오늘의 시 2023.11.12

영암댁 감나무

영암댁 감나무/ 월정 강대실  영암댁 마당귀 키 훌쩍한 감나무,눈 뜨면 서로 맞대고 배시시 웃음 나누는하는 짓이 꼭 주인장 본받았다 여직껏 옆길 꼬순내 한 번 못 맡아 보고심성은 맑은데다 사리는 해처럼 밝아우물가 참새들 입길에 오르내린 적 없는 두 아들과 고명딸 불심이 훈육하여복바가지 같은 자부에 훤칠한 사위씨울외보다 실한 손주들까지 효심 지극한 이웃이 다 부처요 그 은덕 하해라고고희연에 일촌을 모셔다 걸게 대접하고도소문만 무성했다며 얼굴이 홍시가 된 감나무도 오늘 함께 일흔 잔치 한다고가지마다 치렁치렁 매달린 감쥔 양반을 본받아 얼굴이 버얼겋다.초2-786

1. 오늘의 시 2023.11.09

똘감나무 아래서

똘감나무 아래서/ 월정 강대실 비트적거리며 산에 오른다 무지갯빛 산정山頂은 아직 멀었는데 힘에 부치고 숨이 목에 걸린다. 묵어, 흔적만 남은 무덤 옆 맹감 찔레가시 욱은 똘감나무 아래 선승처럼 가부좌 틀고 앉는다. 숨을 돌리고 마음 가다듬자 수간 속 맥박 치는 소리, 온 몸으로 스민다, 어디선가 ‘내리 봐야’ 길이 보인다는 환청 우레 같다. 감잎 하나 파르르 허공을 날아 내 안으로 파고든다.

1. 오늘의 시 2023.11.05

똘감나무 아래서

똘감나무 아래서/ 월정 강대실 비트적거리며 산에 오른다 무지갯빛 산정山頂은 아직 멀었는데 힘에 부치고 숨이 목에 걸린다. 묵어, 흔적만 남은 무덤 옆 맹감 찔레가시 욱은 똘감나무 아래 선승처럼 가부좌 틀고 앉는다. 숨을 돌리고 마음 가다듬자 수간 속 맥박 치는 소리, 온 몸으로 스민다, 어디선가 ‘내리 봐야’ 길이 보인다는 환청 우레 같다. 감잎 하나 파르르 허공을 날아 내 안으로 파고든다.

1. 오늘의 시 2023.11.05

가을 산

가을 산/ 월정 강대실                                 저 높은 산 상상봉 멧부리아스라한 벼랑 끝에, 덩그맣게 내 목마른 영혼 내려놓을 수 있다면 울컥울컥 피 울음 토악질해그 서글픔 이 산 저 산에 저토록   영롱한 꽃등으로 피워 내걸고 나무처럼 계절 모른 기도로칼바람 진눈개비, 의젓이 언 강 건너 주저 없이 사랑의 나래 펼치련만 돌아보면 볼수록 이제는사랑도 미움도 그리움도 안개처럼 덧없고기다란 그림자 찬란히 서러운 석양녘 다 타고 몽당비만큼 남은 여정이라도가을빛 속 또 다른 영롱한 빛이 되어절름절름 걸어서라도 가야 한다. 초2-848

1. 오늘의 시 2023.10.27

사랑을 위하여

사랑을 위하여 / 월정 강대실 스산히 낙엽이 뒹군다 한 생 아름답게 살더니 어느새 스르르 스러진 나뭇잎 하이얀 얼굴 지르밟고 걷는다 바사삭! 바람으로 다시 만나자 새로운 결별의 외마디 내 영혼 채질하는 찬란한 노래여! 결코 아파하지 말자 끝 날까지 사랑으로 보듬자며 속 깊이 큼직한 바위 하나 품고 훌쩍, 성자처럼 떠나 왔건만 사랑꽃 꽃눈 하나 틔워 내지 못하고 어스름 강둑에 눈 흘기고 서 있으니 어이 죄 아니랄 수 있으랴 사랑을 노래한다 하랴 꽃잎이 다시 피어날 그 날까지 기어이 돌아서지 않으리라.

1. 오늘의 시 2023.10.24

산사 찾아가는 날

산사 찾아가는 날1 월정 강대실 바람도 없는 가지에서 낙엽 한 잎 호수에 내려앉는다 물살에 흔들리고픈 욕망 떠도는 하늘에 실린다 산그림자 속 헤매이다 끝내 잡지 못한 바람 침잠해 버린 하늘마저 잃는다 잔물결에 너울지는 육신 어둑발 속 법고 소리에 훌훌 낙엽으로 털고 빈 바랑 메고 나선다. 산사山寺 찾아가는 날2 월정 강대실 응어리진 순간 순간이 몸살나게 봄날이 그리워 풋내 묻은 바람결 따라 산사 찾는 나그네 구불구불 올락낼락 솔밭 속 외가닥길 멎고 닫지 말라는 대로 하늘 문에 닿았네 새소리 계곡물 소리 아렴풋한 풍경 소리 독경 되어 날아와 법문으로 파고드네.

1. 오늘의 시 2023.10.21

산사 찾아가는 날1.2

산사 찾아가는 날1 월정 강대실 바람도 없는 가지에서 낙엽 한 잎 호수에 내려앉는다 물살에 흔들리고픈 욕망 떠도는 하늘에 실린다 산그림자 속 헤매이다 끝내 잡지 못한 바람 침잠해 버린 하늘마저 잃는다 잔물결에 너울지는 육신 어둑발 속 법고 소리에 훌훌 낙엽으로 털고 빈 바랑 메고 나선다. 산사山寺 찾아가는 날2 월정 강대실 응어리진 순간 순간이 몸살나게 봄날이 그리워 풋내 묻은 바람결 따라 산사 찾는 나그네 구불구불 올락낼락 솔밭 속 외가닥길 멎고 닫지 말라는 대로 하늘 문에 닿았네 새소리 계곡물 소리 아렴풋한 풍경 소리 독경 되어 날아와 법문으로 파고드네.

1. 오늘의 시 2023.10.15

공은 생이다1.2

공은 생이다 월정 강대실 물소리 실은 바람 영을 넘어옵니다 하늘 부끄러이 바라보지 않기로 합니다 먼 산자락 바람꽃 거기서 이울 듯 돈과 빛의 슬픈 집착 사르기로 합니다 가느다란 숨결 운명처럼 움켜쥐고 홀연히, 두 눈 귀 막고 가기로 합니다 까투리 비상하는 소리에 찢어지는 적막 마른 솔잎 하나 내려앉는 산정의 해름녘. 공은 생이다 2/ 월정 강 대 실 벗님네 물어오면 잊었노라 말하리다 사랑이 찾아오면 오래 전 이라 보내리다 옹알이 앓던 제비꽃 빙긋빙긋 길섶에 웃고 공허한 산자락에 백설 난분분 들어도 호수를 쓰담는 실바람으로 산다 하리다 산봉우리 넘어가는 흰 구름 되어 간다 하리다.

1. 오늘의 시 2023.10.11

광란의 단풍놀이

광란의 단풍놀이 姜 大 實 우리의 귀가는 흑암에 실렸다 고삐 푼 나들이는 도로에 갇혔다 달려드는 길등아 전조등아 넘보지 말아라 창 안의 향연을 부어라 마셔라 넘치도록 너저분한 일상도 오늘은 물렀거라 울려라 높이높이 요동치는 리듬을 뛰어라 흔들어라 땅이 꺼지게 설움도 삭는다 타는 땀으로 내일이 용솟는다 넘치는 힘으로 해풍도 질주하는 서해안 고속도로 네 시간 반 광란의 무도장.

1. 오늘의 시 2023.10.09

가을의 애수

가을의 애수 哀愁 / 월정 강대실 가을은 아파하지 말자무심결에도 회한의 탄식일랑은 꼭 하지 말자몇 번이고 마음을 다져 먹는다. 들풀 우부룩한 풀숲에 묻혀서도그윽이 쑥 냄새 풍기는 곰삭은 쑥대처럼이내 계절도 아무 향이든 하나는 품기 원했지 갈급한 나의 바람은 잘게 깨어진 거울 조각  여직 한 번 가슴을 뜨겁게 한 적 없는열매보다는 가지만 우부룩한 무화과나무 같은 정열을 잃은 해 허겁지겁 종심의 강 건너는가을의 길목 갈꽃 나부끼는 강둑에 서자내안에 그득히 쌓여 드는 공허함 뒤 돌아보며 흘깃 눈길 하늘에 이르자밀물처럼 밀려드는 부끄러움갈한 심신을 얼러 마음의 고삐 바투 잡는다. 초2-840

1. 오늘의 시 2023.10.08

일장춘몽

일장춘몽一場春夢 / 월정 강대실  봄날, 무단히 마음 시려하자쏘옥 가슴속 파고드는 한 여자 있었지요아무리 내치려 해도 찰거머리 같은 동구 목로주점으로 슬렁슬렁 나가막걸리 한잔하기로 했지요요런조런 세간사 안주 삼아 권커니 잡거니 수도 없이 마시다곤드레만드레 대취하고 말았지요하늘을 너울너울 날 것 같이 손잡고 으쓱대며 답청 놀다, 그만돌부리에 걸려 철푸덕 넘어졌지요 둘 다그냥, 꼭 껴안고 세상모르고 잠잤지요 목이 말라 허공을 허덕이다불현듯, 정신이 버쩍 들어 눈을 떠니봄날의 긴긴 해는 벌거니 눈 흘기고 빨래를 개키든 아내가 빙시레 웃으며그만 일어나라 흔들어 깨웠지요. 초2-841

1. 오늘의 시 2023.10.07

호반의 길손

호반의 길손/ 월정 강대실 소슬바람 그지없이 집적거려도 요조숙녀처럼 얌전하고 정숙한 산국 풍기는 향기 호안에 가득한 외져 발길 뜸해진 고요로운 호수 오늘도 긴 벤치에 홀로이 찾아와 앉은 호반의 길손 밀려갔다 밀려드는 파문 산산이 부서져 반짝이는 윤슬에 실려 그윽이 풍겨 오는 물의 내음 짓누른 생의 무게 어느덧 사라지고 붉어오는 나뭇잎의 체온 오롯이 가슴에 담는다. 초2-839

1. 오늘의 시 2023.10.06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경주문인협회 |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 - Daum 카페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 2023 제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을 첨부합니다.회원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홍보로 우수한 작품이 응모되도록애써주시기 바랍니다.감사합니다. 2023년 35회 신라문학대상 공모 요강.pdf4 cafe.daum.net 제35회 신라문학대상 송모 요강 ​ 1. 응모기간 : 2023년 9월 1일 ~ 10월 15일까지 ​ 2. 부문 : 가) 시(5편) 나) 시조(5편) 다) 소설(단편 1편) 라) 수필(3편) ​ 3. 상금 : 가) 시 500만원 및 상패(당선작 1편) 나) 시조 400만원 및 상패(당선작 1편) 다) 소설 800만원 및 상패(당선작 1편) 라) 수필 400만원 및 상패(당선..

13. 문학 산책 2023.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