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송 시인/ 월정 강대실
벼랑산 바위틈에 생을 가누고
산 아래 호수에 그림자 우리고 서 있는
동으로 뻗친 긴 팔 저 멀리 동문에
희붐히 먼동이 밝아 오면
팔을 흔들어 밤새 무사를 확인한다
앞산 햇살 다사로운 양지 녘
아무도 찾지 않은 무너진 무덤
외로운 영혼과 위로를 나누다
노루목 등마루 허리 휜 팽나무의 아픔을
온 몸으로 애처로이 노래하는
늙은 시인으로 살다
봉머리 밀려드는 놀빛 따라
산새들 하나 둘 둥지 찾아 날아들면
긴긴 밤을 정화로 지새운다
초2-714/2004.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