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눈 내리는 창가에서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4. 01:17

눈 내리는 창가에서 / 月靜 강 대 실

    가벼워지고 싶다 가벼워야 내려앉을 수 있다면 나도 저 희뜩거리는 눈처럼> 가볍디가벼워져 눈꽃으로 내려앉고 싶다 보고 듣고 시 쓰고 하루하루가 수없는 두레박질, 매양 비워내기 연습이련만 한 눈금도 기울지 않는 가련한 세월 키 낮추고 몸집 줄이고 겹겹이 둘러쓴 인두겁 벗어야겠다 심보를 씻고 양심 헹구고, 욕심으로 뒤틀리는 창자 말끔히 비워내야겠다 허공을 바람의 무게로 날아 시려운 가슴에 꽃이 되고 싶다 쓰레기 같은 세상 순백으로 칠하고 싶다 순수한 내 빛깔로 평천하하다가 어느 순간 소리소문도 없이 스러져 아래로 아래로 스며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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