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思母曲2 / 월정 강대실
천수 야박하여 백방으로
내로라하는 명의 찾았지만 용한 의사 못 만나고
갖은 첩약에 단방약 다 썼으나 약발 못 받아
끝내 예순일곱에 귀한 명줄 내려놓으신 어머니
만가 소리 구슬픈 꽃가마 타고
황망히 이승의 강 건너시더니
꼭 한 번만이라도 뵙옵기 학수고대해도
왠지, 이때까지 만날 길 없고 내 안에만 계셔
해마다 백화 흐드러지는 오월 이맘때가 되면
앙가슴 저미는 그리움 도집니다
한 생 터벅거리며 살아왔다고
저승걸음이 이리 진땀이냐는 서글픈 눈빛,
애원하는 자식들 둘러보시고는 스르르 눈 감고
된 숨 몰아쉬더니 끝끝내 말문 못 여신
어젯밤 꿈길에, 한 자식이라도 찾아들까 하고
선잠 깨어서 밤새껏 눈이 시디시게
서낭당 고개 내다보시는 모습 너무 선연해
희밋한 먼동 속 입은 채로 한달음에 찾았습니다
어이해, 여기저기에 마련하셨던 좋은 땅 두고
칙칙한 가난뿐인 농군의 아내로
낮에는 호미 자루 밤엔 하염없는 졸음에
허벅살 쥐어뜯으며 희미한 호롱불 밑에서
대삿갓 절어서 얼기설기 마련하신
넘밭등 비알밭 한 귀퉁이 지키고 계시나요
삼태기만 한 봉분 뽑아도 뽑아도 청청한 쑥잎은
어머니 영생불멸 고결한 숨결이요
금시라도 화들짝 꽃망울 터뜨릴 지경의 영산홍
세파에 찌든 자식들 마음 포근히 녹여주시던
어머니 훈훈한 사랑의 미소입니다
살아생전 따스운 진짓상 한 번 못 올리고
날만 좀 궂을 성싶으면 영검하게도 미리 알고
쏙쏙 쑤시는 두 다리 쭈욱 펴고 쉴
편안한 자리 챙겨 못 드린 막심한 불효
분하고 원통한 세월 되어 눈물로 흐릅니다
꽃마음에 세상이 온통 예쁜 꽃이고
하늘마음이라야 생에 하늘냄새 풍긴다 하셨던
생전의 말씀, 금이요 옥입니다 언제까지라도
내내 편안히 쉬시옵소서.
(4-90. 제4시집 바람의 미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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