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전 하서(下書)
월정 강 대 실
한사코 좁은 길을 마다않는 널 좇아
삼천지교(三遷之敎) 한 것이야
부모 된 도리로 알았다
마음은 끝까지 모둠발로 받치고 싶었지만
이내 손 닿지 않아 서글펐고
바둥대는 네 모습 안쓰러워
그저, 기도로 하얗게 지새울 뿐이었다
너는 칼을 가는 바람 앞에서도
일순의 지체도 돌아갈 생각도 없이
스스로를 회초리질 하여
맨발로 차돌밭 용케 건넸구나
하지만, 앞길에 더 큰 산 있으리니
부디 쥔 주먹을 다잡거라
혹여 못 버려 한쪽에 밀쳐놓은 것 있다면
죄다 살라버리라
더딘 걸음 같지만 실은 그렇지 않고
종국에는 꼬옥,
우듬지 바라볼 날 오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