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바라봅니다/ 월정 강대실
산이 그리운 날 있습니다
죄 진 것처럼 마음이 한 줌만 해지고
저절로 먼 산에 눈길이 갈 때가 있습니다.
욕망의 구렁에서 허우적이다
불현듯 내가 부끄러워지면
한이 없이 산을 바라봅니다
분수를 아는
오뇌의 동아줄에 꽁꽁 옥죄여
그지없이 내가 나약해지면
하염없이 산을 바라봅니다
흔들릴 줄 모르는
세월의 갈피에 놀빛 배어들고
속절없이 내가 허망해지면
시름에 겨워 산을 바라봅니다
계절을 부둥키는.
외길로 앞만 보고 걷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었다 여겨지면
나도 모르게 먼 산 바라봅니다
도반으로 함께 가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