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시

어머니1.2.3/ 울 엄니1.2/ 사모곡1.2

월정月靜 강대실 2024. 11. 30.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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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1/ 월정 강대실

 

 

저승 하늘 하도 멀어

들리지 않음이요

 

어머니, 보고 싶소!

되뇌어도

 

오오-냐, 오냐!

금시라도 반가이 오실

어머니 모습

 

이 밤에도

애타게 그리운 얼굴

 

오롯이 간직한 채

지새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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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2/ 월정 강대실

 

 

무서리

북풍한설

한恨 길어 녹이셨지요

 

봄바람

꽃 소식

얼비치는데

 

심연深淵

끌어안고

노을빛 따라 가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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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3 / 월정 강대실

 

 

보고파 어이 살까요

하늘 좋아 하늘로 가

달이 된 당신

 

깊은 밤

구름 틈새 찾아 헤매다

 

아픔으로 피어오르는

아릿한 모습

별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세상 끝까지

애닯게 불러댑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

 

 

울 엄니1 / 월정 강대실

 

 

울 엄니, 울 엄니는

저승궁궐 금침에 들어

단잠이 드셨는가

 

보고파서 못 잊어서

찾아와 무릎 꿇고

흐느끼는 못난 자식

 

보고 싶도 않은 거여

이제는 아주아주

까막 잊고 계신 거여

 

아냐!, 아냐!

날 보고픈 울 엄니 맘

무덤가 쑥잎 되어

저렇듯 돋는 거여

 

쥐어뜯고 뽑아내도

더욱더욱 싱거럽게

정리가 솟는 거여.

 

 

울 엄니2 / 월정 강대실

 

 

후유후유! 헐떡이며 한 마름 고개 넘더니

훈풍에다 가끔씩은 꼬순내 묻어오는데

웬걸처마 끝 낮 달 따라 훌쩍 떠나신.

 

시래기죽도 제대로 못 먹던 보릿고개

사립 앞 고샅에 잇따른앞도랑에서

벌컥벌컥 맹물 바가지로 허기를 때운 발길들

 

당산 거리며 윗골 동구 밖 자갈밭에 오가는 

북실이 엄씨 지실 댁 한골 댁 ……

그림자 쫓는 꺼멍이 짖어대는 소리 들리면

 

고래고래 불러서 부엌에 데리고 들어가

어서 먹어라며 된장국에 꾹꾹 밥 만 양푼 디밀고

속살 드러내는 남루 갈아입히신

 

보내고는 혀를 끌끌 차며 못내 아쉬워하신 울 엄니

주머니 없는 단벌옷에 빈손으로 가셨으니

못 나누어 얼마나 애가 타는지 몰라지금은.

 

2-788/2020. 5. 29.

 

 

사모곡思母曲1 / 월정 강대실

 

 

아들 딸 맘대로 둘 수 있냐고

둘러앉은 손자들 어르며

꽃터 하나씩 팔아보라고

훤히 웃으시더니

 

 

사는 것 맘대로 할 수 있냐고

허줄히 지나는 이 손짓하여

옷가지 요깃거리 챙겨 주시며

흔흔해 하시더니

 

 

죽는 것 맘대로 안 된다고

사자 귀신 원망하며

용한 의원 예제 찾아 헤매다

삼베옷 한 벌로 떠나신 당신

 

 

어머니, 이젠 편안하신가요

하늘 세상 좋고 좋은지

한 아름 미소로

꿈길 들러 가시고.

 

 

사모곡思母曲2 / 월정 강대실

 

 

천수 야박하여 백방으로

내로라한 병의원 찾아다녔지만 명의 못 만나고

갖은 첩약에 단방약 써보았지만 약발 없어

끝내, 명줄 내려놓고 예순일곱에

만가 소리 구슬픈 꽃가마 타고

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신 어머니

가시고는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 학수고대해도

왠지, 만날 길 없고 내 안에 살아 계셔

해마다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가 되면

앙가슴 저미는 그리움 도집니다

한 生 터벅거리며 살아왔다고

저승걸음이 이리도 진땀이다는 서글픈 눈빛,

애원하는 자식들 둘러보고 스르르 눈감더니

된 숨 몰아쉬고는 끝끝내 말문 못 여신

어젯밤 꿈속에 행여 한 자식이라도

찾아올까 밤새껏 수잠 주무시며

서낭당 고개 내다보시는 모습 너무 초초해

희밋한 먼동 속 찾았습니다

어이하여, 서녕골 농골 해총골 너른 땅 다 두고

가난뿐인 농군의 아내로 낮에는 호미 자루

밤엔 하염없는 졸음에 허벅살 쥐어뜯으며

호롱불 밑에서 대삿갓 절어 얼기설기 마련한

넘바등 비알밭 귀퉁이 지키고 계시나요

삼태기만 한 봉분 뽑아도 뽑아도 돋는 쑥잎은

어머니 영생불멸 고결한 숨결이요

금시라도 화들짝 꽃망울 터뜨릴 것 같은

산소가 영산홍은 세파에 찌든 자식들 마음

포근히 녹여주시던 미소입니다

살아생전 따스운 진짓상 못 올리고

날만 좀 궂을 성싶으면 영검하게도 미리 알고

쑥쑥 쑤시기 시작한 두 다리 쭈욱 펴고 쉴

편안한 자리 챙겨 못 드린 막심한 불효

분하고 원통한 세월 되어 눈물로 흐릅니다

꽃마음이라야 눈에 예쁜 꽃 보이고

하늘마음이라야 생에 하늘냄새 풍긴다 시던

생전의 말씀, 금이야 옥이야 할렵니다 언제까지나

내내 편안하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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