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민들레꽃1.2.3.4

월정月靜 강대실 2023. 9. 15. 14:34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민들레꽃 / 월정 강대실

 

꽃을 바라본다

서덜밭 돌 틈새 오롯이 피어난

갸냘프고 애처로운 노오란 꽃

 

소릇이 스미는 서러움

꽃물보다 더 얼얼한 속가슴

뜨거워지는 눈시울

 

얼마나 그리움 사무쳤기에

이다지 황량한 길목에서

별빛 찬란히 반짝이는 게냐

 

열없는 위로의 말이라도 한 마디

건네기 전, 아른이는

노을 속 스러진 수많은 얼굴들

 

네 아픔 반의반이라도 나누고파

살포시 안는다 너를

메마른 강 가슴속에.

 

 

민들레꽃2 / 월정 강 대 실

 

동문이 희번하게 밝아오면

그저, 들로 산으로 기어 나가

해종일 곱사등이 되는 일만이 부인,

 

방향 잃고 헤매다 우연히 만난 길등

큰 시누이, 솔깃한 귀엣말

졸래졸래 따라 물 건너온

 

하늘 맑고 긴긴 봄날

윗주막거리 신작로 옆 도짓밭 매다

호미 끝 마주친 하이얀 꽃,

 

돌팍 틈새에 새긴 망향의 세월

등 내밀던 바람 기다리다 지쳐

애처로이 그리움의 꽃대 피워 올린

 

얼굴 맞대고 바라보다

울컥, 북받쳐 오르는 서러움

흐느적흐느적 어깨 들썩이던 꽃.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민들레꽃3/ 월정 강  대  실 
                      
바람결에 물어 왔나 
물길 따라 찾아 왔나 

타는 그리움 참지 못해 
봄 볕 몇 낱 문안 들면 

속도 모른 인간, 
발길에 짓밟혔어라. 

 

 

민들레꽃4/ 월정 강대실

 

 

발길 드문 데 찾아 제 발 스스로 묶고 

갖은 고난과 역경 일상으로 여기며

감사와 염불로만 사는 앉은뱅이꽃.

 

새해 첫머리 꽃샘바람 고집스레 불어쳐도  

천지 만물의 넘치는 새 소망 발원하며

봄의 길목에 샛노란 꽃등 보시하는

 

남의 꽃자리 넘어다보는 일 없이  

날개는 접어 땅바닥에 납작 몸 낮추고 

땅속 깊숙이 생명줄을 다지는 민초

 

땅기운 공덕으로 받아 연신 피어낸 별꽃

꽃대 높이 받쳐 올려 기도하다

이유 없는 밟힘도 업고로 믿고 합장하는

 

어느 결 여물인 호호백발 두상 위 씨알

바람의 날개 기다려 홀홀 떨쳐 보내고

일체 만물이 다 공덕임을 실천하는.  

 

한생이 깨달음의 향기 농농한 법문

보면 볼수록 영락없는 보살

올봄도 광명 바라 묵언 수행 중이다.

초2-830/2023. 3. 29.

 

사진출처: 인터넷 이미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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