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댁 감나무/ 월정 강대실
영암댁 마당귀 키 훌쩍한 감나무,
눈 뜨면 서로 얼굴 맞대고 배시시 웃고 사는
하는 짓이 꼭 주인장 본받았다
칠순이 되도록 옆길 꼬순내 한 번 못 맡고
심성이 춘풍인데다 사리는 해처럼 밝아
우물가 참새들 입길에 오르내린 적 없는
두 아들과 고명딸 불심이 훈육하여
복바가지 같은 자부에 훤칠한 사위
씨울외보다 실한 손주들까지 효심 지극한
이웃이 다 붓다요 그 은덕 하해라고
고희연에 일촌을 모셔다 걸게 대접하고는
소문만 냈다며 얼굴이 홍시가 된
감나무도 오늘 함께 일흔 잔치 한다고
가지마다 치렁치렁
쥔 양반을 본받고 얼굴이 버얼겋다.
초2-7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