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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눈뜨기
月靜 강 대 실
짙어 오는 풀 뽑고
흩널린 돌멩이만 치워도
길이 빤히 보이는 것을
창을 가린 책장 옮기고
한 쪽 문만 열어도
세상이 환히 보이는 것을
집착의 요 깔고 누워
문풍지만 풀질하는
어리석음이여.
(*注: 2011년부터 (주)비상교육 발행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 상권 단원 표제시로 수록됨 )
詩評
문병란(시인? 前 조선대학교 교수)
3연 구성의 단시이다. 제목부터 부정적 자아에 대한 반성을 모토로 하고 있다. 눈뜨기란 새로운 각성이나 자각 자기 혁명을 의미하는 개안이다. 그 반대어는 눈감기로서 세상에 대하여 거듭나지 못한 자기 고발의 자세이다. 눈앞에 놓여있는 아주 작은 일만 실천하여도 길(道)이 나타날 것을 게으르거나 일부러 눈을 감고 그 길을 외면하고 있는 자아의 타성을 스스로 고발한다.
풀 뽑고 돌멩이 치우고/ 창을 가린 책장 옮기고/ 닫친 창문을 여는 일/ 너무나 쉽고 간단한 일을 타성과 게으름(집착의 요 갈고 누워) 엉뚱한 짓(문풍지만 풀질하는) 요령주의나 안일무사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 하는 그?집착?을 고발하고 있다.
이른바 자기부정을 통해서 타성의 극복을 꾀하는 일종의 자기 혁명에 대한 시도이다. 다른 작품과 함께 시인의 겸허한 자아성찰은 독자들의 심안에 무리없이 감동력으로 스며들고 있다. 수준과 성숙도를 짐작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