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미운 살구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24. 7. 10. 21:03

(사진: 인터넷 이미지)

 

미운 살구나무/ 월정 강대실

                                         

금살 좋아 하늘은 깊고

뱃속에 허기 가득해 공허한데

담 너머 빈터 혼자 흐드러진 살구꽃

 

앞산 자락 스쳐 온 바람에

펑펑 쏟아져 날리는 꽃잎

튀밥이 아니어서 아깝기만 한데

 

별들의 소망 받아먹고

어느새 보송보송한 열매 눈 맞추면

살구보다 큰 덩그런 허기

 

어스름에 친구랑 담 넘다 들키어

줄행랑 놓다 넘어지고 붙들려

벌을 서게 한 미운 살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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