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담집 명문이/월정 강 대 실
얼굴이 보얗고 둥그스름했던
흙담집 명문이
아버지는 어디 가셨는지
어머니 형과 함께
머언 남쪽에서 이사 와
한 반 짝꿍으로
자갈밭 학교길 나란히 걸으며
기차 이야기도 들려주고
지붕 여기저기
호박이 살쪄 가는 그늘 마당에서
뒹굴며 같이 숙제했던
시름시름 앓던 형 잃고는
학교에 잘 안 나오더니
어느새 서울로 떠난버린
모진 비바람에
누렇게 익은 호박을 보면
동무 얼굴이 얼비친다.
흙담집 명문이/월정 강 대 실
얼굴이 보얗고 둥그스름했던
흙담집 명문이
아버지는 어디 가셨는지
어머니 형과 함께
머언 남쪽에서 이사 와
한 반 짝꿍으로
자갈밭 학교길 나란히 걸으며
기차 이야기도 들려주고
지붕 여기저기
호박이 살쪄 가는 그늘 마당에서
뒹굴며 같이 숙제했던
시름시름 앓던 형 잃고는
학교에 잘 안 나오더니
어느새 서울로 떠난버린
모진 비바람에
누렇게 익은 호박을 보면
동무 얼굴이 얼비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