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1 / 月靜 강 대 실
얕은 물은 속이 보인다
촐랑거리며 흐르고
소리도 요란하다
그대, 오늘 하루
속 보이지 않았는가
깊은 물로 잔잔하였는가
땅을 밟기에 부끄럽지 않았는가
바람 한 가닥 돌멩이 하나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었는가.
오늘 하루 2 / 月靜 강 대 실
가슴에 대못이 들어와도
벌레 씹은 상 말아야 한다
속에 방망이가 치밀어도
청강수 품어 삭혀야 한다
알몸으로 불 속을 뒹굴고
벼랑에선 대신 굴러야 한다
바위산을 옮기고
대낮에 별을 따와야 한다
불어 닥치는 바람머릴 돌리고
바닷물 모두 품어 내야 한다
원이라면, 땅을 핥아야 한다
죽은 시늉이라도 내야 한다.
오늘 하루3 / 月靜 강 대 실
여우가 달려들어도
우공처럼 두려워 말자
소나기 살같이 쏟아져도
짙푸른 나뭇잎 되자
가지 끝에서도
망망 바다에서도
떨어지지 않는 다람쥐 되자
유유한 고래가 되자
호랑이에게 물려 가도
심중에 산맥 하나 품고
정신 바짝 차리고 살자.
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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