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동* 느티나무 / 월정 강대실
앞들 샛강 돌둑 바로 옆에
느티나무 어르신 한 분 계시다.
풍채 의젓하고 기력 왕성하고
슬하에 식솔도 몇 거느린 것을 보면
사오백년은 족히 사셨으리라.
한동안 큰 산맥같이 끄떡 않더니
복사꽃 유혹에 연초록 염발한
한참 바람난 총각이시다.
아마, 올여름 휴가철에도 한바탕
선남선녀들 불러들여 잔치 벌이리라.
근데, 노구에 무슨 정력 인지 몰라
살짝이 다가가 살펴보니, 웬걸
몸에 커닿게 빈 창고 하나 갖고 계시다.
세상살이 어찌 그리 알고 비워냈는지
애도 쓰래도 다 들어내고
밑 없는 항아리 품어 사신 거다.
*용동: 전남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동마을을 이름.
느티나무 어르신 한 분 계시다.
풍채 의젓하고 기력 왕성하고
슬하에 식솔도 몇 거느린 것을 보면
사오백년은 족히 사셨으리라.
한동안 큰 산맥같이 끄떡 않더니
복사꽃 유혹에 연초록 염발한
한참 바람난 총각이시다.
아마, 올여름 휴가철에도 한바탕
선남선녀들 불러들여 잔치 벌이리라.
근데, 노구에 무슨 정력 인지 몰라
살짝이 다가가 살펴보니, 웬걸
몸에 커닿게 빈 창고 하나 갖고 계시다.
세상살이 어찌 그리 알고 비워냈는지
애도 쓰래도 다 들어내고
밑 없는 항아리 품어 사신 거다.
*용동: 전남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동마을을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