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발표시(시화.문예지)

광주문학 86호(로드킬/ 꽃 마중)

월정月靜 강대실 2018. 4. 4. 09:27

*게재 문예지

         광주문학 

        2018 년 봄 86호 (2018년 3월 15일 발행)

        시 60, 61쪽 



로드킬

 

묵은세배 드리고 어둠 뚫고 가는 길

전조등에 비추인 희끄무레한 물체 하나

급브레이크로 아슬아슬 피하여서 보니

로드킬로 정물이 된 길고양이

 

그냥 버려두고 와서 마음에 밟혀

원단 일깨워 다시 찾아간 그 길

조심조심히 다가가자, 주검 옆 웅크리고 있다

풀덤불 속으로 어슬어슬 꼬리 감추는

한 옷 입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

 

냉돌 같은 밤 대답 없는 어미 팔 끌며

일어나, 위험해! 얼른 일어나!

가게, 집에 가서 편히 쉬게!

통 울음으로 고추바람 버텼을

 

길섶에 정차하여 마음의 등불 밝히고

올 한 해 만 생명들 무사의 복 빌며

저만치 눈물 찍어 훔치는 은행나무 아래

쌓인 낙엽 헤치고 초장 지낸다.


  

꽃 마중

 

광양 다압면 매화마을

매화꽃 소식에

 

꽃 마중 간다

꽃 같은 마음

 

하늘에 산천에

꽃처럼 고운 눈꽃 피고

 

바람 따라나선 꽃잎

꽃길을 수 놓는다

 

강섶 매원 가득히 꽃바람

단꿈 깊은 매실나무

 

시린 꽃눈 위에

난분분 난분분 눈꽃 진다.