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자서

월정月靜 강대실 2024. 7. 28. 18:31

(사진: 발간 시집)

 

자서自序/월정 강대실

-나와 시

 

앞내 허리 조아린 풀섶 아래

굽이굽이 흐르는 물굽이

날 보란 듯 세상 가장 낮은 곳 찾아

재잘재잘 잘도 흘러간다

 

그러나, 와 그 변방을

서성인지 꽤나 오래 된 나는

한 발짝도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고

내 만족이나 위안이나

구원의 도구로 시를 만나고 있지는 않는지

 

부여안고 끼적끼적

앞서기는커녕 뒤따라가기도 버겁지만

그냥, 팔자소관이려니 하고 오늘도

를 쓸 수밖에

 

나를 지키기 위해서 앞으로도

이 쭉정이 뿐인 시 농사 짓으리라

산마을에 흙집 지어 이사할 그날까지.

 

 

2025년 봄 태왕골 우거에서

월정 강대실

 

2-756/2017. 01.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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