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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1/ 월정 강대실
저승 하늘 하도 멀어
들리지 않음이요
어머니, 보고 싶소!
되뇌어도
오오-냐, 오냐!
금시라도 반가이 오실
어머니 모습
이 밤에도
애타게 그리운 얼굴
오롯이 간직한 채
지새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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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2/ 월정 강대실
무서리
북풍한설
한恨 길어 녹이셨지요
봄바람
꽃 소식
얼비치는데
심연深淵
끌어안고
노을빛 따라 가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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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3 / 월정 강대실
보고파 어이 살까요
하늘 좋아 하늘로 가
달이 된 당신
깊은 밤
구름 틈새 찾아 헤매다
아픔으로 피어오르는
아릿한 모습
별밭에 그려보는
그리운 얼굴
세상 끝까지
애닯게 불러댑니다
어머니 당신의 이름.
울 엄니1 / 월정 강대실
울 엄니, 울 엄니는
저승궁궐 금침에 들어
단잠이 드셨는가
보고파서 못 잊어서
찾아와 무릎 꿇고
흐느끼는 못난 자식
보고 싶도 않은 거여
이제는 아주아주
까막 잊고 계신 거여
아냐!, 아냐!
날 보고픈 울 엄니 맘
무덤가 쑥잎 되어
저렇듯 돋는 거여
쥐어뜯고 뽑아내도
더욱더욱 싱거럽게
정리가 솟는 거여.
울 엄니2 / 월정 강대실
후유! 후유! 헐떡이며 한 마름 고개 넘더니
훈풍에다 가끔씩은 꼬순내 묻어오는데
웬걸, 처마 끝 낮 달 따라 훌쩍 떠나신.
시래기죽도 제대로 못 먹던 보릿고개
사립 앞 고샅에 잇따른, 앞도랑에서
벌컥벌컥 맹물 바가지로 허기를 때운 발길들
당산 거리며 윗골 동구 밖 자갈밭에 오가는
북실이 엄씨 지실 댁 한골 댁 ……
그림자 쫓는 꺼멍이 짖어대는 소리 들리면
고래고래 불러서 부엌에 데리고 들어가
어서 먹어라며 된장국에 꾹꾹 밥 만 양푼 디밀고
속살 드러내는 남루 갈아입히신
보내고는 혀를 끌끌 차며 못내 아쉬워하신 울 엄니
주머니 없는 단벌옷에 빈손으로 가셨으니
못 나누어 얼마나 애가 타는지 몰라, 지금은.
초2-788/2020. 5. 29.
사모곡思母曲1 / 월정 강대실
아들 딸 맘대로 둘 수 있냐고
둘러앉은 손자들 어르며
꽃터 하나씩 팔아보라고
훤히 웃으시더니
사는 것 맘대로 할 수 있냐고
허줄히 지나는 이 손짓하여
옷가지 요깃거리 챙겨 주시며
흔흔해 하시더니
죽는 것 맘대로 안 된다고
사자 귀신 원망하며
용한 의원 예제 찾아 헤매다
삼베옷 한 벌로 떠나신 당신
어머니, 이젠 편안하신가요
하늘 세상 좋고 좋은지
한 아름 미소로
꿈길 들러 가시고.
사모곡思母曲2 / 월정 강대실
천수 야박하여 백방으로
내로라한 병의원 찾아다녔지만 명의 못 만나고
갖은 첩약에 단방약 써보았지만 약발 없어
끝내, 명줄 내려놓고 예순일곱에
만가 소리 구슬픈 꽃가마 타고
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신 어머니
가시고는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 학수고대해도
왠지, 만날 길 없고 내 안에 살아 계셔
해마다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가 되면
앙가슴 저미는 그리움 도집니다
한 生 터벅거리며 살아왔다고
저승걸음이 이리도 진땀이다는 서글픈 눈빛,
애원하는 자식들 둘러보고 스르르 눈감더니
된 숨 몰아쉬고는 끝끝내 말문 못 여신
어젯밤 꿈속에 행여 한 자식이라도
찾아올까 밤새껏 수잠 주무시며
서낭당 고개 내다보시는 모습 너무 초초해
희밋한 먼동 속 찾았습니다
어이하여, 서녕골 농골 해총골 너른 땅 다 두고
가난뿐인 농군의 아내로 낮에는 호미 자루
밤엔 하염없는 졸음에 허벅살 쥐어뜯으며
호롱불 밑에서 대삿갓 절어 얼기설기 마련한
넘바등 비알밭 귀퉁이 지키고 계시나요
삼태기만 한 봉분 뽑아도 뽑아도 돋는 쑥잎은
어머니 영생불멸 고결한 숨결이요
금시라도 화들짝 꽃망울 터뜨릴 것 같은
산소가 영산홍은 세파에 찌든 자식들 마음
포근히 녹여주시던 미소입니다
살아생전 따스운 진짓상 못 올리고
날만 좀 궂을 성싶으면 영검하게도 미리 알고
쑥쑥 쑤시기 시작한 두 다리 쭈욱 펴고 쉴
편안한 자리 챙겨 못 드린 막심한 불효
분하고 원통한 세월 되어 눈물로 흐릅니다
꽃마음이라야 눈에 예쁜 꽃 보이고
하늘마음이라야 생에 하늘냄새 풍긴다 시던
생전의 말씀, 금이야 옥이야 할렵니다 언제까지나
내내 편안하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