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용동* 느티나무

월정月靜 강대실 2016. 5. 30. 16:01

 

 

 

 

                                        

 

 

용동* 느티나무 / 월정 강대실

 

앞들 샛강 돌둑 바로 옆에

느티나무 어르신 한 분 계시다.

풍채 의젓하고 기력 왕성하고 

슬하에 식솔도 몇 거느린 것을 보면 

사오백년은 족히 사셨으리라. 

한동안 큰 산맥같이 끄떡 않더니 

복사꽃 유혹에 연초록 염발한 

한참 바람난 총각이시다. 

아마, 올여름 휴가철에도 한바탕 

선남선녀들 불러들여 잔치 벌이리라. 

근데, 노구에 무슨 정력 인지 몰라 

살짝이 다가가 살펴보니, 웬걸 

몸에 커닿게 빈 창고 하나 갖고 계시다. 

세상살이 어찌 그리 알고 비워냈는지 

애도 쓰래도 다 들어내고 

밑 없는 항아리 품어 사신 거다. 

 

*용동: 전남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동마을을 이름.

 

 

 

 

 

 

 

 

 

 

 

 

 

 

 

 

 

 

 

 

 

느티나무 어르신 한 분 계시다.

풍채 의젓하고 기력 왕성하고

슬하에 식솔도 몇 거느린 것을 보면 

사오백년은 족히 사셨으리라.

한동안 큰 산맥같이 끄떡 않더니

복사꽃 유혹에 연초록 염발한

한참 바람난 총각이시다.

아마, 올여름 휴가철에도 한바탕

선남선녀들 불러들여 잔치 벌이리라.

근데, 노구에 무슨 정력 인지 몰라

살짝이 다가가 살펴보니, 웬걸

몸에 커닿게 빈 창고 하나 갖고 계시다.

세상살이 어찌 그리 알고 비워냈는지

애도 쓰래도 다 들어내고

밑 없는 항아리 품어 사신 거다.

 

*용동: 전남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동마을을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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