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씨를 심으며 / 월정 강대실
긴긴 침묵 속 기다림은
볕뉘에 한껏 가슴 부푼 너, 사알짝
불러낸다 바람 잔 시간 밖으로
숫기 잃어 떨리는 가슴
양지바른 대지의 자궁 깊으막에
은밀히 몸 풀 자릴 마련하고
정열의 까만 씨알 하나
지극한 정성으로 골라 심고 돌앉아
기도 속 정갈한 하루가 간다
그날의 설렘 채 가시기도 전에
어느 아침 잉태한 샛노란 떡잎 하나
고고성으로 세상 밖에 밀어내면
그 지긋지긋한 산고, 온이
한 계절 뜨락에 넘실이는 꽃물
사랑의 보람으로 가꾸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