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지렁이

월정月靜 강대실 2016. 6. 27. 10:31

 

지렁이/  월정 강대실 

 

 

 

너희들 나라에 무슨 일이라도!

 

 

꼭두새벽 어스레한 호숫가 포도에

즐비한 기다란 생명의 군상

 

 

전날 전전날도 삼보일배 바치다

주검으로 스러진 상형문자 위에

 

 

이 아침 분연히 재물로 드리려는

아까운 목숨들의 행렬

 

 

길 잃은 바람의 발길

한 번을 가로막지 못한 나약한 나,

입에 발린 기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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