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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1.2.3

어머니1/ 월정 강대실 저승 하늘 하도 멀어 들리지 않음이요 어머니, 보고 싶소! 되뇌어도 오오-냐, 오냐! 금시라도 반가이 오실 어머니 모습 이 밤에도 애타게 그리운 얼굴 오롯이 간직한 채 지새웁니다. 어머니2/ 월정 강대실 무서리 북풍한설 한恨 길어 녹이셨지요 봄바람 꽃 소식 얼비치는데 심연深淵 끌어안고 노을빛 따라 가셨지요. 어머니3 / 월정 강대실 보고파 어이 살까요 하늘 좋아 하늘로 가 달이 된 당신 깊은 밤 구름 틈새 찾아 헤매다 아픔으로 피어오르는 아릿한 모습 별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세상 끝까지 애닯게 불러댑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 어머니

1. 오늘의 시 2023.07.19

어머니1.2.3/울엄니1.2/사모곡1.2

어머니1/ 월정 강대실 저승 하늘 하도 멀어 들리지 않음이요 어머니, 보고 싶소! 되뇌어도 오오-냐, 오냐! 금시라도 반가이 오실 어머니 모습 이 밤에도 애타게 그리운 얼굴 오롯이 간직한 채 지새웁니다. 어머니2/ 월정 강대실 무서리 북풍한설 한恨 길어 녹이셨지요 봄바람 꽃 소식 얼비치는데 심연深淵 끌어안고 노을빛 따라 가셨지요. 어머니3 / 월정 강대실 보고파 어이 살까요 하늘 좋아 하늘로 가 달이 된 당신 깊은 밤 구름 틈새 찾아 헤매다 아픔으로 피어오르는 아릿한 모습 별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세상 끝까지 애닯게 불러댑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 울 엄니1 / 월정 강대실 울 엄니, 울 엄니는 저승궁궐 금침에 들어 단잠이 드셨는가 보고파서 못 잊어서 찾아와 무릎 꿇고 흐느끼는 못난 자식 보고 싶도 ..

1. 오늘의 시 2023.07.19

산마을이 좋아

산마을이 좋아/ 월정 강대실                 들꽃은 외로움에 젖고 싶어 호젓한 들판 저만치 외따로이 피고까치는 동구 밖 멀리 내다보고 싶어당나무 우듬지에 지붕 없는 집 짓는다 산은 오순도순 이야기가 그리워 실개울에 발 담그고 앉아 산객 기다리고구름은 산 넘어 산이 그리워뿌리 없이 살아 산봉우리 넘나든다 물은 한 몸으로 보듬기기 좋아해아래로 비집고 흘러 바다에서 하나가 되고반겨 안는 산마을이 좋은 나는오늘도 세상 밀쳐놓고 산길을 오른다.

1. 오늘의 시 2023.07.18

생금밭

생금밭/ 월정 강대실 상골* 아들 부잣집 양반, 다랑논 부쳐서는 층층이 커가는 새끼들 지겟다리 장단에 초부타령 못 벗어난다고 여기저기서 하많은 새꺼리 끌어대 언제든 대톱 하나로 뭉칫돈 캐내는 왕대밭 동네 들머리 신작로 가에 마련하셔 보람 반 꿈 반 생금밭 가꾸며 꼭두새벽 이슬을 쓸고 앞산 마루 솟는 달 바지게에 지고 드시니 촌로들 거친 입살이 밑거름 되어 세세연년 빼곡히 죽순이 솟아오르고 죽물꾼들 청죽 한 다발 베어 달라 줄을 서 어섯눈을 뜨게 된 자식들 두 분 어르신 대꽃 되어 가시자 어느 결에 줄줄이 들어앉은 외지인 주춧돌 울창한 꿈의 생금발이 애처롭다. * 상골: 담양군 용면 쌍태리 상월마을을 이름. (제2시집 먼 산자락 바람꽃에서) 대밭 생금밭/ 월정 강대실 상골* 아들 부잣집 양반, 다랑논 부쳐..

1. 오늘의 시 2023.07.17

그리움1.2.3.

그리움 1 / 월정 강대실 잎 피더니 꽃이 졌습니다 그대 떠나고 봄도 홀연 갔습니다 초사흘 눈썹달처럼 잠깐인데 돌아보면 모두 다 그리울 뿐 긴긴 강 언덕 노을이 붉습니다. 그리움2 / 월정 강대실 가신 님 그리워 찾아왔더니 보리밭에 까투리 뒷산 두견이 같이 듣던 고향 노래 불러댑니다 언덕배기 찔레꽃 봄날이 향기롭고 삐비꽃 들판 가득 하늘대는데 혼자 듣는 그 노래 눈물 납니다. 그리움3 / 월정 강대실 하루해가 설핏하면 서산 봉머리 위에 개밥바라기 떠올라 끔벅끔벅 우물가 봉선화 피면 설운 이내 가슴에 임 생각이 도져 도근도근.

1. 오늘의 시 2023.07.17

세상 눈뜨기

세상 눈뜨기 月靜 강 대 실 짓어 오는 풀 뽑고 흩널린 돌멩이만 치워도 길이 빤히 보이는 것을 창을 가린 책장 옮기고 한쪽 문만 열어도 세상이 환히 보이는 것을 남루 둘러쓰고 앉아 문풍지만 풀질하는 맹목에 익은 눈, 눈. 세상 눈뜨기 月靜 강 대 실 짙어 오는 풀 뽑고 흩널린 돌멩이만 치워도 길이 빤히 보이는 것을 창을 가린 책장 옮기고 한 쪽 문만 열어도 세상이 환히 보이는 것을 집착의 요 깔고 누워 문풍지만 풀질하는 어리석음이여. (*注: 2011년부터 (주)비상교육 발행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상권 단원 표제시로 수록됨 ) 詩評 문병란(시인? 前 조선대학교 교수) 3연 구성의 단시이다. 제목부터 부정적 자아에 대한 반성을 모토로 하고 있다. 눈뜨기란 새로운 각성이나 자각 자기 혁명을 의미하는 개안이다..

1. 오늘의 시 2023.07.17

폭우

폭우暴雨/ 월정 강대실 청청하늘에 뜬 먹구름 한 둘금 쏟아붓는 폭우이다. 안 고샅 귀동양반 살붙이 하날 비탈진 밭 귀퉁이에 묻던 날 신작로 건너 멀찍이서 넋 빠진 미륵같이 바라보더니 나직한 봉머리 뗏장 한 장 마지막으로 올려지자 아니라고, 생떼 같은 놈 절대로 땅 밑에 못 넣는다고 참다 참다 울컥 쏟아낸 눈물.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폭우暴雨/ 월정 강대실 청청하늘에 뜬 먹구름 한 둘금 쏟아붓는 폭우이다. 안 고샅 귀동양반 살붙이 하날 비탈진 밭 귀퉁이에 묻던 날 신작로 건너 멀찍이서 넋 빠진 미륵같이 바라보더니 나직한 봉머리 뗏장 한 장 마지막으로 올려지자 아니라고, 생떼 같은 놈 절대로 땅 밑에 못 넣는다고 참다 참다 울컥 쏟아낸 눈물.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7.17

월리아짐

월리 아짐/ 월정 강대실          뒷등 자욱한 봄 안개 속에대들보가 무너지자설움도 한갓 호강이라는 듯줄남생이 같은 자식들 앞세우고 안산 밑 자갈 배미 다랑논묏등골 큰 밭호락질로 휘어잡더니 청룡도 든 두억시니 같은눌어붙은 日月의 더께떨쳐낼 수 없었던지 흙과 함께 굽은 등삭은 나무토막처럼 드러누워저승사자만  눈 멀었다 나무라시네.

1. 오늘의 시 2023.07.15

낮달2

낮달2 / 월정 강대실 언제부턴가 나도 모르게 뜨거운 눈물 어리곤 한다 눈시울에 그날 아침 처마 끝 달려 울먹이던 널 보면. 둘러앉은 살붙이들 절절한 바람에도 두 볼에 스르르 눈물 보이고 황망히 먼 길 서두신 어머니 심곡에 고이 접어 둔 한 마디 기어이 일러 주고 싶은 마음에 입안에 굴리며 몸부림치시던 덧없이 초조롭고이우는 녹두꽃 애처로운 낯빛에끝내 두 눈 다 못 감고 가신 이제는, 먼빛에라도 날 성 싶으면스치는 바람 자락이라도 붙잡고 사알짝이 숨어다오 구름 뒤켠으로.

1. 오늘의 시 2023.07.15

아카시아꽃 그리움

아카시아꽃 그리움/ 월정 강대실 달이 둥실 떠오르면 그대는 누구 얼굴 보고 싶나요 별이 총총한 하늘 바라보며 누구의 별 찾아 헤매시나요 잊으셨나요 하마 두견이 아련한 울음소리 밤은 깊은데 헤어지기 싫어 호반에서 우리 별이랑 소곤대다 아카시아꽃 향기 너무 좋다고, 그래서 슬프다고 스르르 흐르는 눈물 훔치다 들켜 그만, 엉엉 울어버린 그대 길 잃은 휘파람새 한 마리 파르르 품으로 날아들자 가여워 오지랖에 살포시 안고 고이 지새운 밤 진정 잊으셨나요.

1. 오늘의 시 2023.07.15

산밭2

산밭2 /月靜 강 대 실 몇 해 전 가을 끄트머리 포르르!, 한 양반이 날아들더니 호들갑 떨며 토주 행세 부리더구먼 구린내가 몰큰몰큰 풍겼으나 어련히 알아 하겠지 싶어 못 본 척 납작 엎드려 있었지 그런데, 팔도 유랑 길에라도 올랐는지 그 후로는 도통 그림자도 안 비치니... 꼭 삿갓 같은 사람 이라며 찔레나무 사방에서 지경을 넘어들고 산딸기나무 가운데다 진 치고 칡넝쿨 온 밭을 횡행활보하니…… 구시렁대다 흠칫 말허리 꺾는, 산밭 씁쓰레한 낯꼴 눈앞에 아른거리는지 시르르 밭귀퉁이 눈 둘러보며 마음 질질 끌고 도망치는 새 주인.

1. 오늘의 시 2023.07.15

여름밤

여름밤 월정 강대실 첩첩한 산중 산막 오랜 친구 하나 찾아 왔네 먼길 가다가 하룻밤 묵고 싶은 길손처럼 소리 소문 없이 들이닥쳤네 기억의 단편은 강 밑바닥 무늬 돌 같이 희미하였네 근勤한 별들 기웃대는 하늘 보며 권커니 잡거니 쌓인 회포 풀었네 “잔은 꼭 나가서 들지만 몸은 천하없어도 들어가 눕힌다”고 지새워 소쩍새 노래에 젖으라며 훌쩍 길을 나서는 친구, 멀어져가는 등 뒤를 사자봉 마루 덩두렷이 기다리든 열엿새 달이 졸래졸래 따라나섰네.

1. 오늘의 시 2023.07.15

가벼운 삶

가벼운 삶/ 월정 강대실 종심강 새털구름같이 한가하다 보니 주머니가 흥부 살림처럼 가벼워지네 미안쩍고도 그저 감사한 것은 큰 딸 연금이가 매달 꼬박꼬박 통장에 감쪽같이 들여놓는 효도적금 뒷산처럼 짱짱히 내 삶 받쳐주네 퇴계 선생 만나면 한나절이 세종대왕 모시면 하루해가 무릉도원이네. 속에 빈 창고 큼직이 하나 짓고 보니 마음이 경주 최부자집처럼 넉넉해지네 비로서, 심곡 진창에 달 떠올라 춤추는 꽃향기 선연하게 보이네 쫓긴 일 없어 신발 거꾸로 안 신고 허튼 욕심 안 부려 허방에 빠지지 않네 장마당 나서면 눈에 든 건 다 내 것 동구 밖 거닐면 앞뒤들이 안마당이네.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1. 오늘의 시 2023.07.15

폭우

폭우暴雨/ 월정 강대실 참다 참다 울컥 쏟아내던 눈물이 있다. 안 고샅 귀동양반 살붙이 하날 비탈진 밭 귀퉁이에 묻던 날 신작로 건너 멀찍이서 서러운 미륵같이 바라보더니 나직한 봉머리 뗏장 한 장 마지막으로 올려지자 아니라고, 생떼 같은 놈 절대로 땅 밑에 못 넣는다고. 청청하늘 산 넘어 든 먹구름 한 둘금 쏟아붓는 폭우이다. -제3시집 숲 속을 거닐다-

1. 오늘의 시 2023.07.15

밥 대접

밥 대접 / 월정 강대실  땅맛 알고 나서부터는미물에게 밥 대접 하네 농골 산밭 지심 매다가밭머리 솔가지에 걸어 둔 새참 고리그늘 방석 위에 펼치네  우르르 달려드는 개미와 쇠파리날아든 애기 풀벌레 한 마리 불현듯, 떠오르는 어머니 모습고수레! 고수레! 사방에 음식 떼어 던지시던숭고한 마음 헤아리다 함께 둘러앉아 맛있게 나누네세상은 비잠주복(飛潛走伏)과도 더불어 산다는 걸이 나이에사 알아차리네.

1. 오늘의 시 2023.07.09

한 가족

한 가족/ 월정 강 대 실 훌쩍, 두 내외가 어디론가 가서 며칠 조용히 쉬어 오고 싶어도 한 가닥 빗금진 눈길에까지 온몸으로 정 주는 생목숨들 탓에 늘 후제를 되뇌며 살아야 했다 그런데, 모처럼 독한 맘먹고 갔다가 2박 5일 만에 돌아왔다, 웬걸 담장 위 날름 올라앉은 포도넝쿨 내려와 대문에 금줄 매고 왕거미 여기저기 구석진 데다 겹겹이 그물망 치고 있었다 꽃나무들 옆으로 푸른 친구 불러들여 시끌벅적 인기척 내고 남새밭 비릿한 풋향기 피우던 고추 매운 내 날리며 쌍불 켜고 있었다 한 가족임 훤히 알고들.

1. 오늘의 시 2023.07.09

귀향/ 대숲에 들면

1. 발표 문예지 : 시학과 시 2023 여름호 / 제18호 ISSN 2636-1949 2. 발행 일자: 2023년 6월 10일 3. 작품 귀향歸鄕 하늘 노랗고 해 긴긴 춘삼월 앞산보다 더 높은 보릿고개 허리띠 졸라매기 진절머리 난다며 열여섯에 어린 동생 업고 이삿짐 보퉁이 짊어진 어머니 따라 말만 들은 서울행 기차 탄 쌀순씨. 한강물 풀리면 꽃소식 물어오고 향수가 모닥불 타면 바람 타고 와 돌나물 쑥국 향에 객수 씻던. 해 기울기 전에 객짓밥 청산하고 부르는 손짓 빤히 보일 만한 데다 조붓한 처소라도 한 칸 내겠다더니 청댓잎 서걱이는 소리 잇는 담양호 상류 복리암 언덕배기에 제비 집같이 아담한 둥지 마련 사십오 년 망향의 설움 접고 홑몸 귀향 날, 산천이 앞서 반겼다. 산도 물도 설고 낯까지 서러웠건만..

하심

하심下心/월정 강대실   방울땀 까맣게 익어 가는 복분자 밭머리느티나무 푸르른 그늘 멍석에 누워바람도 흰 구름도 유정하자 손짓 보낸다무심히 스쳐지나가다, 뜬금없이길 가다 마음에 밟힐 성싶은 것 보면먼눈에라도 띌까 무섭게 얼른 들쳐 메야 한다곗술에 낯내는 비열을 나무라며칠갑의 강에 下心을 던지는 바람 한줄기사돈에 팔촌 보듯 했던 생 더듬다  달아오르는 낯, 뒷등 바위 바라기한다이름 없는 골짜기 절로 피고 지는그늘골무꽃 그리움 부르련다어느덧 낯익은 이름과 얼굴 하얗게 지워지면달 넘어오는 노루목 등 굽은 노송 아래얼룩노루 사랑놀이 훔쳐 보이는나직한 흙집 지어 조용히 살리라.초2-834

1. 오늘의 시 2023.06.25

약비 맞다

약비 맞다/ 월정 강 대 실                                         새벽 어두커니 고요를 밟고냉기 들이켜며 문밖으로 나선다방천길 논둑길 지나 댐 뚝방 올라선다느닷없이 산성 너머 쏴아 몰려오는 비 떼,황새목이 되어 기다리는도토리 만 한 호박 빛바랜 밤꽃 앉은뱅이 땅찔레좋아라 연신 머리 치세운다낯빛들 차-암 싱그럽다금방, 방긋이 박꽃 웃음 보일 듯이나도 저들처럼 흠뻑 약비 맞은 터사유의 뿌리 더 깊고 넓고 푸르게 뻗치고황금 들판의 꿈 꾸어도 좋겠지함초롬히 옷 젖었어도 마치새색시 맞을 신랑처럼 마음 설레는 아침집에 들어서자 쪽문이, 툭!범종 타종하듯 머리통을 찐다, 무엇보다먼저 고개 숙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듯.

1. 오늘의 시 2023.06.24

텃밭

텃밭 월정 강대실 한 귀에 터주 정화조가 도사리고 앉아 고약한 냄새 날리던 반지빠른 자투리땅 여기저기 널린 우려먹고 버린 뼈다귀 개 고양이 몰래 싼 똥에 파리 떼 들끓던 뒷굽이 삐딱하게 닳은 흑구두 한 짝 마구 버린 연탄재에 치여 숨 헐떡이던 눈초리 날카로운 사금파리 유리조각 벌겋게 쇳독이 난 숟갈 서로 으르릉대던 숨 막혀 죽을 둥 말 둥 한 땅이 힘이 도져 이웃과 맛나게 나누라며 길러 낸 푸성귀.

1. 오늘의 시 2023.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