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발표시(시화.문예지)

서은문학 (2021/통권 제7호)

월정月靜 강대실 2022. 1. 31. 09:39

1. 발표 문예지 : 서은문학

 2021 / 통권 제7호

 

2. 발표 일자: 2021년 12월 15일

 

정도리 구계등에서

 

억겁을 매를 맞아

둥굴둥굴 만월보살 닮은 얼굴

오늘도 매를 벌고 있다

 

즐비하니 맨몸 맞대고 앉아

하루에도 수천수만 번

처얼썩 철썩 득도의 물매 받는다

 

몽돌밭 들어서다, 여태

모가 진 말의 뼈 발라내지 못한 나

화끈 달아오르는 부끄러움

한 발짝도 달싹 못하고

 

밤톨만 한 돌멩이 하나 집어 들고

우두망찰 먼 섬 바라보다

고개를 바로 못 들고 돌아서자

 

귓속을 들락이는 바람 소리

앙가슴 지르는 물매 소리

아버지 회초리 갈기는 소리.

 

 

동네 경사가 났다

 

넷째야, 동네 경사가 났다

아래 고샅 상 큰댁 네 순기 형

순하디순하고 일 잘 하는 씨어미

산고를 앞산이 다 쩌렁쩌렁 따라 울더니

순산했는갑다 아까참에

네 배 짼디 잠잠해졌다 인제는

야야!, 낼 아침에는 식전에

갈초랑 큰 소쿠리에다 속겨 꼭꼭 눌러 담아

한행부 살째기 짊어다 주어라

먹고 새끼 젖 잘 물리고 얼른 힘 타

농골 수렁배미 애갈이해야 쓴다 해토하면

그러고, 단단히 일러두어라

이참에는 송아치 암수 간에 젖 떨어지면

집시랑 밑에라도 꼭 판도치 숙부네 집에

소고삐 매어 줄 생각 하라고

소 뜯기던 언덕 너머 금살 소 울음소리

망각의 강 질러오는 아버지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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