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서글픈 소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6. 20:39

 

 

 

서글픈 소나무 / 月靜 강 대 실


웬 변덕들 이냐는 듯이

늘 청청한 자태로, 속내 
솔솔 바람에 실어 보내더니 

네 그윽한 향기에 취한 인간들 
이기의 사슬에 옥죄어 
야음 태워져 끌려와

처음 역전에서 만났을 때는 
고향집 이웃 잘 아는 형 같아  
반갑고 마음 든든하였지 

음풍 소슬한 도회
회색빛 야박한 인심 
마음 내려놓을 수 없더냐 
점점 영걸스런 모습 잃어가더니

오늘은 산마을 벗들 만나 
안부 전하고 오는 길,
네 신음 소리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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