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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지우며_매화나무

그림자를 지우며 / 월정 강대실 ㅡ매화나무 다 떠나가고 적요에 잠긴 들판 부르튼 손발 구동을 건너는 매화나무 못 잊을 우리 부모님 그림자이리 어깨 흔들어 깨워 보지만 끝내, 침묵의 빗장 열리지 않고 죄목도 정죄도 없이 기계톱 굉음에 동강나 툭! 툭! 땅 위에 떨어져 눕는 반백 년 그루터기에 남은 나이테 평생 호미등처럼 허리 한 번 못 펴신 부모님 안돌잇길 한이 담긴 타임캡슐 낙과落果 같은 순명 곁에 움츠리고 앉자 생의 내력 소스라쳐 튀어나오고 살붙이를 보내듯 목이 메이는데 빈 논배미 건너 시르죽은 해의 눈시울 떨어진 동백꽃 가슴보다 섧고 솔밭 발밤발밤 건너오는 절집 독경소리 내 화끈거리는 두 귓불.

1. 오늘의 시 2023.01.30

말바우시장

말바우시장 月靜 강 대 실 왠지 마음이 헛헛하고 일손 무거워지는 날은 저린 그리움 새떼같이 몰려와 말바우 저자 거리로 나선다 생의 구렁에서 허덕여 본 사람은 안다 남모른 눈물 흘린 사람은 보인다 현란한 네온의 길섶 길나무 성긴 그림자 밑에 그믐달처럼 졸고 있는 향리 한생, 꿈 한 동이 땀 한 섬 휜 허리 짊어지고 버티다 검은 비닐 봉다리 봉다리마다 한 한 저분 더 얹어 주는 어머니.

1. 오늘의 시 2023.01.28

나를 생각는다

나를 생각는다 / 月靜 강 대 실   목숨 같은 땅 차마 못 놓아서  당산거리 우뚝한 귀목나무 바라보며 황우처럼 앞뒤 골짜기 다랑논 부쳐 외수없이 열두 식구 삼세 끼 챙기셨다금연은 말할 것 없고, 어쩌다 드신딱 한 잔 술을 천명처럼 지키고 부민들 앞에서는 늘 길라잡이셨다   문득 돌아보니 몹쓸 병마 숨어들어 예순여섯에 세상 옷 벗은 아버지 생각다 불현듯 생각는다 이 몹쓸 나를 일찍이 처자를 잡답으로 몰고 나와 갖은 넌더리 속 허덕이게 한 서툴게 세상을 물레질하다 실기해 망망대해의 큰 꿈 심어주지 못한 한낮이 갔어도 물러앉아 길을 주는 산이 못 되고 소아의 집착에 사는, 하여 서둘러 내 마지막 길 찾아야 할 나를.

1. 오늘의 시 2023.01.24

새해 기도

새해 기도 /월정 강 대 실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바위 하나 품게 하소서, 모진 세파 몰아쳐도 굴하지 않고 앞만 보고 다소곳이 살게 하소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다순 눈 뜨게 하소서, 그릇 된 편견 떨쳐 버리고 속내 읽고 다독여 살게 하소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호수로 채워 주소서, 굴욕과 가위눌림 안으로 삭여 화평과 평안 안고 살게 하소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촛불 하나 켜게 하소서, 질투와 외면의 빗장 살라버리고 축복을 기도하며 살게 하소서 밝아오는 새해에는 마음속 등불 하나 밝혀 주소서, 음울의 터널 허위허위 뚫고 광명과 진리 좇아 살게 하소서.

1. 오늘의 시 2023.01.23

자작골 편지

자작골 편지/ 월정 강대실 여보게, 친구! 올 겨울 사온일 빠끔히 길 열리면 벼슬재 너머 추월산 뒤켠 두어 마장께 자작골 내 우거 한 번 찾아 주시게, 꼬옥 견양동 들머리 아랫목 새끼줄 같은 오솔길 호젓이 타고 들다 폴짝 자작자작한 개울 건너뛰면 이마 앞 양지받이에 초막간, 우글우글 검은 옷 입은 내 새끼들 되새기다 귀를 쫑긋 반겨 맞을 걸세 우선, 따끈한 대추차로 언 몸 녹이고 해전에 뒷등 생솔가지 한 짐 쿡쿡 찍어다 뒷바람 내는 연기 눈물 훔쳐 가며 군불 빵빵히 한 부석 넣세 지글지글 온 방 끓어오르면 세상사 댓돌 아래 내려놓고 머루 다래주에 밤 고구마 화롯불에 묻으며 닭서리 곰 사냥 물귀신 될 뻔한 일이랑 지새워, 밀쳐둔 얘기 보따리 풀세 한번. 자작골 편지(시화용16행) 여보게, 친구! 올 겨울 ..

1. 오늘의 시 2023.01.23

그대의 고독을 위하여

그대의 고독을 위하여/月靜 강 대 실 이웃도 우정도 사랑까지도 헌신짝 버리듯 내던지고 뒤돌아보지도 않는 세상 얼굴 알아보고 눈인사 건네는 이웃 있어니 얼마나 반가운 일이요 이름 기억하고 나직이 불러 주는 친구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 일이요 거처 어이 알고 청장請狀 보내온 일가 있다니 얼마나 즐거운 일이요 고독에 슬픈 그대여! 그대 슬픔에 아픈 나 있음이 얼마나 살맛 나는 세상이오.

1. 오늘의 시 2023.01.22

사모곡2

사모곡思母曲2/ 월정 강대실                                                             천수 야박하여 백방으로 내로라하는 명의 찾았지만 용한 의사 못 만나고 갖은 첩약에 단방약 다 썼으나 약발 못 받아 끝내 예순일곱에 귀한 명줄 내려놓으신 어머니만가 소리 구슬픈 꽃가마 타고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시더니꼭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 학수고대해도왠지, 이때까지 만날 길 없고 내 안에만 계셔해마다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가 되면앙가슴 저미는 그리움 도집니다한 생 터벅거리며 살아왔다고저승걸음이 이리 진땀이냐는 서글픈 눈빛,애원하는 자식들 둘러보시고는 스르르 눈 감고된 숨 몰아쉬더니 끝끝내 말문 못 여신어젯밤 꿈길에, 한 자식이라도 찾아들까 하고선잠 깨어서 밤새껏 눈이..

1. 오늘의 시 2023.01.21

사모곡2

사모곡思母曲2 / 월정 강대실 천수 야박하여 백방으로 내로라한 병의원 찾아다녔지만 명의 못 만나고 갖은 첩약에 단방약 써보았지만 약발 없어 끝내, 명줄 내려놓고 예순일곱에 만가 소리 구슬픈 꽃가마 타고 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신 어머니 가시고는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 학수고대해도 왠지, 만날 길 없고 내 안에 살아 계셔 해마다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가 되면 앙가슴 저미는 그리움 도집니다 한 生 터벅거리며 살아왔다고 저승걸음이 이리도 진땀이다는 서글픈 눈빛, 애원하는 자식들 둘러보고 스르르 눈감더니 된 숨 몰아쉬고는 끝끝내 말문 못 여신 어젯밤 꿈속에 행여 한 자식이라도 찾아올까 밤새껏 수잠 주무시며 서낭당 고개 내다보시는 모습 너무 초초해 희밋한 먼동 속 찾았습니다 어이하여, 서녕골 농골 해총골 너른 ..

1. 오늘의 시 2023.01.21

기다림을 위하여

기다림을 위하여 / 월정 강대실 生의 길 외롭고 고달파, 밤새껏 꺽꺽 소리 내어 울어본 적 있나요 우리네 사는 일은 늘 애처롭고 한 곡조 아니리보다 서글픈 것 그대와 나 가슴 저미는 헤어짐도 내 북 치듯한 채근만은 아니었지요 이 넓은 세상에 화려하고 참된 것 입에 달고 몸에 좋은 약 흔치 않듯 삶은 굴곡지고 지난한 도전 뒤에 그 자양으로 파릇한 환희의 싹 돋고 태산을 넘고 물이라도 건너, 다시 시작 않고는 이룰 수 없단 믿음였지요 가을이면 놀빛에 익어가는 감처럼 이내 가슴 세월 강에 벌겋게 젖지만 제아무리 기다림의 계절이 깊어도 결코, 이 회오리 이겨 내야만 합니다.

1. 오늘의 시 2023.01.13

낮달2

낮달 2 /  월정 강대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 어리곤 한다 눈시울에 그날 아침 처마 끝 서성이던 널 보면.   둘러앉은 살붙이들 절절한 바람에도 두 볼에 스르르 눈물 보이고 황망히 먼 길 서두신 어머니   심곡에 고이 접어 둔 한 마디 기어이 일러 주고 싶은 마음에 입안에 굴리며 몸부림치시던   덧없이 초조롭고이우는 녹두꽃 애처로운 낯빛에끝내 두 눈 다 못 감고 가신   이제는, 먼빛에라도 날 성 싶으면스치는 바람 자락이라도 붙잡고 사알짝이 숨어다오 구름 뒤켠으로.

1. 오늘의 시 2023.01.13

대숲에 들면

대숲에 들면/ 월정 강대실 얼마나 심지를 곧추세워야 눌리고 비틀려도 아주 휘지 않는, 저리 꼿꼿이 일어설 수 있을까 얼마나 심전을 갈고 부쳐야 비바람 눈서리 만나 더욱 푸르른, 저리 청청히 살아갈 수 있을까 얼마나 심성이 곱고 발라야 쉼 없이 구름 쓸어 하늘 드러내는, 저리 세상을 맑혀 살 수 있을까 해 저문 고희 강 대숲에 들면 한생, 뜨고도 못 보는 당달봉사 부끄러운 내 모습 보인다.

1. 오늘의 시 2023.01.13

감언이설

감언이설甘言利說 / 월정 강대실 귀를 뚫는 산뜻한 음절, 음절 저잣거리 저편에 수런수런한 군중들 황새걸음 성큼성큼 좇아가 꼿발을 딛고 항아리만 한 귀를 한다 이게 웬 떡이냐, 달콤하다! 오감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간밤의 꿈 떠올리다 일순 눈이 멀어 내속 고무주머니에 빵빵히 욱여넣는다 몽그작몽그작하며 눈치 살피다 몰염치 앉혀 놓고 살그미 빠져나온다 욜랑욜랑 큰길로 해서 신호 기다리다 들먹들먹 들뜬 마음, 못 참고는 살짝 하나 입에 넣고 곰곰이 씹는다 앗, 사탕발림이다! 입안이 소태같이 쓰거워 지더니 신열이 오르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초2-876

1. 오늘의 시 2023.01.12

자작골 봄밤

자작골 봄밤/ 월정 강대실 쑥잎 나붓나붓 피어나 하늘 희뿌연 봄날 산잔등이 내려다보는 자작골 산막에 모여들었다 한 번 사는 것같이 살아보자더니 남은 건 켜켜이 채인 세월이요 도갓집 강아지 같은 눈치뿐이라고 골짜기 깊은 시름에 앞산 자락 어느새 어둠이 깊다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내일은 방 안 가득 심란히 흐르다 섰다판으로 익어가고 노래방 옛 노래 목 메이는데 바람은 꽃잎 몰아다 문 흔들고 속절없는 봄밤 깊어만 간다. (제2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

1. 오늘의 시 2023.01.10

고향집

고향집 / 월정 강대실 굴뚝새 포로롱 달아난 어스레한 헛청 여기저기 어지러운 거미줄 살풍경하다. 등태 흘린 빈 지게 토담 벽 기대어 서서 등에 업고 나설 주인 기다리고 날근날근한 덕석 몇 닢 삭은 나무토막 베고 포개 누워 잠이 곤하다 땀에 벌겋게 절은 괭이 쇠스랑 날이 금 간 삽 구석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데 허리 구부러진 호미 불쑥 튀어나와 응석을 부리며 발목 거머잡는다.

1. 오늘의 시 2023.01.09

봄앓이3

봄앓이3 / 월정 강 대 실 오늘 밤도 이러히 지샐 것인가 울 위로 훌쩍 키를 높인 모과나무 만발한 꽃, 달이 환한 봄밤을 일기예보가 꽁꽁 발 묶는 남해안 외딴섬 등대 아래서 그리움의 모닥불 피우는데 옆에 누운 아내는 봄밤이 달고 꽃을 어루만지다 창문 스치고 파도 위에 눕는 하얀 달빛 뚝뚝 지는 서러운 꽃잎 저 달이 언제 차서 자지러지고 모과꽃 얼마나 더 봄을 게워내야 춘몽 같은 애틋한 그리움 보려나 문지방 넘어 오는 성난 파도소리 눈자위 버얼건 속으로, 어느새 희끄무레 걸어오는 먼동.

1. 오늘의 시 2023.01.08

봄앓이2

봄앓이2 / 月靜 강 대 실 어디랄 것 없이 여기저기가 쑤시고 저려 노루잠 깨어 뒤척이는 밤 어디선가 송곳같이 파고드는 적막 깨는 소리, 귀를 재면 또-옥 똑 낙숫물 듣는 소리 창밖 여명의 유혹에 화-알-짝 나들문 열고 나오니 겹겹이 쌓인 침묵의 뜨락에 새악씨 볼에 피는 부끄럼처럼 춘색 머금은 석류나무 치렁치렁한 실가지 끝 송알송알 맺힌 빗방울.

1. 오늘의 시 2023.01.08

생가 찾아가던 날

생가 찾아가던 날 /월정 강대실 강담에 기대인 철문 밀치자 꽃초롱 밝혀 든 참깨 두엄자리에 나와 멀끔히 쳐다본다 주인 영감님 낮잠 자다 손짓하는 때 절은 마루턱에 엉거주춤 앉으면 발길 뜸한 마당 여기저기에서 돌부리 입을 삐쭉삐쭉 수군댄다 주춧돌에 붙들린 기둥뿌리 삭고 바람은 사방 간데 들쑤시고 다닌다 소복소복 꿈을 키우던 윗방엔 빛바랜 책상이 맥없이 앉아 있다 눈감고도 훤한 뒤꼍에 돌아가자 반질반질한 장독 온데간데없고 아픈 것들만 몇 쌜쭉 토라져 있다 웃자란 옥수숫대 헉헉거리며 골방 부엌간 허물어진 슬레이트 떠받고 서까래에 얹힌 흰 구름 무심하다 울안으로 기다란 팔 내밀고 홍시 떨구던 감나무 베어져 없고 자두나무랑 까치발 딛던 죽나무 우뚝이 갈맷빛 뽐낸다. (제2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

1. 오늘의 시 2023.01.08

흙담집 명문이

흙담집 명문이/월정 강 대 실 얼굴이 보얗고 둥그스름했던 흙담집 명문이 아버지는 어디 가셨는지 어머니 형과 함께 머언 남쪽에서 이사 와 한 반 짝꿍으로 자갈밭 학교길 나란히 걸으며 기차 이야기도 들려주고 지붕 여기저기 호박이 살쪄 가는 그늘 마당에서 뒹굴며 같이 숙제했던 시름시름 앓던 형 잃고는 학교에 잘 안 나오더니 어느새 서울로 떠난버린 모진 비바람에 누렇게 익은 호박을 보면 동무 얼굴이 얼비친다.

1. 오늘의 시 2023.01.07

연동사煙洞寺*

연동사煙洞寺* 월정 강대실 빠-ㄴ한 길 없다 불이문 없다 절 집 없다 객님도 없다 마당에 나이 많은 석불 하나 오백나한 기다리며 경 왼다 긴 잠 깨어난 석탑 천 년 빛 품고 사바 중생 부른다 노천법당 피어오르는 향연 적막 속 극락 세상 연다. *연동사 : 담양 금성산성 초입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자연석실 노천법당. 고려시대 창 건 되어 수차례의 전란 속에 몇 백 년 간 폐사 되었으나 현 재 복원 중에 있음.

1. 오늘의 시 2023.01.07

자화상

자화상 / 월정 강대실 어려서 나는 허기가 지면 울 밖 넘봤다열두 가족 구식 위해 이슬을 쓰는 아버지 거짓 모른 논밭 귀퉁이 쫓아다니며 땅 벌이 만이 배를 불린 줄 알았다자라며 나는 자취방 5촉 알등과 맞붙었다생금밭에서 캐낸 장학금 토장국 끓이면날마다 부모님 말씀의 회초리 반추하다씨암탉이 알 품듯 사도의 길 새겼다결국 나는 아버지 날벼락에 변놀이꾼 되었다한몫 쥘 욕심에 넓은 책상머리에 앉아 오만 군데 별별 사람들과 고락을 나누다 비록 가난하게 살 지라도, 세상에 가슴 따스운 사람으로 꼿꼿이 서고 싶었다어느덧, 청청 세월 해질녘 어정거리고 달려온 산굽이 길 돌아다보면 왠지 눈에 아버지 근엄한 자태만 들어온다올곧게 살고자 발버둥치신 그 모습 눈에 선하다.3-60.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1.05

자작골 편지

자작골 편지/ 월정 강대실 여보게, 친구! 올 겨울 사온일 빠끔히 길 열리면 벼슬재 너머 추월산 뒤켠 두어 마장께 자작골 내 우거 한 번 찾아 주시게, 꼬옥 견양동 들머리 아랫목 새끼줄 같은 오솔길 호젓이 타고 들다 폴짝 자작자작한 개울 건너뛰면 이마 앞 양지받이에 초막간, 우글우글 검은 옷 입은 내 새끼들 되새기다 귀를 쫑긋 반겨 맞을 걸세 우선, 따끈한 대추차로 언 몸 녹이고 해전에 뒷등 생솔가지 한 짐 쿡쿡 찍어다 뒷바람 내는 연기 눈물 훔쳐 가며 군불 빵빵히 한 부석 넣세 지글지글 온 방 끓어오르면 세상사 댓돌 아래 내려놓고 머루 다래주에 밤 고구마 화롯불에 묻으며 닭서리 곰 사냥 물귀신 될 뻔한 일이랑 지새워, 밀쳐둔 얘기 보따리 풀세 한번. 자작골 편지(시화용16행) 여보게, 친구! 올 겨울 ..

1. 오늘의 시 2023.01.05

송강정松江亭*에서

송강정松江亭*에서 월정 강대실 송림 속 가파른 돌계단 시인의 향기 쫓아 한 단 한 단 밟아 오르니 누마루 독차지하고 앉은 노송 긴 그림자 길손 반겨 옆자리 내주고 증암천 백사장 에두른 질펀한 창평 들판 황금물결 일렁이어 오면 반짝이는 청댓잎, 연신 임을 연모하는 여인의 노래 애절히 읊조리는데 저만치 가년스런 산죽 쥔 양반 오실 날만 줄줄이 기다려 서 있다. *송강정松江亭: 전라남도 기념물 제1호. 조선 선조 1584년 동인의 탄핵을 받고 벼슬에서 물러난 대사헌 송강 정철은 창평으로 내려와 죽록정 초막에 은거하며 우의정이 되기 전 4년간 사미인곡, 속미인곡을 지었으며, 지금의 정자는 후손 이 1770년 세운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송강정이라 이름 지었다. 정면에는 송강정, 측면에는 죽록정..

1. 오늘의 시 2023.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