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을이 좋아/ 월정 강대실
들꽃은 외로움에 젖고 싶어
호젓한 들판 저만치 외따로이 피고
까치는 동구 밖 멀리 내다보고 싶어
당나무 우듬지에 지붕 없는 집 짓는다
산은 오순도순 이야기가 그리워
실개울에 발 담그고 앉아 산객 기다리고
구름은 산 넘어 산이 그리워
뿌리 없이 살아 산봉우리 넘나든다
물은 한 몸으로 보듬기기 좋아해
아래로 비집고 흘러 바다에서 하나가 되고
반겨 안는 산마을이 좋은 나는
오늘도 세상 밀쳐놓고 산길을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