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발표 문예지 : 시학과 시
2023 여름호 / 제18호
ISSN 2636-1949
2. 발행 일자: 2023년 6월 10일
3. 작품
귀향歸鄕
하늘 노랗고 해 긴긴 춘삼월
앞산보다 더 높은 보릿고개
허리띠 졸라매기 진절머리 난다며
열여섯에 어린 동생 업고
이삿짐 보퉁이 짊어진 어머니 따라
말만 들은 서울행 기차 탄 쌀순씨.
한강물 풀리면 꽃소식 물어오고
향수가 모닥불 타면 바람 타고 와
돌나물 쑥국 향에 객수 씻던.
해 기울기 전에 객짓밥 청산하고
부르는 손짓 빤히 보일 만한 데다
조붓한 처소라도 한 칸 내겠다더니
청댓잎 서걱이는 소리 잇는
담양호 상류 복리암 언덕배기에
제비 집같이 아담한 둥지 마련
사십오 년 망향의 설움 접고
홑몸 귀향 날, 산천이 앞서 반겼다.
산도 물도 설고 낯까지 서러웠건만
어느새 격이 없어 일촌이 다 사촌
두루두루 쌓은 도타운 정리
꽃 보고 텃밭 갈고 운동 챙기고……
잃은 반생애 되찾아 산다.
대숲에 들면
얼마나 심지를 곧추세워야
눌리고 비틀려도 아주 휘지 않는,
저리 꼿꼿이 일어설 수 있을까
얼마나 심전을 갈고 부쳐야
비바람 눈서리 만나 더욱 푸르른,
저리 청청히 살아갈 수 있을까
얼마나 심성이 곱고 발라야
쉼 없이 구름 쓸어 하늘 드러내는,
저리 세상을 맑혀 살 수 있을까
해 저문 고희 강 대숲에 들면
한생, 뜨고도 못 보는 당달봉사
부끄러운 이내 모습 보인다.
약력
강대실
1996년 《韓國詩》등단.
시집『바람의 미아들』외 3권
고등학교 국어교과서 「세상 눈뜨기」수록
주소: 전남 담양군 담양읍 태왕3로 50, 207동1202호
(담빛리, 양우내안애퍼스트힐 2단지)
4. 복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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