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989

오십보백보다

오십보백보다/ 월정 강대실  틈이 보인다 싶으면물 본 기러기처럼 네 활개치는 몰골눈에 든 가시 같고 껄끄럽지만마음 다잡으며 재갈 물고 버티다 마침내는 마구 뚫린 창구멍 되어끝도 갓도 없이 띄워 보낸 오만 소리에도가니 쇳물같이 끓어오르는 밸을 삭히지 못해맞대고 사자후 토하고 나면 묵은 체증이 뚫린 듯 후련하다 말고한량없이 낯간지러워온종일 고개를 제대로 못 들고회한의 속앓이를 하는 나에게 ‘에-끼 이 ..., 오십보백보다!’천궁에서 아버지 귀를 찢는 날벼락 소리홍당무처럼 달아오르는 낯바닥.초2-869

1. 오늘의 시 2024.08.16

잡풀을 뽑으며2

잡풀을 뽑으며2/월정 강대실                                                                    뜨락 햇볕 이따금 들러가는 마당귀기세 어울린 떨기나무 사이 낯선 얼굴 하나,몸피 또렷하고 훌쩍한 줄기에채 여물리지 못한 열매 몇 낱 여운 애틋한 대번에 쑤욱 뽑아내려 하자지지직..., 왜 나예요!들입다 내지르는 절규 한 마디손끝 억척에 자존의 고갱이 버리고그만, 쏘옥 나신이 드러내는 애초아무 눈에도 안 띄는 땅 속 첫길을 내며얼마나 많은 일월을 손발이 부르트고온이 땀바가지 되어 가뿐 숨 몰아쉬었으면이리도 야무지게 목줄 대고 있을까오늘도, 감나무 밑에 두고 온 삿갓 미사리가언뜻언뜻 떠오르는 어스름 강변어디서 돌멩이라도 하나 날아들 것 같아얼른 그림자를 감춘다...

1. 오늘의 시 2024.08.15

내림

내림/ 월정 강대실  안 맵고 달짝지근해, 갖다 심어 봐! 읍내 종묘 상회 주인 여자안 매운 고추모라 권해 곧이듣고 심었다. 보리밥 얼음물에 꾹꾹 말아 생된장 듬뿍 찍어 게걸스레 먹었던 기억풋고추 올찬 거로 뚝뚝 한 주먹 딴다 확 콧속을 꿰뚫는 알알한 냄새눈은 그깟 것 하고 손은 어비해잡았다 놓았다, 씨와 씨모를 곰곰 생각한다 자고로 씨도둑은 못 한다는데남 탓을 사서는 절대로 못쓴다며, 아버지 자식들 밥상머리 교육을 단단히 하셨지 걸음질에서 묻어나는 냄새가 비위 상해왼고개 젓는 사람 아직껏 못 보고자꾸, 짬을 내 같이하자는 이도 있는데 오늘도, 들꽃 한 송이가 눈을 맞추려 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먼산 바위를 쳐다보는 것조차 부끄럽다.초2-849

1. 오늘의 시 2024.08.14

짝사랑-시詩

짝사랑/ 월정 강 대 실-시詩                                     심쿵했지요, 숫되고 세상 물정 몰라우연히 그대의 숨결 처음으로 마주하고천진한 마음의 손목 살갑게 잡아 준 순간 갈수록 갈한 영혼, 만나면 또 보고 싶고못 잊을 감미로움 솔솔 뭉클해지는 가슴내 안 꽃밭에 짝사랑 멍울었지요 적막한 사위 손 흔들어 준 얼굴 달 떠오르면초병 지리한 삼년 입노래로 동행하며입영의 첫 다짐 지켜 내는 의지 돋웠지요 세파 헤쳐 끊임없이 바람 쫓던 긴 여름산맥 같은 바윗덩이 길을 막아서도그윽한 체취 황우 끈질긴 힘의 샘터였지요    애달픈 짝사랑의 냉가슴 아직 인가요꿈길에도 품고 살아온 나이테가 몇인데향 없어 인지 내 詩는 벌 나비 찾지 않고 속절없이, 쑥대머리 뒤뚱뒤뚱 넘는 저문 강변동문 위..

1. 오늘의 시 2024.08.13

이웃사촌

이웃사촌/ 월정 강대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데먼빛에 누가 그림자만 얼씬해도사나운 개를 본 듯 힐긋힐긋 눈총 따가워다붓한 뒷산을 찾는 일이 다반사가 되었다오늘도, 얼굴도 몸매도 제각각인 나무들손잡고 기도로 사는 산마을에 든다내 또래 머리가 성근 갈참나무 하나간밤 뜬눈에 연달은 외풍 막아서다힘이 부치고 어질해 깜빡 발을 삐었단다한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이웃들 식겁해아니다고, 한 번 몸 누이면 기신 힘들다고머리를 고이고 어깨 붙들고 등을 내주고...친살붙이같이 지극정성 일상을 걸었다옳아, 산마을에서나 사람 사는 동네나선뜻 내 낮은 손 내밀어 손 맞잡으면세상은 모두 다 어깨를 겯는 이웃사촌말없는 나무마을, 절로 머리가 수그러진다.초2-793/2020. 9. 7.

1. 오늘의 시 2024.08.07

다시 길을 찾다

다시 길을 찾다/월정 강대실 어느덧, 기운 해 서창 너머로 설핏한데 여기저기 솔깃한 눈맛 귀맛만 찾아 기웃대다 아까운 계절도 곁도 몽땅 놓쳐 버리고주저주저하다 딱지 동무 찾은 친구뒷산 솔폭 밑에 숨어 내뺀 세월 뒤쫓다 목을 꺾고 울며 돌로 발등 찧어 봤는가! 불고추 씹어 삼키는 얼얼한 고통 맛보았다면줄밤 새워서라도 무릎을 맞대자꾸나세상사 모두 다 마음먹기 달렸다고 맞잡은 다짐 마음의 돌판에 아로새겨네발로 기고 물소의 뿔로 산과 바다를 넘어 다시금 뿌리 깊은 사과나무 심자 안락의 허기 일면 눈과 귀 틀어막고숨이 턱에 차올라 쓰러지면 오뚝이 되어굽이치는 강물 제아무리 시려도끝은 노을빛보다 더 따스운 마음이자.초2-792/2020. 8. 25

1. 오늘의 시 2024.08.07

저물녘의 비애

저물녘의 비애 /월정 강대실  신역 광장에는 두 길이 있지요역사로 들어가 새물을 먹는 길과궁벽한 라도羅道 구석구석에 틀어박히는 길문 밀치고 대합실로 들어가면꿈속 같은 두 도회로 가는 지름길 있어요,소도 개도 다 오갈 수 있다는하나 간신히 뜬 반눈으로 발싸심하다이도 저도 못한 썩배기가 되었어요바늘 가는 데 실로 따르는 두 녀석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랐는데도 못했지요땀으로 얼기설기 마련한 토끼집 팔고어찌저찌해서 봇짐을 쌀 맘이었지요복부인들 시르르 둘러보고는 거저먹자 하고달리 솟대 같이 아득한 거처 마련의 길하늘 보고 주먹질하는 일이었지요말 꼬리에 붙은 파리의 꿈도 품어 보았으나기적도 요행도 아무나 찾질 않았어요다행히, 품안에서 간신히 책가방 들리고무릎 밑에서 앞 열어 살라 윽박았어도재량으로 식솔이랑 나가 밥..

1. 오늘의 시 2024.07.31

검정 고무신

검정 고무신 / 월정 강대실             아버지 아껴 신어라며 설 추석빔으로 사 주신,옆볼이 찢어지면 몇 번이고 촘촘히 꿰매신고장날 땜장이한테 때워 신기도하지요   다 닳아서 더는 못 신게 물이 새들면바닥 길이를 잰 짚풀 자 개비에 넣고 가셨다깜빡 잊고 그냥 오셨다가도다음 장날 발보다 큰 문수 사 오시지요 밖에 신고 나가서는 혹여 잃을세라한켠에 표 나게 벗어 놓고 연신 눈을 주다끝나기가 무섭게 후다닥 나가 챙겨 들지요 어쩌다 남의 신발이랑 바꿔 신고 오면내 먼저 알아챈 아버지 열화 같은 지천에도선생 소 몰듯이 찾아 나서지요 신발 한 짝 벗어서 가재 다슬기 잡다엉겁결 손을 놓아 물살에 떠내려가면허겁지겁 쫓다 물에 빠진 생쥐 되지요   마지막까지 가슴 설레게 하는잘깡잘깡 헌 고무신 외는 엿장수 가위..

1. 오늘의 시 2024.07.30

참꽃 피었어요!

참꽃 피었어요!/ 월정 강대실  봄볕 따사로이 내리쪼이는바람 비킨 산자락 양지 녘어느새 반가운 참꽃 봉싯봉싯 피었어요 등성이 너머 먼산나무하러 간 쇠죽방 박센한 묶음 나뭇짐에 꽂고 온 꽃 위로하늑하늑 노랑나비 달고 온 농골산 나물 캐러 간 종만이 엄니하도 반가워 나물은 안 캐고 온 산 쓸어서 꾹꾹 눌러 바구니 한가득 따 온 춘삼월 꽃피는 호시절은 아직 멀었는데이마 위 앞산에 눈을 보내 망보다두견이 노래 좇으며 따 먹어도 따 먹어도허기 가시지 않던 내 유년의 꽃. 초2-787/2020. 3. 15.

1. 오늘의 시 2024.07.29

자서

자서自序/월정 강대실-나와 시詩 앞내 허리 조아린 풀섶 아래굽이굽이 흐르는 물굽이날 보란 듯 세상 가장 낮은 곳 찾아재잘재잘 잘도 흘러간다 그러나, 詩와 그 변방을서성인지 꽤나 오래 된 나는한 발짝도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내 만족이나 위안이나구원의 도구로 시를 만나고 있지는 않는지 부여안고 끼적끼적앞서기는커녕 뒤따라가기도 버겁지만그냥,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오늘도詩를 쓸 수밖에… 나를 지키기 위해서 앞으로도이 쭉정이 뿐인 시 농사 짓으리라산마을에 흙집 지어 이사할 그날까지.  2025년 봄 태왕골 우거에서월정 강대실 초2-756/2017. 01. 01.

1. 오늘의 시 2024.07.28

귀로에 오르다

귀로에 오르다/ 월정 강대실 지금부터 입니다새로 시작하기로 합니다 겹겹이 둘러쓴 인두겁과 철갑훌훌 벗어 내치고 사금파리 길이라도 닫는 겁니다각심의 허리띠 질끈 동여매고 비바람 드세게 몰아치면바위 밑에라도 피했다 가고 그리움 싹터 오르면, 길섶씁쓰레한 풀잎 꼭꼭 씹어 넘기며 결단코 한눈파는 일 없이앞만 보고 죽자사자 뛰는 겁니다 서녘 노을빛 아름다운 꿈으로다시 사는 겁니다.초2-729.

1. 오늘의 시 2024.07.18

꿈속의 시

꿈속의  시詩/월정 강대실     끓는 용광로 속 같은 욕망오감을 끌어안고 끙끙대지만도대체 아무 기미 보이지 않는다 바람 날개 타고 솟대 끝 오르고천지 사방 들개처럼 이슬 쓸고 다녀도잠자리 눈곱만치도 낌새가 없다 첩첩산중을 굶은 짐승같이 싸대다파도가 물기둥 치는 벼랑에 서서공룡처럼 으르릉으르릉 울부짖는다 이내, 창포물에 쫙쫙 감아 땋은 머리항라 치마저고리에 외씨버선 신은새악시 같은 詩 한 편 붉은 뺨에 살포시 외짝 보조개 지으며꿈속 오솔길 은빛 바람결 따라하느작하느작 걸어서 내게 안긴다.   초2-7282009. 8. 26.

1. 오늘의 시 2024.07.18

귀로3

귀로3/ 월정 강대실  한 손에 책가방 다른 한 손엔빈 식량 자루랑 된장 단지 챙겨 들고쌍치행 버스에 올라타면어느새, 마음은 귀가 고소한 고향한 시간여를 짐짝처럼 끼이어마중 나온 오장산이랑 발을 맞추어터덜터덜 두어 시간 자갈길 걸어어스름 매방아 고샅에 들면헐레벌떡 달려드는 꺼멍이 뒤로희색 가득한 어머니 얼굴지금은, 훌쩍 서산 노을로 가시더니농골 막창 산밭 윗머리에좋은 아파트 지어 이사하시고아슴한 동네 어귀 내다보고 계시는,아내와 반 이야기 참도 안 되는찾을수록 가슴 설레는 길. 초2-7262008. 11. 13.

1. 오늘의 시 2024.07.17

부춘정에서

부춘정에서 / 월정 강대실 입추의 창을 열고 여명 쫓아 나선 길염천이 발목 잡네 갈 길 바쁜 나그네찾나니 숨 돌려 갈 곳 발길 닿는 부춘정.산발 밑에 탐진강 들 건너엔 수리봉물에는 고기가 반 숲 속 가득 새들 노래옳거니 여기가 바로 풍광 노닌 신선대.용호암 올라앉아 눈길 끝 사방 보면나는야 어느 결에 승천하는 용이니물기둥 용솟음친다 산과 들이 일렁인다.이제 곧 떠나시면 언제 다시 뵈오리까둘러선 산도 강도 부춘정도 섧다하여영지의 주인 됐으니 하시라도 오마 하네.부춘정(富春亭): 전남 장흥 부산 부춘리에 있는 정자.초2-724

1. 오늘의 시 2024.07.17

아내에게2

아내에게2/ 월정 강대실 내심은 가끔씩은 둘이서호젓한 시간 갖길 바랐건만속 뜻 헤아려 주지 못해묵묵히 아까운 세월 접은 사랑이여한없이 안쓰러운 아내여모처럼, 가든히 청명한 하늘이고가깜이 나가서 보낸 하루복사꽃 활짝 핀 당신 얼굴 보니그간 내 너무도 무심했구려.엽렵치 못한 수입이지만조리차한 마음으로 살아제비집 둥지라도 하나 마련하고네 식구가 오붓이 살게 됨은다 당신 덕분 아니겠소내 결코 잊지 않으리다 언제까지나 고마운 내 아내여.초2-730.

1. 오늘의 시 2024.07.14

사랑하다 죽다

사랑하다 죽다/ 월정 강대실  딱 걸렸다!삼복염천 버얼건 대낮꽃밭 솔개그늘 밑에서 한창 몸 섞다. 어럽쇼!  시새움이 난 발걸음 살금살금 다가가자웨에엥 자웅 한 몸이 된 채로용을 쓰는 겹 날갯짓 뙤약볕 꽃밭 휘 둘러보더니흘긋, 왜 이리 쌩이질이야!방울눈 흘기며 저 건너로 웨에에엥… 괘씸한 것들 이라고죽어도 사랑하다 죽겠다 이거지어디 그러나 보자! 열이 받친 발걸음 살금살금…겨냥한 막대기를 용코로 내려치자갈쌍갈쌍한 눈, 개뿔도 모른 머저리가! 마음의 귀 찢는 흠구덕 위로맞달려 땅에 나자빠지는 왕파리 한 쌍황홀한 사랑의 종말 뚝뚝 먹구름이 흘린 눈물방울.초2-720/2008. 7. 29.

1. 오늘의 시 2024.07.14

용면골 노래

용면골 노래 /  월정 강  대  실                   백두대간이 점지하여지경으로 세운 노령의 자락에추월 산성 오장산 영봉 더 높다   원혼도 길을 잃은 가마골에서사시장철 솟구치는 신수오백 리 영산강 시원 되어담양호에 짙푸르고   청태 엉긴 전설 석간수로 흘러뒷밭 앞들 흥건히 적시고용천의 물길 내고 지줄대니남도 땅 생명수로다   수려한 산수 忠孝禮로 열린 하늘 자자손손 더불어 살아가슴속 넘실거리는 낙원은선조님 정한과 풍류 지천이고   고운 바람 넉넉한 볕살은철철이 화들짝 꽃 벙그러져三白 三紅 토종꿀이 일품이니어이 자랑이 아닐쏜가   보리암 목우 소리 여명을 일깨우면글 읽는 소리 쟁기질 망치 소리우리의 꿈 알알이 영글어 간다   참대같이 오순도순 나눔과 베풂의 깃발 높이높이 들고앞에서 끌면..

1. 오늘의 시 2024.07.12

노송 시인

노송 시인/ 월정 강대실  벼랑산 바위틈에 생을 가누고호수에 그림자 드리워 우리고 서 있는 동으로 뻗친 긴 팔 저 멀리동문에 희붐히 먼동이 밝아 오면온 팔 흔들어 밤새 무사를 확인한다 건넛산 햇살 다사로운 양지 녘아무도 찾지 않은 무너진 무덤 외로운 영혼과 위로를 나누다 노루목 등마루 허리 휜 팽나무 아픔을온 몸으로 애처로이 노래하는늙은 시인으로 살다 서녘 봉머리 밀려드는 놀빛 따라산새들 하나 둘 둥지 찾아 날아들면긴긴 밤을 정화로 지새운다초2-714/2004. 9. 12.

1. 오늘의 시 2024.07.12

노을빛 그리움

노을빛 그리움/월정 강대실   정자나뭇집아련한 개 짖는 소리 임 오시나 보다귀 마중 나가건만사립 앞 감나무파르르 흔들리는 감잎 하나 내님 오시나 보다 눈 마중 나가건만뒤울 너머 살구나무꽃 발롱발롱 피어나던 봄날곧 돌아오마 떠나더니영영 소식 없는 임이시어!박꽃 같은 그리움은 계절로 갈마들어나란히 거닐던 강 언덕산자락에 싱그러운데하마 잊으셨나요노을 진 강물이 뉘엿뉘엿서녘으로 집니다.초2-709.

1. 오늘의 시 2024.07.10

미운 살구나무

미운 살구나무/ 월정 강대실 금살 좋아 하늘은 깊고뱃속에 허기 가득해 공허한데담 너머 빈터 혼자 흐드러진 살구꽃 앞산 자락 스친 바람에펑펑 쏟아져 날리는 꽃잎튀밥이 아니어서 아깝기만 한데 별들의 소망 받아먹고어느새 보송보송한 열매 눈 맞추면살구보다 큰 덩그런 허기 어스름에 친구랑 담 넘다 들키어줄행랑 놓다 넘어지고 붙들려벌을 서게 한 미운 살구나무.초2-704

1. 오늘의 시 2024.07.10

청죽골 사람들

청죽골 사람들/ 월정 강대실  동구 밖에서  앞산 코숭이 거쳐뒷산 중허리까지푸른 죽의 장막에 에워싸인 두메 왕대밭 휘돌아 도랑물 지줄대고참대밭 샛길 넘어 신작로 열리고청대밭 건너 앞들 옥토 일군다 알몸 부비며 삼동을 넘는 인고대숲에 술렁이는 바람의 어울림아궁이 속 튀는 대통의 용맹 담아 대쪽 같은 심지하늘 닿는 꿈을 갈며오순도순 댓잎처럼 살아간다.초2-70

1. 오늘의 시 2024.07.10

마지막 띄운 엽서

마지막 띄운 엽서/월정 강대실  하늘 내려와 앉은눈 끝 아스라한 수평선에는크고 작은 섬들이 가물댑니다임이시여!노을은 살포시 붉은 해를 품는데내 마음은 아랑곳없이 실려 갑니다얼마나 더 방황을 해야 할지언제쯤 당신 생각이 도질지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갈매기 날개 쫓아 가다가다젊은 무인도 손짓하는 데다기꺼이 닻을 내리렵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찬연한그리움 한 움큼씩 키우고 살다바닷물 연신 잦아져 길 열리면고이고이 품어 온 꿈 한 아름 안고종종걸음 치겠습니다.초2-705/2001. 7. 7.

1. 오늘의 시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