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163

산을 바라봅니다

산을 바라봅니다/ 월정 강대실 산이 그리운 날 있습니다 죄 진 것처럼 마음이 한 줌만 해지고 저절로 먼 산에 눈길이 갈 때가 있습니다. 욕망의 구렁에서 허우적이다 불현듯 내가 부끄러워지면 한이 없이 산을 바라봅니다 분수를 아는 오뇌의 동아줄에 꽁꽁 옥죄여 그지없이 내가 나약해지면 하염없이 산을 바라봅니다 흔들릴 줄 모르는 세월의 갈피에 놀빛 배어들고 속절없이 내가 허망해지면 시름에 겨워 산을 바라봅니다 계절을 부둥키는. 외길로 앞만 보고 걷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었다 여겨지면 나도 모르게 먼 산 바라봅니다 도반으로 함께 가고 싶어집니다.

1. 오늘의 시 2021.05.24

광주문학

1. 발표 문예지 : 광주문학 98호 2021 봄 2. 발표 일자: 2021년 3월 15일 경사가 났다! 넷째야, 경사가 났다! 아래 고샅 상큰댁 네 형님 순하디순하고 일 잘 하는 씨어미 산고에 앞산이 쩌렁쩌렁 따라 울더니 순산했는갑다 아까침에 네 배 짼디 잠잠해졌다 인제는 야야!, 낼 아침 식전에 갈초 바지게로 야무지게 한행부 하고 큰 푸대에다 속겨 꾹꾹 제겨 담아 짊어다 주어라 살째기, 먹고 새끼 젖 잘 물리고 얼른 힘 타 서녕골 비알밭이랑 농골 수렁배미 애벌갈이 해야 쓴다 해토한 족족 그러고, 단단히 일러두어라 송아치 암수간에 젖 떨어지면 판도치 숙부네 외양간 한 칸 들이게 해서 이참에 꼭 소고삐 쥐어 줄 생각 하라고 소뜯기던 언덕 너머 금살 소 울음소리 망각의 긴 강 거슬러 오는 아버지 말씀.

나는 애꾸눈이

나는 애꾸눈이/ 월정 강대실 천근만근 걸음 산정에 오른다 어느새, 몽환은 땀이 되어 줄줄 벌 받을 때처럼 흘러내리고 돌아서서 바라다보면 아스라이 널린 아름다움의 무한 세상은 살아갈 만 한 선계 마음을 짓누르는 짐 벗어놓고 해종일 산천경개에 안겨 호강하다 따라나서는 긴 그림자 달고 쾌재 부르며 하산한다 한데, 삽작거리에 이르자 두 눈뿌리에 화등잔 켜 단듯 여기저기 눈에 띄는, 버려진 이웃의 온갖 아픔이란 아픔들 아마 나는 애꾸눈이, 지금껏 눈맛 마음맛 나는 것만 보였던.

1. 오늘의 시 2021.03.14

시학과 시

1. 발표 문예지 : 시학과 시 봄호 2021 제9호 2. 발표 일자: 2021년 3월 10일 하늘 냄새 꽃집 앞을 지난다 향긋한 꽃향기에 매료되어 밀문 열고 들어간다 꽃 같은 마음이 바라보자 그 향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꽃 꽃 꽃들 공원 옆을 지난다 휠체어에 앉아 해바라기하는 노부부가 눈에 띈다 하늘 같은 마음이 다가서자 하늘처럼 맑은 얼굴에서 풍기는 그윽한 하늘 냄새. 한 우물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하지만 어디 말같이 그러기가 쉽던가 꽃다운 세상, 오롯이 외길로 바쳐 살기가 잽싸게 바다를 헤쳐 다니다 매양 암초를 만나 호되게 곤욕을 당하기도 하고 하찮은 일도 이 악물고 흑흑대더니 종국에는 앞이 번듯한 사람을 수없이 보았던지라 경주 토함산 석굴암과 불국사 찾고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규봉암 오르고 정..

2021년(단기4353년) 신축년 생활지표

2021년(단기4353년) 신축년 생활지표 反 求 諸 己 (돌이킬 반/구할 구/어조사 저/몸 기) 잘못을 돌이켜 자신에게서 찾는다 '행하여도 얻지 못하거든 자기 자신에게서 잘못을 구할 것이니 자신의 몸이 바르면 천하가 돌아올 것이다.' 맹자의 이루상편에서 나오는 구절입니다. 의미 어떤 일이 잘못 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 뜻 되돌려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다. 어떤 일이 잘못되었을 때 남의 탓을 하지 않고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뜻이다. 諸는 대명사 之와 개사(介詞) 於의 합음으로 ‘∼에, ∼에서’를 뜻한다. 용례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중에 우리 스스로 불러일으키지 않은 일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문..

15. 알곡 창고 2021.01.23

오월2

오월2/월정 강대실 오소서, 살짝꿍! 신록의 싱그런 향기에 묻어서 바람 싱숭한 내안으로 침묵의 긴긴 강 질러 누운 채 험준한 산맥 넘고 넘어 임이 듯 내게로 오소서 그대 오시는 날이면 가슴 저미게 한 그리움도 그리움에 옹이진 기다림도 그만 꽃을 피우리다 향기 함초롬한 사랑 꽃 한 아름 어슴푸레 저무는 울안에 끝내는, 내 흥에 겨워서 너울춤 넘실 추리다 그대와 함께 버얼건 하늘보다 더 아름다운.

1. 오늘의 시 2020.12.31

서은문학

1. 발표 문예지 : 서은문학 통권 제6호 2. 발표 일자: 2020년 12월 15일 진대나무를 만나다 가마골 용추사 계곡, 일찍이 발 잘 못 붙여 하늘 원껏 우러를 수 없고 긴 허리 꼿꼿이 펴지 못하여 대웅전 대들보로 택함 받지 못한 해와 달 바람 잊지 않고 찾아들고 그윽한 꽃향내 벌 나비 분분히 나래 치고 나무갓 큰 품 쫓긴 산짐승 걷어안았을 세수 이길 재간이 없어 수려함 쇠잔하고 독야청청 허연 알몸 절개를 지키더니 연전, 강풍에 붙안겨 벌러덩 나자빠진 나락에 빠져도 아주 죽지 않는다고 찾아든 청설모 산지니 앉아 쉴 등 대주고 산객들 땀 밴 옷 받아 보송히 말리는 일 자신만이 해야 할 일이다는 세월의 발톱에 긁힌 흐물흐물한 살은 배고픈 중생 흰개미 땅강아지 지네들…… 옆구리 곪아 터진 음부는 진물 빠..

마늘 병해충 방제

마늘 병해충 방제 마늘 무름병 1. 무름병 병징 : 물러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상하로 진전, 잎 황변 2. 냄새가 심하게 발생하고 넘어지는 현상 발생 3. 무름병 병원균 : 32~35도 고온에서 잘 생장하며"대부분 표토 15cm 내 존재", 상처로 감염 ​ 전염경로 1. 식물체에 직접 침입 못함 2. 토양해충에 의한 상처를 통한 간염과 농작업, 빗물, 관개수 등 물리적인 상처를 통한 침입, 감염이 발생 ​ 발생시기 1. 월동 후 기온이 상승하는 시점부터 발생(3월초) 2. 3월 이후 비가 자주 오고, 밤낮의 기온차가 심한 날씨에 발병이 심함 ​ 등록약제 1. 항생제로 방제 2. 무름병 전문약인 탐나라 수화제로 사용(동+항생제 혼합제) ​ 마늘 잎마름병 1. 잎마름병 병징 : 초기 회백색의 작은 반점이 되고..

27. Pecan 영농 2020.12.27

이육사 시 모음 17편

청포도 이육사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음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닷가 가슴을 열고 靑袍(청포)를 입고 찾아온다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며 두 손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 없는 광음을 부즈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나리고 매화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의 뒤에 백마타고 오는 초인이 ..

카테고리 없음 2020.12.19

길을 묻는 그대에게

길을 잃은 그대/월정 강대실 얼루기 먹던 구유를 떠받아 엎어 버리듯 마음의 뜨락 우북한 잡초 갈아엎어야 하리. 어느덧, 지는 해 서창 너머로 설핏한데 여기저기 솔깃한 눈맛 귀맛만 기웃거리다 아까운 세월도 이웃도 홀랑 날려보내고 고향 땅 앞산 밑 탯자리에 발 붙인 그대여 뒷산에 숨어들어 할퀴고 내뺀 세월 뒤쫓다 목을 꺾고 울며 돌로 발등 찧어 봤는가! 불고추 씹어 내뱉는 얼얼한 고통 맛보았다면 줄밤을 새워서라도 우리 무릎을 맞대자꾸나 늦지 않았다고 비로소 시작할 때가 왔다고 네발로 기고 물소의 뿔로 산과 바다를 넘자 맞잡은 다짐 앙가슴에 아로새겨, 기어코 뿌리 깊은 달콤한 사과나무를 키워 내자 굽이쳐 흐르는 강물이 제아무리 서글퍼도 노을빛보다 더 따스운 마음으로 건너리라.

1. 오늘의 시 2020.08.25

'그것이'와 '그게'의 준말

질문 그게는 그것이의 줄인 말이 맞나요? 그렇게 줄어든 근거는 무엇인가요? 답변 ‘그게’는 ‘그것이’의 준말이 맞습니다. 체언과 조사가 결합할 때 어떤 음이 줄어지거나 음절의 수가 줄어지는 것은, 그 본 모양을 밝히지 않고 준 대로 적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4장, 제5절 준말, 제33항에서 “체언과 조사가 어울려 줄어지는 경우에는 준 대로 적는다.”라고 하고, 아래와 같은 보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본말 : 준말 그것은 : 그건 그것이 : 그게 그것으로 : 그걸로 나는 : 난 나를 : 날 너는 : 넌 너를 : 널 무엇을 : 뭣을/무얼/뭘 무엇이 : 뭣이/무에

'-ㄴ바'와 '바' 띄어쓰기

우리말 바로쓰기 '-ㄴ바'와 '바' 띄어쓰기 카테고리 띄어쓰기 출처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등록일 2010-01-18 조회수 24,399 질문 '바'에 대해서 여쭤 볼게요. '~한바, ~된바' 이런 경우 붙여 써야 되나요, 띄어 써야 되나요? 답변 어미 '-ㄴ바'는 어간에 붙여 적고, 의존 명사 '바'는 앞말과 띄어 적습니다. 어미 '-ㄴ바'는 '서류를 검토한바 몇 가지 미비한 사항이 발견되었다'와 같이,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과거의 어떤 상황을 미리 제시하거나, '너의 죄가 큰바 응당 벌을 받아야 한다.'와 같이, 뒤 절에서 어떤 사실을 말하기 위하여 그 사실이 있게 된 것과 관련된 상황을 제시할 때 쓰입니다. 한편, 의존 명사 '바'는 '이왕 산 중턱까..

연동사 백구

1. 게재신문: 광주매일신문                광주문인협회 문학마당2. 게재 일자: 2020. 6. 9. 연동사 백구  산성산 금성산성 오름길에서 탁발하다 졸졸 산객들 길라잡이 맡아 내려오는연동사 독경 소리에 귀 씻은 백구 씨근씨근 오르는 날 보고는달려들어 합장에 머리를 주억주억오늘은, 사시불공 마침맞으니 길 열잔다  앞서거니 뒤따르다 갈림길에 이르러죄 씻는 길은 여기, 좁고 더디다며 버벅거려낯없이 고개를 외로 돌리자 비켜 앉아 온광 번쩍한 큰눈 끔벅이더니종심의 마음속 절집 한 채 못 모시고 언제까지 시루봉 올라 우화만 꿈꿀 거냐며나무 관세음보살 왼다.

그날 밤의 총성

1. 게재 문집: 5. 18 40주년 기념시집 그 도시의 열흘 2. 발행인: 광주문협 시분과위원회 그날 밤의 총성 785/블, 시분과 타-앙! 탕, 타-앙! 한밤중 우리 아들들 누굴 위해 총을 쏘았나? 다시 오월이 되도 풀지 못한 그날 밤의 총성. 큰일 났다고, 시내가 온통 핏빛이라고 고객들 쌍심지선 전언에 서둘러 일 끝낸다. 난세엔 현금이 있어야 한다며, 전무님 골고루 나누어 준 돈 받아 쥐고 달려 대인동 터미널 막차에 간신히 오른다. 암굴 속 붙박여 길어만 지는 나날 전화도 차도 다 끊긴 고립무원의 섬 광주땅 신문 방송은 폭도들 난동이라 생거짓 나발 불고 갈수록 가슴 찔리는 방관자. 통사정해 탄 차 도동고개 못 넘겠다 가버리고 저리는 오금 뒤뚱뒤뚱 고개 너머 착검한 총 눈 부라리며 빠끔히 연 길 꿰어..

흙담집 동무

흙담집 동무 / 월정 강대실 얼굴이 보얗고 둥그스름했던 흙담집 명문이 아버지는 어디 가셨는지 어머니 형과 함께 머언 아랫녘에서 우리 동네 서편으로 이사 온 한 반 짝꿍으로 자갈밭 학굣길 나란히 걸으며 기차 이야기도 들려주고 초가지붕 여기저기 호박이 살쪄 가는 그늘 마당에서 뒹굴며 같이 숙제를 했던 시름시름 앓던 형 잃고는 학교에 잘 안 나오더니, 어느새 서울로 훌쩍 떠나가고는 소식 없는 모진 비바람에 누렇게 익은 둥실한 호박을 보면 동무 얼굴이 얼비친다.

1. 오늘의 시 2020.05.10

아들 전 하서(下書)

아들 전 하서(下書) 월정 강 대 실 한사코 좁은 길을 마다않는 널 좇아 삼천지교(三遷之敎) 한 것이야 부모 된 도리로 알았다 마음은 끝까지 모둠발로 받치고 싶었지만 이내 손 닿지 않아 서글펐고 바둥대는 네 모습 안쓰러워 그저, 기도로 하얗게 지새울 뿐이었다 너는 칼을 가는 바람 앞에서도 일순의 지체도 돌아갈 생각도 없이 스스로를 회초리질 하여 맨발로 차돌밭 용케 건넸구나 하지만, 앞길에 더 큰 산 있으리니 부디 쥔 주먹을 다잡거라 혹여 못 버려 한쪽에 밀쳐놓은 것 있다면 죄다 살라버리라 더딘 걸음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고 종국에는 꼬옥, 우듬지 바라볼 날 오리니.

1. 오늘의 시 2020.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