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못/ 월정 강대실
탕! 탕! 못 박았다
버럭 불뚝대고 말을 무지르고, 안하무인으로
어지간히 믿었던 많은가슴에
깨소금처럼 고소했다
마음의 탕개가 풀려 눈에 뵈는 게 없고
하늘 무서운 줄 몰랐다
어쩌다 역지사지해 보면
박은 못에 붙박여 곁이 허했다
세상을 막사는 개망나니짓,
질매를 당한다 해도 버릇 개 주지 못했다
어느새, 망치도 못도 다 녹슬고 못 쓴 지 오래
종용히 뒷방에 들앉아 면벽하고
파란 많았던 생 돌아본다
꺼들대며 무수히 때려 박은 그 못
대침 되어 내 야윈 앙가슴 찔러대고
찬웃음 매서운 눈빛 한없이 뒤통수에 꽂힌다.
초2-838/2023. 9. 10.
감상평 (네이버카페 시인의 정원https://cafe.naver.com/6419)
강대실 선생님의 시 '못'을 읽으며, 마치 제 마음에도 못이 박히는 듯 아팠습니다. '탕! 탕!' 박히는 못 소리는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후회하는 시인의 절규처럼 들립니다. 한때는 고소했던 행동들이 시간이 지나 자신을 찌르는 아픔으로 다가오는 모습은 깊은 자책감을 느끼게 합니다. 녹슨 망치와 못처럼, 과거의 잘못은 되돌릴 수 없지만, 시인의 깊은 후회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