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시화.문예지)

시학과 시

월정月靜 강대실 2021. 3. 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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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표 문예지 : 시학과 시 봄호

                     2021 제9호

                    

2. 발표 일자: 2021년 3월 10일

 

 

하늘 냄새

 

꽃집 앞을 지난다

향긋한 꽃향기에 매료되어

밀문 열고 들어간다

 

꽃 같은 마음이 바라보자

그 향기만큼이나 아름다운

꽃 꽃 꽃들

 

공원 옆을 지난다

휠체어에 앉아 해바라기하는

노부부가 눈에 띈다

 

하늘 같은 마음이 다가서자

하늘처럼 맑은 얼굴에서 풍기는

그윽한 하늘 냄새.

 

 

한 우물

 

우물을 파도 한 우물을 파라 하지만

어디 말같이 그러기가 쉽던가

꽃다운 세상, 오롯이 외길로 바쳐 살기가

 

잽싸게 바다를 헤쳐 다니다

매양 암초를 만나 호되게 곤욕을 당하기도 하고

하찮은 일도 이 악물고 흑흑대더니 종국에는

앞이 번듯한 사람을 수없이 보았던지라

 

경주 토함산 석굴암과 불국사 찾고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규봉암 오르고

정도리 구계등 갯돌밭 걸으며 다져진 심지

깊고 깊게 파고 또 판 우물이었지

 

먼빛으로도 내 피와 땀을 눈여겨본 사람은

하나 없이, 삼 년 가물 석 달 열흘 장마에도

끄떡없을 밥줄이라 침이 말랐었지

 

허나, 어찌 알 수 있던가 그만해 두고

건수 안 나고 뒷손 대지 않게끔 끝낼까도 했지만

어느 날 청천에서 내리칠지도 모를 날벼락

 

그러고도, 어디 쉬운 일이던가

모처럼 물 오른 일손 단박에 내려놓기가

아무리 고통이 의외의 고통을 낳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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