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 244

부춘정에서

부춘정에서 / 월정 강대실 입추의 창을 열고 여명 쫓아 나선 길염천이 발목 잡네 갈 길 바쁜 나그네찾나니 숨 돌려 갈 곳 발길 닿는 부춘정.산발 밑에 탐진강 들 건너엔 수리봉물에는 고기가 반 숲 속 가득 새들 노래옳거니 여기가 바로 풍광 노닌 신선대.용호암 올라앉아 눈길 끝 사방 보면나는야 어느 결에 승천하는 용이니물기둥 용솟음친다 산과 들이 일렁인다.이제 곧 떠나시면 언제 다시 뵈오리까둘러선 산도 강도 부춘정도 섧다하여영지의 주인 됐으니 하시라도 오마 하네.부춘정(富春亭): 전남 장흥 부산 부춘리에 있는 정자.초2-724

1. 오늘의 시 2024.07.17

아내에게2

아내에게2/ 월정 강대실 내심은 가끔씩은 둘이서호젓한 시간 갖길 바랐건만속 뜻 헤아려 주지 못해묵묵히 아까운 세월 접은 사랑이여한없이 안쓰러운 아내여모처럼, 가든히 청명한 하늘이고가깜이 나가서 보낸 하루복사꽃 활짝 핀 당신 얼굴 보니그간 내 너무도 무심했구려.엽렵치 못한 수입이지만조리차한 마음으로 살아제비집 둥지라도 하나 마련하고네 식구가 오붓이 살게 됨은다 당신 덕분 아니겠소내 결코 잊지 않으리다 언제까지나 고마운 내 아내여.초2-730.

1. 오늘의 시 2024.07.14

사랑하다 죽다

사랑하다 죽다/ 월정 강대실  딱 걸렸다!삼복염천 버얼건 대낮꽃밭 솔개그늘 밑에서 한창 몸 섞다. 어럽쇼!  시새움이 난 발걸음 살금살금 다가가자웨에엥 자웅 한 몸이 된 채로용을 쓰는 겹 날갯짓 뙤약볕 꽃밭 휘 둘러보더니흘긋, 왜 이리 쌩이질이야!방울눈 흘기며 저 건너로 웨에에엥… 괘씸한 것들 이라고죽어도 사랑하다 죽겠다 이거지어디 그런가 보자! 열이 받친 발걸음 살금살금…겨냥한 막대기를 용코로 내려치자갈쌍갈쌍한 눈, 개뿔도 모른 머저리가! 마음의 귀 찢는 흠구덕 위로맞달려 땅에 나자빠지는 왕파리 한 쌍황홀한 사랑의 종말 뚝뚝 먹구름이 흘린 눈물방울. 초2-7202008. 7. 29.

1. 오늘의 시 2024.07.14

용면골 노래

용면골 노래 /  월정 강  대  실                                       백두대간이 점지하여지경으로 세운 노령의 자락에추월 산성 오장산 영봉 더 높다 원혼도 길을 잃은 가마골에서사시장철 솟구치는 신수오백 리 영산강 시원 되어담양호에 짙푸르고 청태 엉긴 전설 석간수로 흘러뒷밭 앞들 흥건히 적시고용천의 물길 내고 지즐이니남도 땅 생명수로다 수려한 산수 忠孝禮로 열린 하늘자자손손 더불어 살아가슴속 넘실이는 낙원은선조님 정한과 풍류 지천이고 고운 바람 넉넉한 볕살은철철이 화들짝 꽃 벙글이어三白 三紅 토종꿀이 일품이니어이 자랑이 아닐쏜가 보리암 목우 소리 여명을 일깨우면글 읽는 소리 쟁기질 망치 소리우리의 꿈 알알이 영글어 간다 참대같이 오순도순나눔과 베풂의 깃발 높이높이 들고앞에..

1. 오늘의 시 2024.07.12

노송 시인

노송 시인/ 월정 강대실  벼랑산 바위틈에 생을 가누고산 아래 호수에 그림자 우리고 서 있는 동으로 뻗친 긴 팔 저 멀리 동문에희붐히 먼동이 밝아 오면팔을 흔들어 밤새 무사를 확인한다 앞산 햇살 다사로운 양지 녘아무도 찾지 않은 무너진 무덤 외로운 영혼과 위로를 나누다 노루목 등마루 허리 휜 팽나무의 아픔을온 몸으로 애처로이 노래하는늙은 시인으로 살다 봉머리 밀려드는 놀빛 따라산새들 하나 둘 둥지 찾아 날아들면긴긴 밤을 정화로 지새운다초2-714/2004. 9. 12.

1. 오늘의 시 2024.07.12

충장문학 2024 제2호

1. 충장문학 2024 제2호2. 발행일 2024. 6. 10.3. 발행인: 배순옥4.발표시:  국수   담양 땅 찾아갈 때는관방제 초입 초사막 국수거리 들러멸치국수 한 대접 하고 간다기다라니 늘어선 느티나무 가지 아래머리를 맞대어 내놓인 평상손님들 틈서리 비집고 올라서한쪽 빈 상머리에 자리 잡고 앉으면국수 한 그릇 꼬옥 먹고 잡더라만,문 앞에까지 갔다가는 그냥 ......힘이 팽겨서 자갈길 간신히 왔다 시며허리춤에 묻어 온 박하사탕가댁질치다 우르르 달려드는자식들 입 속에 물리시던 어머니백지장같이 창백한 얼굴흔흔한 미소 뒤에 갈앉힌 허기원추리 새순처럼 뾰조롬 솟아올라국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배고픔 대신 채우고 간다.     자작골 편지   여보게, 친구!올 겨울 사온일 빠끔히 길 열리면벼슬재 너머 추월..

동산문학 2024. 여름호

1. 동산문학 통권 제 50호 /2024 여름호2. 발행일 2024. 6. 1.3. 발행인: 최봉석4.발표시:  고향에 띄운 편지 울 밖 한쪽에 슬슬 뿌린 푸성귀시나브로 앞들 뒷산으로 퍼져나가나서면 달래 냉이 참취… 나물거리라니! 볕받이 막에서 새끼 치던 짐승알게 모르게 야음 타고 뛰쳐나가까투리 토끼 멧돼지… 사냥감 천지라니! 친구, 참말로 재수가 불붙었네 그려바쁜데 뿌리고 돌보지 않아도 산열매 칡뿌리 산삼 녹아든 물 먹고해와 달 별을 보며 우둥푸둥 살찐다니 여보게 친구, 꼭 부탁하네!올여름 죽마고우 탁족회 날 잡히면연락 주시게,  인제는 나도 안 빠지려네 벼르던 모교에 들러고 어우렁더우렁한 사나흘 고향의 명소도 쭉 둘러보며나물 캐고 사냥도 넉넉히 하세  계곡물에 발 담그고 앉아장만한 안주에 친구네 잘 ..

노을빛 그리움

노을빛 그리움/월정 강대실   정자나뭇집아련한 개 짖는 소리 임 오시나 보다귀 마중 나가건만사립 앞 감나무파르르 흔들리는 감잎 하나 내님 오시나 보다 눈 마중 나가건만뒤울 너머 살구나무꽃 발롱발롱 피어나던 봄날곧 돌아오마 떠나더니영영 소식 없는 임이시어!박꽃 같은 그리움은 계절로 갈마들어나란히 거닐던 강 언덕산자락에 싱그러운데하마 잊으셨나요노을 진 강물이 뉘엿뉘엿서녘으로 집니다.초2-709.

1. 오늘의 시 2024.07.10

미운 살구나무

미운 살구나무/ 월정 강대실                                         금살 좋아 하늘은 깊고뱃속에 허기 가득해 공허한데담 너머 빈터 혼자 흐드러진 살구꽃 앞산 자락 스쳐 온 바람에펑펑 쏟아져 날리는 꽃잎튀밥이 아니어서 아깝기만 한데 별들의 소망 받아먹고어느새 보송보송한 열매 눈 맞추면살구보다 큰 덩그런 허기 어스름에 친구랑 담 넘다 들키어줄행랑 놓다 넘어지고 붙들려벌을 서게 한 미운 살구나무.초2-704

1. 오늘의 시 2024.07.10

청죽골 사람들

청죽골 사람들/ 월정 강대실  동구 밖에서  앞산 코숭이 거쳐뒷산 중허리까지푸른 죽의 장막에 에워싸인 두메 왕대밭 휘돌아 도랑물 지줄대고참대밭 샛길 넘어 신작로 열리고청대밭 건너 앞들 옥토 일군다 알몸 부비며 삼동을 넘는 인고대숲에 술렁이는 바람의 어울림아궁이 속 튀는 대통의 용맹 담아 대쪽 같은 심지하늘 닿는 꿈을 갈며오순도순 댓잎처럼 살아간다.초2-70

1. 오늘의 시 2024.07.10

마지막 띄운 엽서

마지막 띄운 엽서/월정 강대실  하늘 내려와 앉은눈 끝 아스라한 수평선에는크고 작은 섬들이 가물댑니다임이시여!노을은 살포시 붉은 해를 품는데내 마음은 아랑곳없이 실려 갑니다얼마나 더 방황을 해야 할지언제쯤 당신 생각이 도질지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갈매기 날개 쫓아 가다가다젊은 무인도 손짓하는 데다기꺼이 닻을 내리렵니다 날이 가면 갈수록 찬연한그리움 한 움큼씩 키우고 살다바닷물 연신 잦아져 길 열리면고이고이 품어 온 꿈 한 아름 안고종종걸음 치겠습니다.초2-705/2001. 7. 7.

1. 오늘의 시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