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재 문예지
동산문학
2018 년 여름호(통권 제26호)
2018년 6월 1일 발행
시 38, 39쪽
고독
연자 맷돌 짊어지고
숨이 턱에 닿았어도
된서리에 숨 죽어
털썩 주저앉아도
의지가지없네
걸핏 하다 책잡히면
물 본 기러기 달려들어
짓밟고 쪼아 대어
갈기갈기 흠을 내네
주저로운 세상
아니 갈 수 없어
눈 가리고
귀 막고 가야지
허기진 영혼
걸인만도 못해
고갯마루 올라서서
하얀 세상 바라보고 웃는다.
청솔밭에서
묵언 짊어지고
어스름 사잇길 따라
새벽을 연다
산새 한 마리
새날을 씹고
어둠 날리는 노래
가슴 속 파고드는
바람 탄 솔향
때 절은 소망 씻어주고
눈 귀 씻어
솔잎 사이로 날아드는
예배당 새벽 종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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