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200

오늘 하루1.2.3

오늘 하루1 / 月靜 강 대 실 얕은 물은 속이 보인다 촐랑거리며 흐르고 소리도 요란하다 그대, 오늘 하루 속 보이지 않았는가 깊은 물로 잔잔하였는가 땅을 밟기에 부끄럽지 않았는가 바람 한 가닥 돌멩이 하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는가. 오늘 하루 2 / 月靜 강 대 실 가슴에 대못이 들어와도 벌레 씹은 상 말아야 한다 속에 방망이가 치밀어도 청강수 품어 삭혀야 한다 알몸으로 불 속을 뒹굴고 벼랑에선 대신 굴러야 한다 바위산을 옮기고 대낮에 별을 따와야 한다 불어 닥치는 바람머릴 돌리고 바닷물 모두 품어 내야 한다 원이라면, 땅을 핥아야 한다 죽은 시늉이라도 내야 한다. 오늘 하루3 / 月靜 강 대 실 여우가 달려들어도 우공처럼 두려워 말자 소나기 살같이 쏟아져도 짙푸른 나뭇잎 되자 가지 끝에서도 망망 ..

1. 오늘의 시 2023.09.16

민들레꽃1.2.3.4

민들레꽃 / 월정 강대실 꽃을 바라본다서덜밭 돌 틈새 오롯이 피어난갸냘프고 애처로운 노오란 꽃 소릇이 스미는 서러움꽃물보다 더 얼얼한 속가슴뜨거워지는 눈시울 얼마나 그리움 사무쳤기에이다지 황량한 길목에서별빛 찬란히 반짝이는 게냐 열없는 위로의 말이라도 한 마디건네기 전, 아른이는노을 속 스러진 수많은 얼굴들 네 아픔 반의반이라도 나누고파살포시 안는다 너를메마른 강 가슴속에.  민들레꽃2 / 월정 강 대 실 동문이 희번하게 밝아오면그저, 들로 산으로 기어 나가해종일 곱사등이 되는 일만이 부인, 방향 잃고 헤매다 우연히 만난 길등큰 시누이, 솔깃한 귀엣말졸래졸래 따라 물 건너온 하늘 맑고 긴긴 봄날윗주막거리 신작로 옆 도짓밭 매다호미 끝 마주친 하이얀 꽃, 돌팍 틈새에 새긴 망향의 세월등 내밀던 바람 기다리..

1. 오늘의 시 2023.09.15

봄앓이1.2.3

봄 앓이/ 월정 강대실 양지쪽 빈 화분에 잡풀이 가득 지천명 시린 가슴에 그리움 한가득. 봄앓이2 / 월정 강대실 어디랄 것 없이 여기저기가 쑤시고 저려 노루잠 깨어 뒤척이는 밤 어디선가 송곳같이 파고드는 적막 깨는 소리, 귀를 재면 또-옥 똑 낙숫물 듣는 소리 창밖 여명의 유혹에 화-알-짝 나들문 열고 나오니 겹겹이 쌓인 침묵의 뜨락에 새악씨 볼에 피는 부끄럼처럼 춘색 머금은 석류나무 치렁치렁한 실가지 끝 송알송알 맺힌 빗방울. 봄앓이3 / 월정 강대실 오늘 밤도 이러히 지샐 것인가 울 위로 훌쩍 키를 높인 모과나무 만발한 꽃, 달이 환한 봄밤을 일기예보가 꽁꽁 발 묶는 남해안 외딴섬 등대 아래서 그리움의 모닥불 피우는데 옆에 누운 아내는 봄밤이 달고 꽃을 어루만지다 창문 스치고 파도 위에 눕는 하얀 ..

1. 오늘의 시 2023.09.15

병아리눈물꽃

병아리눈물꽃/ 월정 강대실 병아리눈물꽃이랑                             얼굴 맞대보았나요머리 조아리고 앉아눈물  뚝뚝  흘려본 적 있나요                                        행여 눈에 띌세라숨소리라도 새어 나갈세라바람도 눈길 보내지 않는맨땅 끝자리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앙증스런 자태로옴실옴실 모여 앉은얌전 자르르한 꽃 우리님 단아한 말씀이 듯마음문 안 열면 볼 수 없는참깨 알 같은 꽃절대 겸허가 몸에 배인 그 꽃.

1. 오늘의 시 2023.09.14

봄앓이3

봄앓이3 / 월정 강 대 실 오늘 밤도 이러히 지샐 것인가 울 위로 훌쩍 키를 높인 모과나무 만발한 꽃, 달이 환한 봄밤을 일기예보가 꽁꽁 발 묶는 남해안 외딴섬 등대 아래서 그리움의 모닥불 피우는데 옆에 누운 아내는 봄밤이 달고 꽃을 어루만지다 창문 스치고 파도 위에 눕는 하얀 달빛 뚝뚝 지는 서러운 꽃잎 저 달이 언제 차서 자지러지고 모과꽃 얼마나 더 봄을 게워내야 춘몽 같은 애틋한 그리움 보려나 문지방 넘어 오는 성난 파도소리 눈자위 버얼건 속으로, 어느새 희끄무레 걸어오는 먼동.

1. 오늘의 시 2023.09.14

노거수2

노거수老巨樹 2 / 월정 강 대 실 별의별 病도 다 있나 보다 인술도 청순한 바람도 소용없어 더는 회생 기미 보이지 않는다 터덕거리며 삼동의 강 넘더니 성큼성큼 쫓아오는 花信에도 생의 끝자락 틀어쥐고 눈 한 번 깜짝 않다니 부끄럼 없는 나들이 길에 생채기만 덕지덕지 안고 이젠 본향으로 가시려나 보다 아름다운 결단의 길에 살아도 살았달 수 없는 목숨, 이리 가슴앓이만 한다.

1. 오늘의 시 2023.09.14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나탈리 골드버그

번호 : 64 글쓴이 : 허소미 조회 : 28 스크랩 : 0 날짜 : 2006.08.17 12:08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나탈리 골드버그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 두어라. *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

13. 문학 산책 2023.09.14

민들레꽃2

민들레꽃 2 / 월정 강대실동문이 희번하게 밝아오면그저, 들로 산으로 기어 나가해종일 곱사등이 되는 일만이 부인,방향 잃고 헤매다 우연히 만난 길등큰 시누이, 솔깃한 귀엣말졸래졸래 따라 물 건너온하늘 맑고 긴긴 봄날윗주막거리 신작로 옆 도짓밭 매다호미 끝 마주친 하이얀 꽃,돌팍 틈새에 새긴 망향의 세월등 내밀던 바람 기다리다 지쳐애처로이 그리움의 꽃대 피워 올린얼굴 맞대고 바라보다울컥, 북받쳐 오르는 서러움흐느적흐느적 어깨 들썩이던 꽃.(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1. 오늘의 시 2023.09.14

나를 만나다

나를 만나다 /월정 강대실 이제 가차 없이 세월의 누더기 벗어던지고 싶다. 뒤죽박죽된 서실 정리하다가 느지막이 아침 때운다. 차 한 잔 챙겨 들고 우두망찰하다 지나온 길 본다. 예제없이 널린 삶의 편린들 因緣의 얼레를 감고 푼 하많은 사람들…… 돌연 탈박 둘러쓴 나를 만난다. 꾸물대다 세월이 벼린 바람 맞고 에움길 돌다 간당간당 회한의 강 건너는 얼뜨기, 정수리에 성근 땀내 밴 머리칼 점점 눈멀고 귀먹더니 이제, 삐뚤어진 주둥이 헛나발 불며 거들먹거리는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9.14

꽃씨를 심으며

꽃씨를 심으며 / 월정 강대실 긴긴 침묵 속 기다림은 볕뉘에 한껏 가슴 부푼 너, 사알짝 불러낸다 바람 잔 시간 밖으로 숫기 잃어 떨리는 가슴 양지바른 대지의 자궁 깊으막에 은밀히 몸 풀 자릴 마련하고 정열의 까만 씨알 하나 지극한 정성으로 골라 심고 돌앉아 기도 속 정갈한 하루가 간다 그날의 설렘 채 가시기도 전에 어느 아침 잉태한 샛노란 떡잎 하나 고고성으로 세상 밖에 밀어내면 그 지긋지긋한 산고, 온이 한 계절 뜨락에 넘실이는 꽃물 사랑의 보람으로 가꾸련다.

1. 오늘의 시 2023.09.14

눈 내리는 창가에서

눈 내리는 창가에서 / 月靜 강 대 실 가벼워지고 싶다 가벼워야 내려앉을 수 있다면 나도 저 희뜩거리는 눈처럼> 가볍디가벼워져 눈꽃으로 내려앉고 싶다 보고 듣고 시 쓰고 하루하루가 수없는 두레박질, 매양 비워내기 연습이련만 한 눈금도 기울지 않는 가련한 세월 키 낮추고 몸집 줄이고 겹겹이 둘러쓴 인두겁 벗어야겠다 심보를 씻고 양심 헹구고, 욕심으로 뒤틀리는 창자 말끔히 비워내야겠다 허공을 바람의 무게로 날아 시려운 가슴에 꽃이 되고 싶다 쓰레기 같은 세상 순백으로 칠하고 싶다 순수한 내 빛깔로 평천하하다가 어느 순간 소리소문도 없이 스러져 아래로 아래로 스며들고 싶다.

1. 오늘의 시 2023.09.14

겨울산2

겨울산2 / 月靜  강  대  실    침묵하는 것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이곳 와서 본다.  눈짐 지고도 아무렇지 않는 듯 태연한 겨울산에서   누군가의 아픔을 생각 한다.  눈물로 지새웠을 많은 밤들을 생각한다.  가만히 있다고 말이 없다고 고통이나 번민이 없다고 이야기하지 마라. 노송 한그루 끌어안고 살아 온 길 물어 봐라 강 건너 불 보듯 살아 왔는가? 스스럼없이 마음 활짝 열어 주는 겨울산에 들어 (제3시집 3-17. 겨울산)

1. 오늘의 시 2023.09.14

아내의 발

아내의 발/월정 강대실 길마 무거운 소, 드러눕더니 며칠째 꼼짝 못하는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이불자락 쏘-옥 나온 두 발 오롯, 가족들 바람의 고임돌 되어 세상의 질고 매운 것 다 심연에 묻고 한 生 바닥으로 살아온. 구부정한 발가락 거뭇거뭇한 발톱 버성긴 발뒤꿈치며 여기저기에 박인 옹이와 굳은살, 도짓소로 살아온 세월의 유산. 한밤, 구도자 고행의 훈장에서 성자의 말씀 들린다 내리 걸어야 할 길 본다 두 발이 몰래 흘렸을 눈물 헤아리다 마음속 촛대에 불 밝히고 참회의 뜨거운 경배 발볼에 기-인 입맞춤 한다.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1. 오늘의 시 2023.09.14

이순

이순耳順 / 月靜 강대실 바람길 따라가는 생生 멀고 먼 길 득달같이 달려 지천명知天命 고개 넘고 나니 이제, 귀나 순해지라 하네 한 마름이 차도록 세상 흥야항야 살아왔나니, 때로는 발등 짓찧고 싶은 회한도 가슴 저미는 슬픔도 보일 수 없는 눈물 속에 묻어두고 얼풋이 보이는 남은 길 서둘지 말고 쉬엄쉬엄 가라하네 찌륵소도 불여우도 마음 편히 들고 나게 묵정밭 된 마음, 다시 일구며 무량세계無量世界 가꾸라 하네.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9.14

숲 속을 거닐다

숲 속을 거닐다 / 月靜 강 대 실 눈길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더듬는 동안 가슴은 켜켜이 쌓인 사랑이나 미움 따위 그늘에 널어 말린다. 그만 내려놓고 싶은 내가 짊어진 生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서로 어깨를 걸고 한세상 살아내는 나무들, 그 삶이 더 없이 부럽기만 한데 숲 속에 들어도 한 점 동화되지 않는 나 異邦人처럼 낯설다.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9.14

제3 시집 "숲 속을 거닐다" 발간

시인의 말 많은 생각 속에 살았습니다. 온갖 부질없는 생각에 마음 잡혀 바닥으로 내려가는 길은 보지 못하고 아까운 세월만 허송해 왔습니다. 그 부스러기 가득 찬 곡간을 치웁니다. 겉흙이나 글쩍거리는 삽질 뒷것들이라 망설이다가 욕이 금이 될 수 있다는 주제넘은 욕심에 다시 한 권 시집으로 묶었습니다. 그리고 이웃의 많은 사람들과 한 권씩 나누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나온 길은 들판의 풀처럼 머리 내민 회한뿐이고 아직도 가야할 길은 가마득한데, 어느새 뒤 따라오는 그림자가 기다랗습니다. 이제, 한 다락 더 넓고 깊게 마음밭 일구어 하늘과 땅을 읽는 눈도 뜨고 새 창고에는 차곡차곡 알곡을 쌓으렵니다. 2011년 初秋 月靜堂에서 강 대 실 배상

1. 오늘의 시 2023.09.14

나 홀로 집타령

나 홀로 집타령/월정강대실 사통팔달 도심권 한복판 이층 양옥혹자는 지나다 휙 돌아서서 멀거니 쳐다보는아무래도, 아파트는 닭장 같이만 보여 내로라한 이 권에 선뜻 더 얹어 주고 차지한20여 년을 마당 가득히 햇볕 넘실거려옥작옥작 두 아들 눈 틔우고 짝 맞춰, 스스로밥술 들게 한 보금자리에다 재산 목록 제 일 호허위허위 은행 빚까지 다 털고 나니백마 등에 올라탄 뿌듯함 같은 건 간 데 없고희끗희끗한 쑥대머리에 찌든 궁기뿐언제부턴가 중심권에 냉기 일고, 가족들아파트 노래만 불러 선보이자고 내놓으니분내 풀풀 풍기며 달려든 치맛바람코끼리 다리 쳐다보듯 시르르 둘러보고는막무가내 본전을 갈라 먹자 콧김 튕기고 가네서울 아파트 자고 새면 억 억 억장 무너지고잽싸게 막다른 집 팔고 신 개발지로 간 친구만났다 하면 천 천..

1. 오늘의 시 2023.09.13

못 잊을 사랑

못 잊을 사랑 / 월정 강대실 눈길 걷다가 작달비 생각난다고 어깨 들썩이던 사람아 강 속 덩그런 달 너무 곱다고 울먹이며 전활 주던 못 잊을 여자야 잊었느냐 그 약속, 어느 날 앞산 곰바위가 벌떡 일어나 세상 그리움 죄다 쓸어 간대도 우리들 사랑 변치 말자던 오늘도 고향 동구 밖 선돌로 서서 그리움 꽃밭 가꾸다 이우는 꽃잎 서럽고 떠나보낸 빈 가슴 바람처럼 차가운데 여자야, 못 잊을 내 사랑아! 이 봄 청매실밭 에두른 언덕배기 놀빛 젖은 찔레 향 그윽하여 이토록 네가 그리운 게냐?

1. 오늘의 시 2023.09.13

산밭2

산밭2 / 月靜 강대실 몇 해 전 가을 끄트머리 포르르!, 한 양반이 날아들더니 호들갑 떨며 주인 행세 부리더구먼 구린내가 몰큰몰큰 풍겼으나 어련히 알아 하겠지 싶어 못 본 척 납작 엎드려 있었지 그런데, 팔도 유랑 길에라도 올랐는지 그 후로는 도통 그림자도 안 비치니… 꼭 삿갓 같은 사람이라며 찔레나무 사방에서 지경을 넘어들고 산딸기나무 가운데다 진 치고 칡넝쿨 온 땅을 횡행활보하니…… 구시렁대다 흠칫 말허리 꺾는, 산밭 씁쓰레한 낯꼴 눈앞에 아른거리는지 시르르 밭귀퉁이 눈 둘러보며 마음 질질 끌고 도망치는 새 주인.

1. 오늘의 시 2023.09.13

고향 무정

고향 무정 / 월정 강대실 못잊어 고향에 찾아왔어도 아버지 어머니 얼굴 다시 뵈올 길 없고 새로 드신 봉안당 들러 성묘 드리고 늦자란 제비풀만 쥐어뜯다 간다 고향 동네 몇 바퀴를 돌아도 봉철이 명문이 소식 전해 들을 데 없고 윗주막들 신작로 옆 큰밭에 들러 매화나무 손 한 번 잡아 주고 간다 유년적 들일머리 말씀 생생한데 뒷산 같은 그 모습 보이질 않고 주인 바뀐 전답에서 일어난 바람 서낭당 고개까지 등을 떠민다 지금도 상월부락은 상월부락인데 묏등골에서 뒹굴던 벗들 어디로 가고 오장산 봉머리 에돌아 온 구름 추월산 상봉 너머 북으로 울어 옌다.

1. 오늘의 시 2023.09.13

사모곡

사모곡(思母曲) 月靜 강 대 실 아들 딸 맘대로 둘 수 있냐고 둘러앉은 손자들 어르며 꽃터 하나씩 팔아보라고 훤히 웃으시더니 사는 것 맘대로 할 수 있냐고 허줄히 지나는 이 손짓하여 옷가지 요깃거리 챙겨 주시며 흔흔해 하시더니 죽는 것 맘대로 안 된다고 사자 귀신 원망하며 용한 의원 예제 찾아 헤매다 삼베옷 한 벌로 떠나신 당신 어머니, 이젠 편안하신가요 하늘 세상 좋고 좋은지 한 아름 미소로 꿈길 들러 가시고.

1. 오늘의 시 2023.09.13

반갑다, 친구들아! (용산초교 35회 동창회에 부쳐)

반갑다, 친구들아! (용산초교 35회 동창회에 부쳐) 月靜 강 대 실 우리 선대님 부용산 봉머리 바라보며 자자손손 지켜온 찰진 용산들에 하늘의 점지로 터 잡고 땀으로 문 열어 84년 면면부절 이어 온 용산초등학교 키워 낸 기둥 얼마이런가! 아버지 어머니, 형 언니의 발자취 좇아 새신 신고 교문을 들어선지 어언 반백년 병아리들 초롱초롱한 꿈은 무지개보다 더 영롱히 피어올랐지 더 넓은 바다에서 꼬옥 만나자며 검은 머리들 울먹이며, 용강 강줄기 타고 모래알로 흩어진지 어언 46개 성상 강은 깊고 넓어 물살 더 세고 높은 산 깊은 골짜기에 바람 잔 날 없었으나 한 번 잘살아 보겠다는 뗏장 같은 의지로 윗사람에게는 한없는 존경과 복종 아랫사람에게는 살붙이보다 더 진한 정리로 눈코 뜰 새 없이 허대는 우릴 꺾질 못..

1. 오늘의 시 2023.09.13

친구들아, 반갑다! (광상 19회 동창회에 부쳐)

친구들아, 반갑다! (광상 19회 동창회에 부쳐) 月靜 강 대 실 우리 부모님, 가보처럼 이어 받은 가난의 멍에 허리띠 졸라매 눈물로 넘는 보릿고개 벗어나려면 빨리 거만의 돈 버는 길뿐이라고 은행원, 회사원, 선생님으로 공무원, 사업가, 농군으로…… 경쟁의 선봉에서 성공 신화를 낳고, 한 땐 세인의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됐지 천님이 내려 준 평생 밥줄, 경제발전의 주역으로 믿고 윗사람에게는 한없는 존경과 복종 아랫사람에게는 살붙이보다 더 진한 정과 의리로 눈코 뜰 새 없이 허대다가, 어언간 세월을 흘려버린 중년 지금껏 살아온 세상과 내가 아닌 안타까운 경쟁자 겁 없는 후배들과 어렵사리 생명줄로 앉은 의자 밀고 당기며 모둠발로 키 재기 해야 했었지 고비용 저효율 타개를 앞세운 앙칼진 칼바람, 더는 버틸 수..

1. 오늘의 시 2023.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