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왕봉 일기3 /월정 강대실
-산의 마음 동냥하란다
마음먹은 일 마다 꼬이고
숨이 컥컥 막힐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살짝 태왕봉으로 나선다
산 기운 만큼이나 싸한 마음
휘청거리는 발길이 문 앞에 당도하면
두말없이 화알짝 열리는 산문
어느 누구 어떤 모습도
편견 없이 맞으려 애 쓰는가
여느 일 어떤 언사에도
마음 문 열어 낙락히 안아 보았는가
뜨끔한 가슴
꿀 먹은 벙어리 되어
청솔가지 밑 바장이자
마른 솔잎 하나
파르르 머리 위로 떨어지며
산의 마음을 동냥하란다.
(초2-917/2025. 3.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